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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연주의 문화톡톡] <경이로운 소문>이 통한 이유
[송연주의 문화톡톡] <경이로운 소문>이 통한 이유
  • 송연주(문화평론가)
  • 승인 2020.12.21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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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N토일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은 동명의 다음웹툰이 원작이다. 웹툰 <경이로운 소문>은 장이 작가가 2018년 8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예고편과 에필로그, 본편 59화를 포함해 시즌 1을 연재했고, 2020년 4월 시즌 2 예고편을 시작으로 현재 39화를 연재 중이다.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은 웹툰을 드라마화한 작품이지만, OCN 채널 특성상 화제성이 대단히 크지는 않았다. 11월 28일 방송된 1화는 2.702%(닐슨코리아 일일시청률 조사, 유료플랫폼 가입 가구 기준, 전국)의 시청률로 출발했는데, 방송 후 좋은 평가를 받았고, 다음날인 2화에서 4.35%를, 그리고 12월 20일 8회의 시청률은 9.302%를 기록했다. OCN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이다. 넷플릭스에서도 오늘 한국의 TOP콘텐츠 1위(2020.12.16.)를 기록하며 화제성을 높였다.

출처 : OCN홈페이지
출처 : OCN홈페이지

<경이로운 소문>은 일상에서는 국숫집 ‘언니네 국수’를 운영하는 카운터들이 악귀를 잡는 히어로물이다. 7년 전,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한쪽 다리에 장애를 얻어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고등학생 소문. 그의 몸에 융의 책임자인 위겐이 들어오게 된다. 장애를 벗고 새로운 카운터가 된 소문은 도하나, 가모탁, 추매옥, 최장물과 함께 카운터가 되어 악귀를 쫓으며 7년 전, 자신이 겪은 사고의 진실에 다가간다.

일상계의 주인공이 카운터의 능력을 부여받고 히어로인 카운터가 되어 비일상계로 들어가며, 빌런인 악귀를 물리치는 이야기는 전형적인 히어로물의 구성이다. 이 드라마가 전형적인 이야기 안에서도 색다름과 통쾌함을 주는 부분은 무엇일까.

“환영한다. 경이로운 소년.”

웹툰 <경이로운 소문> 4화에 등장하는 대사다. 주인공 소문이 히어로가 되는 과정까지 웹툰은 1화부터 5화까지를 할애한다. 그 중, 3화까지는 세계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면이 있어 독자들의 댓글을 보면 무슨 내용인지 따라가기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카운터, 악귀, 융에 대한 설명 없이 소문에게 히어로의 능력을 부여하는 것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5화에 위겐이 소문에게 세계관의 모든 것을 서술해준다. 속도감을 가지고 웹툰을 읽어오던 독자들에게는 가독성이 낮아질 수 있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후 웹툰은 학교폭력 피해자가 된 소문의 이야기로 다시 속도감을 내며 사건을 진행한다.

소문은 학교에서 장애를 가졌고, 가난하다는 이유로 무시 받는 약자다. 그러나 소문은 일진들의 타깃이 되어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를 구하기 위해 달려든다. 약자이지만 정의로운 소문. 위겐의 힘을 가졌기에 충분히 일진들과 싸워서 이길 수 있지만 맞기만 하며 친구를 구해준 소문의 성향 때문에 위겐이 소문의 몸을 빌렸을 것이라고 유추된다. 그리고 맞고 기절한 소문을 구하기 위해 도하나, 가모탁, 추매옥이 나선다. 그들이 학교폭력 가해자들에게 던지는 일침은 나이가 어리다고 법의 심판을 빗겨가는 그들을 제대로 혼내주면서 그야말로 사이다 같은 통쾌함을 준다.

이는 소문의 변화를 만들어 내는데, 가모탁과 추매옥, 도하나의 도움으로 학교폭력 상황에서 구출된 소문은 다음날, 가해자들이 또다시 보복성 폭력을 하려할 때, 이제는 카운터로 얻은 힘을 발휘하여 폭력을 막아낸다.

“내 친구는 더 이상 괴롭히지마.

내 친구의 친구도 마찬가지고

그 친구의 친구도. 학교 친구 모두 다 똑같아.

만약 또 다시 괴롭히면, 내가 장담하는데

당연히 되갚아준다.”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은 웹툰의 초반 구성을 흔들었다. 웹툰이 초반 구성을 소문에게 집중했다면, 드라마는 세계관과 함께 도하나, 가모탁, 추매옥, 최장물, 융인들, 어떻게 카운터가 되고, 카운터가 되면 어떤 위험이 따르는지, 그리고 악귀는 누구이고, 악귀들이 어떤 악행을 저지르며, 그래서 카운터가 왜 그들을 잡아야만 하는지 친절하게 모두 알려준다. 알려주는 방식도 설명식이 아니라 사건화를 통해서다. 당연히 몰입감이 생긴다. 특히 소문의 사고와 가모탁의 사고를 연결하여 중진시청과 태신그룹의 관계, 7년 전의 사건을 수사하는 김정영 형사의 움직임까지 촘촘하게 몰아간다. 그래서 드라마의 큰 플롯은 악귀를 잡는 카운터들의 이야기 이지만, 세부적으로는 대한민국의 도시 개발, 학교 폭력, 빈부차별 등 현실적인 소재들이 반영되고 소문이 7년 전 겪은 사건을 해결하는 플롯이 깔려있다. 이것을 1~2회에 모두 심었다. 회가 거듭될수록 사건을 키우기 좋은 구성이다.

인물과 세계관은 웹툰을 많이 받아들였다. 그래서 웹툰 독자들이 웹툰과 드라마의 싱크로율이 상당히 높다고 느낀다. 일상계와 비일상계가 완전히 분리되지 않아서 ‘위장(언더커버)’ 요소가 있는 것도 웹툰을 그대로 따랐다. 여기서 오는 재미는 기존 히어로물의 전형과 유사한데, 특히 약자인 주인공이 히어로가 되었지만 그것을 들켜서는 안 된다는 금기 조건이다. 그러나 주인공 소문은 정의로운 사람이기에, 그것을 들킬 위기가 계속되고, 그럴 때 카운터들이 나서서 소문을 돕는다.

이렇게 히어로물에는 주인공이 히어로가 되는 데에 물적 정신적 조력을 하는, ‘나이 많고 현명한 사람’이 등장한다. 그를 일명 ‘올드 와이즈 맨’이라고도 부르는데, <경이로운 소문>에서 가모탁과 추매옥, 최장물이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대사들은 대한민국의 부조리를 비판하고, 공감을 끌어낸다. 요즘 사람들이 바라는 진짜 어른들의 모습을 가모탁, 추매옥, 최장물이 보여주는 것이다. 이들이 주인공 소문을 히어로로 경이롭게 만드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소문의 성장과 카운터들의 연대를 더 응원하게 된다.

16화 구성인 <경이로운 소문>은 8화를 방송하고 이제 절반을 달려왔다. 새로운 한국형 히어로물이 끝까지 힘을 내기를 바란다.

 

 

글·송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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