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라는 우리말 발음은 정처 없거나 불안하게 들린다.그 질감은 모호하다.‘숲’처럼 상큼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바위’처럼 우뚝하지도 않다.앞소리 ‘모’는 모나게 들리지만, 뒷소리 ‘래’는 여리면서도 어질게 들린다.마주치는 두 소리는 한쪽이 덤비고 다른 한쪽이 맞아들이며 마찰과 조화 사이에서 겨우 균형을 잡는 듯하다.
얼마 전, 내성천의 아름다움에 마음을 사로잡혀 사는 이들 몇이 머리를 맞댔다.내성천 답사 코스에 이름을 지어 붙이기로 한 것이다.처음 제안된 이름은 ‘모랫길’이었는데, 곧 기각됐다.실제 본 적도 없는 광막한 사막이나 봄마다 불청객으로 찾아오는 황사가 연상됐기 때문이다.모래는 그 발음만큼이나 물질로서 홀로 불완전하다.필요한 건 ‘물’이었다.모래는 물과 어울려 비로소 완전해진다.모래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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