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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시리아 폭격의 가장 큰 희생자는 민간인
이라크, 시리아 폭격의 가장 큰 희생자는 민간인
  • 다미앵 르포코니에 l 기자
  • 승인 2022.03.02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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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피해 집계에 어려움을 겪는 비정부기구들

시리아와 이라크에 수차례 대규모 공습이 단행됐고, 이로 인해 10년도 채 못 된 기간 동안 민간인 수천 명이 사망했다. 공습에 개입한 주체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연합전선처럼 자신들이 초래한 피해 사실을 최소화하려고 한다. 그게 아니면 시리아 정권을 지원한 러시아처럼 사실을 부인하려고 한다. 

 

관련 기사의 사진들은 탐맘 아잠의  <콜라주>시리즈(2018)에 나온 이미지들 입니다.

‘칼리프제’를 선언한 이슬람국가 군대를 섬멸하기 위해 미국은 2014년 6월에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공중 폭격을 시작했다. 몇 달 후에 74개 회원국으로 이뤄진 반(反)IS 국제연합전선이 결성됐다. 시리아 정부로부터 ‘테러리스트’로 규정된 반군(反軍) 운동은 빠르게 지하디스트 단체의 통제를 받게 됐는데, 러시아는 2015년 9월에 반군 운동 때문에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었던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군사 지원을 결정했다.(1) 미국은 2014년, 러시아는 2015년부터 군사적으로 개입하면서 총 7만 5,000회의 ‘공습’을 단행했다.(2)

국제연합전선의 반IS 행위와 러시아가 아사드 정권과 결탁한 행위는 의도와 맥락에서 차이가 있지만, 국민들에게 끔찍한 결과를 미쳤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국제연합전선의 대규모 병력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폭격으로 최소 2만 명에서 5만 5,000명의 사망자를 냈다. 비공식적인 추정치로 남은 이 결과는 어떻게 나온 것일까?

외국군이 개입하는 여러 형태의 전쟁 상황에서 민간인 희생자를 집계하는 일은 어려운데, 그 이유는 군사 가담자의 발표에 의존해야 하기도 하고, 비정부기관들이 어느 정도 합의된 작업으로 수집한 정보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IS에 반대하는 국제연합전선과 시리아 반군에 반대하는 러시아의 개입으로 어떤 결과가 발생했는지 각각 알아볼 것이다.

 

보고서에 반복된 변명들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전선은 매달 공습 행위에 대해 통지했지만, 민간인 사망자에 대한 문제는 사망자가 발생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보고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서 연합전선은 2014년 8월부터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공격’(‘폭격’을 대체하는 용어)이 3만 4,984회 단행됐다는 사실을 2021년 7월에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입수할 수 있는 정보에 따르면 육·해·공 연합군 실무단은 이 기간 동안 연합군의 공격 과실로 민간인이 1,417명 이상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라고 쓰여 있다. 

보고서에는 똑같은 변명이 계속 등장했다. “우리는 부수적인 피해를 예방하면서도 무력충돌에 대한 정의를 철저하게 준수하고자, 모든 공격에 대해 매우 정확한 목표 지정 프로세스를 따르고 있다. 모든 우발적인 인명 피해는 비극적이지만, 우리의 목표는 무자비한 우리의 적을 추격함에 있어서 민간인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연합전선은 해당 보고서에서 ‘보고’ 수십 건을 계속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보고’란 비정부기구나 지역 언론, 위험 상황을 알리는 SNS(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외부 출처를 통해서 보고된 사건이나 연합전선이 자체적으로 재검토하고 있는 사건들을 말한다. 

연합전선은 민간인 사망자가 1,417명이라고 발표했지만 그 수치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뉴욕타임스>는 2021년 12월 20일에 미국방부 보고서 1,300건을 조사한 결과 “미국의 공습은 불완전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뤄졌고, 미사일 발사는 성급하고 부정확했으며, 그로 인해 수천 명이 사망했는데 그 중 아동들도 많았다”라고 결론 내렸다.(3) <본지>에서도 미국방부의 보고서를 검토했는데, 그 결과 수십 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사실이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사실로 인정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희생자 1,417명이라는 숫자가 확정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서 국제공습에 따른 민간인 피해 상황을 감시하는 영국의 비정부기구 에어워스(Airwars)가 발표한 정보에 따르면, 연합전선이 2017년 4월 5일에 “IS의 박격포가 있는 알사파”에 폭격을 해서 “불행히도 민간인 16명이 우발적으로 사망했다”라고 인정한 것은 2019년 9월이 돼서였다. 에어워스가 발표한 보고서에는 2018년 7월 16일에 시리아 동부의 데이르 에즈조르에서 “연합군이 IS의 폭발물 공장에 공습을 단행했고”, “해당 공습으로 인해서 불행하게도 2명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라고 나와 있다. 2019년 5월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그보다 3년 전인 2016년 4월 9일에 이라크 북부의 모술에 있는 통신센터에 대한 드론 공습에서 “공격에 과실이 있었고, 그 결과 공격지 인근에 있던 민간인이 5명이나 사망했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여성, 아동, 일가가 몰살되다

연합전선은 투명성을 보여주고 싶으며 “믿을 만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거나 주장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함께 일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지만, 몇몇 비정부기구는 민간인 피해자 수가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정부 조직이자 국제연합의 승인을 받은 시리아인권네트워크(SNHR)라는 단체는 민간인 사망자의 수가 3,047명에 이른다고 평가했다.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OSDH)라는 단체는 자체 소식통의 말을 빌려서 공습이 있었던 6년 동안 민간인 사망자가 3,847명 발생했고, 그 중 아동이 1,000명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주로 조지프 로운트리 자선 신탁과 조지 소로스가 설립한 열린사회재단(Open Society Foundations)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비정부기구 에어워스는 2020년 7월에 한층 더 암울한 평가를 내렸다. 에어워스는 신빙성 정도에 따라 사건을 분류하면(‘믿을 만한 소식통 두 곳’에서 확인한 정보는 믿을 만하다고 간주),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연합전선의 폭격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는 8,317명에서 1만 3,190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아동 사망자는 1,765명에서 2,363명에 이른다고 했다. 에어워스는 이 가운데 3,715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망자의 이름과 목격자들이 밝힌 이야기, 출처 등은 에어워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증거나 증언 등을 통해 확인을 할 수 없는 경우까지 고려하면 사망자 수는 1만 9,284명에서 2만 9,643명으로 크게 증가하며, 국제 연합군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수치보다 20배 이상 많다.

에어워스가 자료를 제공하고 알렸지만 2019년 5월에 연합전선이 ‘신뢰할 수 없다’고 분류한 한 사건의 세부 사항을 살펴보자. 에어워스는 이 사건을 ‘사례 1396’이라고 부른다.(4) 2017년 8월 20일, 시리아에서 가장 큰 도시인 라카에서는 IS로부터 이 도시를 탈환하기 위한 전투가 3주째 한창이었다. 지상에서 지하디스트들과 전투 중인 시리아민주군(SDF, 아랍・쿠르드 연합)은 연합전선의 공습 지원을 받고 있었고,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는 공습 작전을 펼치지 않았다. 

오전 10시부터 페이스북과 트위터에는 엘베도 지역에서 폭격이 있었다는 경고 메시지가 계속 올라왔다. 40~50명이라는 사망자 숫자가 인터넷 프로필에 나타났다. 사망자 대부분은 액티비스트나 기자를 자처하는 시리아인들이었다. 오후 5시가 되자 지역 매체 <유프라테스 포스트>는 수백㎡ 면적의 건물 단지가 무너진 사진을 공유했다. 1시간 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사망자 수를 23명으로 추정한다고 발표했다. 유튜브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동영상이 하나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서는 여러 구의 아동 시체가 바닥에 줄지어 누워 있었고, 강력한 폭발로 부서진 것처럼 보이는 주택 잔해가 보였다. 이 모든 정보는 국제연합전선에 책임이 있다고 가리키고 있었다. 

두 장의 구글 위성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해당 건물 단지는 지도상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처럼 보였지만, 연합전선은 해당 사건을 절대 인정하지 않았다. 연합전선의 개입으로 발생한 민간인 희생자에 대한 2019년 5월 보고서에서, 연합전선은 엘베도 폭격과 관련해서 간결한 대답을 내놓았다. “공격에 관련된 입수가능한 모든 정보를 검토한 결과, 그럴 가능성이 그렇지 않을 가능성보다 많겠지만 해당 민간인들은 연합전선의 공격으로 인한 희생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합전선 공보실은 에어워스가 ‘사례 1396’이라고 명명하고 문서화한 엘베도 사건은 연합전선 보고서에서 확실하게 반박된 사건임을 확인했다. 

공식적으로 국제연합전선은 2017년 8월 20일 오전에 해당 지역 인근에 폭격을 한 바 없다. 에어워스의 총책임자인 크리스 우즈는 “연합전선이 ‘신뢰할 수 없다’고 어떤 사건을 거부했다고 해서 그 사실이 증거로 간주돼서는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시리아 동부의 바고우즈 폭격 사건(5)에 대해 미국의 전쟁범죄 가능성을 제시하며 관련 자료를 제공했지만, 악명 높은 그 사건은 공개적으로 두 차례나 ‘신뢰할 수 없다’라며 거부당했다. 해당 공격으로 인해서 최소 4명에서 최대 70명이 사망했다고 미국측 평가단이 비공식적으로 밝혔음에도 말이다.” 

에어워스의 우즈 총책임자는 연합전선 대리인들과 주기적으로 접촉해서 과거에 발생한 수십 건의 사건을 확인하도록 촉구하고 있는데, “연합전선이 해당 폭격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 당시 라카에서 작전을 수행한 것은 연합전선이 유일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어떻게 확신을 할 수 있을까? 우즈는 에어워스가 국제앰네스티와 공동으로 라카 폭격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고 답했다.(6) 그는 “IS의 화력은 라카에서 지극히 제한적이었다. 시리아 민주군은 중화기 사용을 거부당했다. 입수 가능한 공개적인 증거를 살펴보면, 라카가 파괴된 주요 원인은 연합전선의 공습이나 포격이었고 그로 인해 사망자가 나왔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와 에어워스는 국제연합전선의 대규모 공격이 있었던 2017년 7월부터 10월까지만 따졌을 때 라카에서 미국·영국·프랑스군의 공습과 폭격으로 민간인 1,600명이 사망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해방군의 폭격과 IS 단원의 총격 사이에서 일가가 몰살당한 몇 건의 기록을 제시했다. 국제앰네스티의 2017년 8월 보고서를 보면, 연합전선의 작전이 4회 수행되는 동안 한 달 만에 가족 ‘39명’과 이웃 10명이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2017년 7월 18일, “바드란 가(家)는 전투가 벌어지는 곳을 피해 동네를 옮겼음에도, 연합전선이 감행한 것이 분명한 두 번의 공습으로 가족 중에 9명이 사망했다. 바드란 가는 여자와 아동들을 다른 장소로 피신시키는데 성공했고, 곧 그들과 합류할 예정이었다. 한 달 후 남은 가족들도 피신을 하려고 했지만 IS 무장 단원들로부터 총격을 받았고, 부상당한 가족들을 돌보던 의사도 IS의 총에 죽게 됐다. 그들은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이후 2017년 8월 20일, 연합군이 가족들이 살고 있는 이웃 주택 두 곳을 동시에 폭격했다. 이 공습으로 바드란 가의 30명이 사망했고, 그들 대부분은 여성과 아동들이었다.”(7) 

 

테러리스트보다 민간인이 더 많이 죽어

IS의 거점지였던 이라크 모술이 2017년에 탈환됐을 때도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가 나왔다. 모술 해방 임무를 띤 연합전선 합동기동부대의 부사령관을 지낸 루퍼트 존스 소장은 모술 전투를 “제2차세계대전 이후 있었던 시가지 전투 중에 가장 힘들었던 전투”라고 평가했다.(8) <연합뉴스>의 조사에 따르면 모술 해방 작전이 이뤄지는 동안 이라크군과 연합군의 박격포 공격과 공습, 포격으로 인해서 민간인이 9,000명 이상 사망했다고 한다.(9) 하지만 국제연합전선은 2017년에 모술 전투로 사망한 민간인을 326명밖에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에 에어워스는 모술 전투에서 “사망자들 중 테러리스트보다 민간인이 더 많았다”라고 발표했다.

프랑스는 다른 많은 연합전선 참여국처럼 민간인 희생자에 대한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지 않고 있다.(10) 프랑스는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공중 폭격을 많이 감행한 국가이며, 포격을 포함하면 두 번째로 공격을 많이 한 국가다. 전투가 가장 격렬하던 2014년 8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총 1,500회 작전을 수행했다. 에어워스의 우즈 총책임자는 “프랑스는 벨기에와 덴마크, 영국처럼 민간인 피해 사건에 개입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수치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장교들은 민간인 사상자를 냈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언제 어디에서 그랬는지 밝히지는 않을 것이다. 연합전선 구조상 공격을 수행한 주체만 (피해자 유족들에게) 보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합전선은 생존자나 생존자 가족들과 직접적으로 대면하기를 거부하기 때문에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은 중요하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이 주제에 대해 질문하자 연합전선은 피해자 가족들에게 “그들의 정부에 각각 요구사항을 제출”하기를 권했다. 분명히 말하자면, 국제연합전선의 폭격으로 사망한 이라크나 시리아 민간인 피해자의 부모들은 이라크나 시리아 정부에 배상 요구를 해야 하는 셈이다. 

국제연합전선과 달리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작전을 수행했던 6년 동안 공식적으로 민간인 사망자를 단 한 명도 인정하지 않았다. 시리아인권네트워크에 따르면 2015년 9월부터 2021년 6월까지 러시아의 폭격으로 6,867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가 2021년 7월 30일에 내놓은 정보에 따르면 사망자 수는 더 많다. “작전이 단행됐던 70개월 동안 시리아 영토 내에서 민간인 8,667명과 아동 2,099명을 포함해서 총 2만 825명이 사망했다.” 에어워스는 2021년 여름까지 러시아군은 3만 9,000회 폭격을 감행했고, 그로 인해 민간인이 4,096명에서 6,085명 사망했다는 증거를 수집했다고 밝히고, 러시아 군사 활동이 시작된 이후에 국지적으로 추가로 발견된 사망자 2만 3,062명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혹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11)

시리아 내에서 이동이 어려웠던 서구 매체들은 시리아인권관측소와 시리아인권네트워크(시리아와 러시아 정부는 이 두 단체가 반군들 편을 든다며 비난했음)가 매일 전하는 사망자 수를 그대로 전하는 수밖에 없었다.(12) 아니면 어쩌다 한 번씩 국제앰네스티나 국제인권감시기구, 에어워스 등과 같은 서구 비정부기구의 보고서를 인용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계정, 지역 매체, 시리아 반군들이 관리하는 블로그 등의 다른 출처에도 폭탄으로 갈가리 찢긴 남성과 여성, 아동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들이 계속해서 올라왔지만, 그곳의 정보는 종종 확인하기 어려웠다. 이름 모를 이들과 여전히 연기가 올라오는 무너진 건물 잔해를 파헤치며 슬픔에 빠진 그들의 친지들에게 애도를 표한다. 

2011년부터 통신전 양상이 거세졌다. 시리아의 관영 사나(SANA) 통신은 시리아 정권의 많은 적들이 어떤 행위를 했고 그로 인해 어떤 결과가 발생했는지 정기적으로 발표했다. 예를 들면 시리아민주군이 민간인에게 로켓탄을 발사했다는 소식이나 여러 지하디스트 단체와 자유시리아군(FSA)이 암살을 자행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반면에 국민들에게 원조를 했다든지, 계속 ‘테러리스트’로 규정된 반군과의 전투에서 진전이 있었다든지, 국가 경제가 회복됐다든지, 수도에 서구권 정치인사가 방문했다든지, 아랍권을 비롯해 외국과 외교 관계가 회복됐다든지 등의 모든 성과는 시리아 정부의 공이 됐다.(13) 

하지만 포격이나 헬리콥터로 투하한 드럼통 폭탄, 러시아 전투기 수호이 Su-17이나 Mig-21, L-39 알바트로스에서 발사한 미사일 등으로 사망한 민간인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없었다. 2018년 1월에 프랑스 매체가 시리아 정부군 때문에 사망한 민간인에 대한 질문을 하자 아사드 대통령은 이렇게 대답했다. “모든 전쟁에는 파괴가 뒤따르고, 모든 전쟁에는 죽음이 뒤따릅니다(…) 문제는 이곳에서 어떻게 민간인을 테러리스트들의 손에서 해방시킬 것인가 입니다(…) 민간인을 테러리스트들에게서 해방시켜야 합니다. 그러려면 대가를 치러야 하죠. 결국 사람들은 테러리스트들로부터 해방됐습니다.”(14) 

 

러시아를 향한 비난과 러시아의 변명

러시아측은 군사 작전을 시작한 지 겨우 3개월 만에 국제앰네스티로부터 인권을 침해했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빅토르 본다레프 장군은 러시아 국영 뉴스 채널 러시아24(Rossiya24)에서 다음과 같이 이미 관련 사실을 부인한 바 있었다. “군대는 절대로 민간인 목표물을 공격한 적이 없습니다. 러시아 조종사들은 목표물을 놓친 적이 절대 없고, 학교나 병원, 사원 등 민감하다고 판단되는 장소는 절대로 공격한 적이 없습니다.”(15) 

2019년 6월에 시리아 사태 담당 국제연합 지역 코디네이터인 파노스 뭄치스는 러시아 개입에 대해 수차례 항의했다. “러시아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면 무조건적으로 폭격했습니다. 인광탄에서 펄스 폭탄과 집속탄까지 온갖 종류의 무기를 사용했고, 신무기도 테스트했습니다. 아사드 정권은 초토화 정책을 써서 모든 것을 무조건적으로 파괴하고, 모든 사람들을 다 도망가게 하고, 도시와 마을을 비워버렸습니다.” 국제연합은 시리아 북서부의 이들리브 주에서 두 달간 벌어진 전투에서 시리아와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37개 학교와 28개 의료기관이 피해를 입거나 파괴됐다고 전했다.(16)

러시아는 자국 개입과 관련해서 민간인 피해가 전혀 없다고 단언했지만, 러시아 일간지인 <이즈베스티야(Izvestia)>의 자문을 맡고 있는 프리랜서 군사 전문가인 안톤 라브로프는 의문을 드러냈다. “물론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러시아와 나토 회원국 사이에 가장 큰 차이점은 주로 러시아측에서 ‘비유도성 무기’를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러시아측의 비유도성 무기는 ‘스마트’ 무기보다 부수적인 피해를 더 많이 냅니다. 하지만 우리는 2015년부터 러시아 비행 전술이 점차 발전해서 공격 정확도도 증가했고 민간인 피해도 줄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러시아 이르쿠츠크에 거주 중인 안보 전문가 유리 리아민은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에 대한 언론 캠페인을 비난했다. “특히 비유도성 발사체와 관련해서 추정 오류나 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구조물에 고의적인 공격이 있었다면 민간인 피해는 더 컸을 겁니다. 심지어 시리아의 반대진영에서 제시한 피해 규모보다 더 컸을 겁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본지>의 취재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2년 전에 주프랑스 러시아대사관은 비영리 비정부기구라는 ‘민주주의연구재단’ 총재 막심 그리고리예프와의 만남을 주선했다. 민주주의연구재단은 국제연합의 승인을 받았으며 모스크바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이 재단은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의 폭격으로 인한 희생자를 구조하는 자원봉사단체인 ‘화이트 헬멧’에 대한 책을 발간했다(책에는 발간일도, 가격도 적혀 있지 않았다). 이 책에는 화이트 헬멧이 장기밀매로 비난받고 있다는 이야기도 실려 있었다.(17) 

그리고리예프 총재는 2013년부터 시리아 정권 통제 하에 있던 지역과 반군 통제 하에 있던 지역에 여러 번 체류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리아인 감독관들이 시리아 내전 중에 발생한 사망자 수를 왜곡한다며 그들 대부분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들은 정치 액티비스트입니다. 서구로부터 매수된 사람들입니다. 돈을 받고 그런 정보를 뿌리죠.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어디인지도 모르는 곳에서 정보를 얻고, 출처를 절대 밝히지 않습니다. 런던 외곽에 살면서 <AFP> 통신에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그들입니다.”

비록 수치 조작과 관련해 비난받기도 하지만, 시리아인권네트워크의 파델 압둘 가니 대표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러시아가 관심을 가질 법한 무언가를 우리가 발표하면, 우리를 비방하는 사람들은 그 발표를 두고 뭐라고 합니다. 우리가 전쟁범죄로 러시아를 비난하면, 그들은 서구와 이슬람주의자들로부터 후원을 받은 선전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발표하는 수치들은 추정치가 아닙니다. 우리는 2011년부터 매우 엄격한 방법론을 따르고 있습니다. 매일 우리는 정보와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우리는 러시아군에 의해 사망한 사람들의 이름을 얼마든지 제공할 수 있습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본지>의 인터뷰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 당국은 이 기관 역시 제공하는 데이터에 식별가능한 요소가 없다며 비난했다. 에어워스의 우즈 총책임자는 “출처에 익명을 붙이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그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익명을 붙이는 이유는, 정보출처가 되는 단체들이 종종 암살 시도를 받기 때문입니다. 시리아 영토 내에서 일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그들이 이해관계자였다면 모든 주체들 때문에 발생한 민간인 피해에 대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을 겁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민주혁명이 시작된 2011년 3월 15일부터 2021년 3월 14일까지 시리아 영토 내에서 사망한 59만 4,000명의 사람들 가운데 러시아군에 의해 사망한 민간인을 제외하고 8만 8,856명의 민간인이 정부군의 손에, 8,110명이 시리아 반군 분파 전투원의 손에, 6,418명이 IS 지하디스트들의 손에, 1,474명이 쿠르드족의 손에, 12명이 이스라엘군의 손에 사망했다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18)

시리아인권네트워크도 2021년 6월에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했다. 시리아 정권과 친정권파에 의해 사망한 민간인은 20만 209명이고, 그 중에는 이란 민병대도 포함돼 있으며, IS 때문에 사망한 사람은 5,043명이고, 반군에 의해 사망한 사람은 4,164명이고, 쿠르드족에 의해 사망한 사람은 1,284명이라고 했다.(19) 왜 두 단체의 추정치가 이렇게 차이가 날까? 사망자가 발생했을 때, 그 수를 확인해 전체 결과에 반영하려면 증거나 증언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주체가 개입하고 극심한 폭력 사태가 벌어지고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는 전쟁 상황 속에서 민간인 피해에 대한 증거는 사라지거나 은폐될 수 있다. 공정하고 효과적인 메인 집계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감독관과 선전원, 전쟁당사국들은 계속해서 수치 전쟁을 하며 분열될 것이다. 객관적인 평가에 대해 서로 합의하는 것은 어쩌면 연구자나 역사가의 몫일지도 모른다. 

 

 

글·다미앵 르포코니에 Damien Lefauconnier
기자

번역·이연주
번역위원


(1) Gilles Dorronsoro, Adam Baczko, Arthur Quesnay, ‘Syrie : Anatomie d’une guerre civile 시리아: 내전의 해부학’, CNRS Éditions, Paris, 2016.
(2) 출처: 미 주도 연합전선, 에어워스, 시리아인권관측소(OSDH), 시리아인권네트워크(SNHR).
(3) ‘Airstrikes allowed America to wage war with minimal risk to its troops’, <뉴욕타임스>, 2021년 12월 19일.
(4) https://airwars.org
(5) Dave Philipps, Eric Schmitt, ‘How the U.S. Hid an Airstrike That Killed Dozens of Civilians in Syria’, <뉴욕타임스>, 2021년 11월 13일.
(6) ‘War in Raqqa: Rhetoric versus reality’, 국제앰네스티, https://raqqa.000amnesty.org/
(7) ‘Syrie : La ‘‘guerre d’anéantissement’’ a fait des ravages dans la population civile à Raqqa 시리아: 라카에서 전쟁 때문에 민간인이 몰살당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2018년 6월 5일.
(8) ‘Major General: Battle for Mosul is ‘‘toughest since WWII’’, <BBC>, London, 2017년 6월 26일.
(9) ‘Mosul is a graveyard: Final IS battle kills 9,000 civilians’, <연합뉴스>, 2017년 12월 21일.
(10) Marie Forestier, ‘Syrie : la France, grande muette des frappes aériennes 시리아: 공습에 대해 가장 침묵하는 프랑스’, <리베라시옹>, Paris, 2019년 4월 25일.
(11) ‘Russian military in Syria’, 에어워스, airwars.org, London, http://airwars.org
(12) Antonin Amado et Marc de Miramon, ‘Syrie, champ de bataille médiatique 시리아, 미디어의 아수라장’,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한국어판 2012년 9월호.
(13) Adlene Mohammedi, ‘Syrie, retour feutré dans la ‘‘famille arabe’’ 시리아, ‘아랍연맹’으로의 조용한 복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2020년 6월호.
(14) <르몽드>, 2018년 1월 8일.
(15) <르피가로>, Paris, 2015년 12월 27일.
(16) ‘Syria: ‘Deplorable’ violence in Idlib against civilians, humanitarian workers must ‘stop immediately’: UN Coordinator’, UN News, 국제연합, 뉴욕, 2019년 6월 21일.
(17) ‘The White Helmets: Terrorist accomplices and a source of disinformation’, The Foundation for the Study of Democracy, 모스크바.
(18) ‘Total death toll | Over 606,000 people killed across Syria since the beginning of the “Syrian Revolution”, including 495,000 documented by SOHR’, 시리아인권관측소(OSDH), 2021년 6월 1일, www.syriahr.com(영어 버전).
(19) ‘Civilian death toll’, 시리아인권네트워크(SNHR), 업데이트된 정기 종합평가, https://sn4hr.org

 

 

지리에 어두운 미 국방부

 

미 국방부는 지도상에서 폭격의 피해를 입은 마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하며 민간인 사상자를 낸 공습은 없었다고 부인한다. 비정부 기구 및 시리아·이라크 시민들이 진상 조사를 요구할 시 거절과 함께 돌아오는 답변이다. <뉴욕타임스>지가 보도한 2017년 4월 ‘시하 폭격’을 일례로 들어보자. 시하는 이라크 모술 인근에 자리한 도시로, 이슬람국가(IS)의 군대가 주둔하던 곳이다.(1) 해당 지역에 대한 정보를 전하는 ‘이라크 스프링 미디어 센터’라는 독립 단체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공습 당시 30여 명의 민간인이 죽었다고 발표했다. 미 국방부는 이 같은 고발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그런 곳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간단한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쉽게 해당 지역을 찾을 수 있다. 아랍어로 표기된 지명이 다양한 영문명(Sihah, Seeha 등)으로 변환됐을 뿐이다. 마스카나의 경우도 있다. 시리아 알레포 인근 도시 마스카나에서 2017년 3월에 있었던 폭격으로 민간인 8명이 죽었다. 이 같은 ‘2차 피해’의 진상 조사를 맡은 조직은 이곳을 홈스 지방에 있는 동명의 다른 마을과 혼동했고, 서둘러 조사를 종결시켰다. 마지막 사례는 2016년 4월 민간인 8명이 죽은 제리 폭격 사건이다. 제리는 이라크 강변 도시 히트 근처의 마을이다. 위에서 언급된 조사단에게 아랍어 능력은 필수 조건이 아니었다. 영어로 된 검색엔진에서는 절대 찾을 수 없겠지만 아랍어로 된 이라크 웹사이트 여러 곳에서 이 마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글·아크람 벨카이드 Akram Belkaïd 
번역·정나영


(1) ‘Basic Flaws revealed in war death inquiries’, 2022년 1월 6일.

 

터키도 예외없이 민간인들을 대량 살상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연합전선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 외에도, 이란이나 터키, 이스라엘과 같은 주변국들 또한 이라크나 시리아 일부 영토에 주기적으로 폭격을 가했다. 2016년 8월 24일부터 2017년 2월 23일까지 터키는 IS와 시리아민주군(SDF)를 진압하기 위해 ‘유프라테스 방패’ 작전을 수행했고, 알바브를 탈환했다. 이 기간 동안 시리아인권관측소(OSDH)는 공습과 포격으로 미성년자 122명을 포함해서 민간인 497명이 사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1)

터키는 2018년 초에도 IS와 마찬가지로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한 민주동맹당(PYD: 친쿠르디스탄 노동자당(PKK) 성향임) 소속 쿠르드 전투원들이 장악한 지역을 표적으로 삼고 아프린에서 군사작전에 돌입했다. 비정부기구인 에어워스(Airwars)는 시리아와 이라크에 대한 터키의 폭격으로 민간인이 411명에서 749명이 사망했으며, 사망자 대부분이 시리아의 알레브 북부, 터키와의 국경 지역에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시리아인권기구는 2018년 4월 보고서에서 터키가 쿠르드족을 말살하려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민간인 사망자 106명의 이름을 열거하고, 민간인 사망자와 부상자의 사진을 게재했다.(2) 시리아인권기구는 많은 사건들 중에서도 2018년 3월 16일 사건을 꼽았다. 그날 “터키 점령군은 아프린 도심의 마무디야 지구에 있던 민간인 무리에게 포격을 했다. 민간인 38명이 사망했고, 47명이 부상당했는데 대다수가 아동, 여성, 노인이다.” 

국제앰네스티가 확보한 증언에 따르면 2018년 1월 초에 전장과는 거리가 먼 잔다이리스와 라조, 마바트리 마을 주민들도 터키측 폭격에 수차례 시달렸다고 했다.(3) 2019년 10월에 국제앰네스티는 터키와 터키가 지원하는 시리아 무장단체를 규탄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시리아 북동부에서 벌어진 전투에 대한 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터키 군대와 터키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연합군은 시리아 북동부에서 대규모 전투 중 민간인의 생명을 무참하게도 짓밟았으며, 약식처형과 불법 공격으로 민간인을 죽고 다치게 하는 심각한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4) 터키 측은 민간인 피해의 책임을 쿠르드군에 돌리며, 늘 그랬듯 혐의를 부인했다. 

 

 

글·D.L
번역·이연주


(1) www.syriahr.com
(2) ‘Rapport des droits humains sur les graves violations commises par les forces turques et les groupes armés lors de l'occupation d'Afrin et de ses villages du 20 janvier 2018 à fin mars 2018 터키군과 무장단체가 2018년 1월 20일부터 3월 말까지 아프린 주와 그곳에 속한 여러 마을을 점령하는 동안 저지른 심각한 위반사항에 대한 인권 보고서’, 시리아인권기구(Human Rights Organization in Syria), 2018년 4월, hro-maf.org (아랍어 버전).
(3) ‘Afrin : l’autre drame syrien 아프린 주: 시리아의 또 다른 비극’, 국제앰네스티, Paris, 2018년 2월 28일, www.amnesty.fr
(4) ‘Syrie. Preuves accablantes de crimes de guerre et d’autres violations commises par les forces turques et des groupes armés qui leur sont affiliés 시리아: 터키군과 그 소속 무장단체들이 저지른 전쟁 범죄 및 기타 위반사항에 대한 명백한 증거’, 국제앰네스티, Paris, 2019년 10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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