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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삼천리>와 <경향잡지>, 역사적 가치 새롭게 조명돼
잡지<삼천리>와 <경향잡지>, 역사적 가치 새롭게 조명돼
  • 권재원
  • 승인 2022.05.30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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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삼천리>, 대중적인 상업잡지로 페미니즘 여성문제 보도 활발
-‘조선의 콜론바이’ 허정숙, 나혜석 등이 조선 여성의 페미니즘 주장
-천주교의 공식기관지 <경향잡지>, 116년 동안 순한글기사로 시대정신 반영
-한국출판학회‧가천문화재단, 학술대회 ‘한국잡지 120년, 시대정신을 말하다’ 개최

일제 강점기의 잡지 <삼천리><경향잡지>, <학생> 등에 대한 역사적 가치 재조명이 이루어져 출판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주장은 한국잡지 120, 시대정신을 말하다란 주제로 28일 코엑스에서 한국출판학회(회장 노병성)가 주최하고 가천문화재단(이사장 윤성태)이 주관한 정기학술대회에서 제기되었다.

서일대 김진두교수(가운데)는 잡지 <삼천리>에 게재된 1930년대초
페미니즘 관련 기사의 역사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했다.

서일대 미디어출판과의 김진두 교수(사진, 가운데)는 이날 ‘1930년대 잡지 <삼천리> 여성관에 관한 연구발표에서 <삼천리>1930년대초 조선 대중의 요구에 맞는 상업주의 잡지를 지향한 가운데, 특히 사회주의 페미니즘의 여성문제를 활발히 보도했던 사실을 주목했다.

이와 관련하여 김교수는 당시 여성 언론인 허정숙이 소련의 사회주의 페미니스트 콜론바이에 비교되어 조선의 콜론바이로 불리우며 조선 여성의 인권을 위해 보수적이던 조선 사회와 맞서 선도적으로 투쟁했던 사실을 지적했다.

자유주의 페미니스트로 시대를 앞섰던 나혜석(맨왼쪽). 

그녀가 요구했던 여성 인권 가운데 일부는 아직도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김교수는 "자유주의 페미니스트였던 나혜석의 경우에도 <삼천리>잡지에 이혼고백서등을 기고하며 불평등한 결혼제도와 육아문제, 남편의 가정폭력, 가사노동에 대한 위자료 반영 등을 주장해 당시 조선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고, 특히 보수적이던 조선 남성들의 반발을 샀다"고 강조했다.

김교수는 나혜석이 선도적으로 제기했던 이같은 문제들은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도 해결되지 못한 사회 문제이다라고 그 의미를 부여했다. <삼천리>의 대중잡지 성격과 관련해 김교수는 대중 독자의 기호에 맞는 기사를 게재했던 김동환 발행인의 편집 방식은 오늘날 대중 여성지가 흥미 위주로 보도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경인여대 윤세민교수(오른쪽 두번째)는 <경향잡지>가
순한글잡지로 창간하여 언문일치에 앞장 선 역할을 강조했다.

경인여대의 윤세민 교수는 한국 최장수 잡지 <경향잡지>120년 시대정신발표에서 190610월 창간이래 오늘날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경향잡지>가 유일하다고 주장했다.

윤교수는 천주교의 종교잡지로 출발한 <경향잡지>가 그 전신인 <보감>때부터 순한글잡지로 탄생하여 언문일치에 앞장섰으며, 일제하에서도 1933년에 제정된 조선어학회한글맞춤법 통일안에 맞추어 한글보급운동과 민족계몽운동에 동참한 사실을 주목했다. 윤교수는 <경향잡지>가 일제강점기말에 총독부에 굴복하여 폐간마저 되었다가 해방후 복간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경향잡지>가 해방후 1960년대 중반부터 사회정의에 입각한 사회문제를 이슈화 해나갔다고 지적했다.

동원대 부길만 명예교수(오른쪽에서 두번째)는
방정환이 1929년 잡지 <학생>을 창간한 이후 브나로드 운동을
확산시켰다고 주장했다. 

동원대 부길만 명예교수는 잡지로 보는 일제강점기: 일제강점기 발간잡지의 창간호를 중심발제에서 출판문화사관의 관점을 제시하며, 당시 민중들을 대변했던 잡지들의 기록물이 더 생생하고 정확하게 시대 상황을 보여주었다고 강조했다.

부길만 교수는 1923년 잡지 <어린이>를 창간했던 방정환이 어린이 인권을 중시하는 대중운동 뿐만 아니라, 1929년 잡지 <학생>을 창간하여 브나로드 운동도 전개한 사실을 조명해 눈길을 끌었다. 부길만 교수는 잡지 <학생>의 브나로드 운동은 1931년 이후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의 브나로드 운동으로 확산되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행사를 후원한 가천문화재단은 1991년 이길여 박사가 설립했으며, 1995년 가천박물관을 개관했다. 가천박물관은 잡지 창간호 2657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최대 소장처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다.

가천박물관 창간호실에는 최남선이 1908년 창간한 국내 최초의 근대적인 종합잡지이자 청소년 계몽잡지였던 <소년>을 비롯해, 문학 분야 평론과 문예작품을 수록한 <현대평론>(1927), 한글학회에서 발행한 국문연구 학술지인 <한글>(1927) 등 주요 잡지가 소장되어 있다.

 

사진 이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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