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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숙의 문화톡톡]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차별에 저항한 콘텐츠 -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서곡숙의 문화톡톡]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차별에 저항한 콘텐츠 -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 서곡숙(문화평론가)
  • 승인 2023.01.09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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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유인식 연출, 문지원 각본, 2022)는 차별에 저항한 콘텐츠로서 ‘차별’에 대한 의미를 되짚어보게 만든다. 차별은 ‘개인이나 집단의 특성을 이유로 부당하게 구별하여 대우하는 행위’이다. 헌법에 의하면,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차별과 평등은 동전의 양면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우영우는 두 개의 신체를 가진다. 우영우는 금수저·법수저이면서 장애인·사생아라는 점에서 극과 극의 존재를 통해 이중화를 보여준다. 우영우는 장애인·사생아이기 때문에 금수저·법수저의 권리를 누릴 수 없다는 점에서 차별을 체화한 인물이지만, 장애인으로서의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시킴으로써 평등을 실현시키는 인물이다. 우영우는 공감과 소통에 문제가 있지만 특정 분야에서 높은 집중력과 천재성이라는 장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도움만 받는 정형화된 장애인의 틀을 깨고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문제해결식 구성과 반전 에피소드로 드라마의 흥미를 배가시킨다. 전체 플롯은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의 대형 로펌 생존기이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전반부에 승소가 불가능한 사건, 곤경에 처한 의뢰인,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제시되지만, 후반부에 우영우의 탁월한 기억력이라는 ‘천재성’과 비사회성으로 인한 ‘독창성’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통쾌한 해피엔딩을 선사한다. ‘소덕동 이야기’, ‘제주도의 푸른 밤’, ‘묻지 않은 말, 시키지 않은 일’, ‘이상하고 별나지만’ 에피소드는 현실의 장애물, 관례적인 규범, 기업의 공익성, 워라밸 등 현실의 모순과 차별을 드러낸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정직하고 성실하고 정의롭고 유능한 변호사가 평등을 실현한다.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천재로 약점과 강점을 동시에 갖고 있다. ‘피리 부는 사나이’는 사교육 1번치 대치동 학부모들이 우영우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불신하지만, 서울대 로스쿨 수석 졸업이라는 소리를 듣고 태도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장애인 차별을 보여준다. ‘양쯔강 돌고래’는 사내부부 우선 퇴직사건을 통해 ‘채용, 승진, 전보, 해고, 정년 등에 있어서 남녀차별을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남녀차별 금지를 위배하는 관행에 문제를 제기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우영우는 보호받는 존재인 ‘장애인’이자 보호하는 존재인 ‘변호사’로서 사회적 약자/강자의 이중성을 통해 사라진 정의에 대해 조용하지만 힘 있는 외침을 보여준다. 헌법에서 평등은 절대적인 평등이 아니라 상대적인 평등이며, 같은 것을 같게, 다른 것을 다르게 대우하는 것이다. 우영우의 사회성이 없는 성격은 사회와 타협하지 않으며 원칙을 지켜나가며, 사회적 가면을 쓰지 않는 순수한 날 것의 매력을 보여준다. 박은빈은 장애의 희화화를 우려하여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이 아니라 문헌 자료를 레퍼런스로 사용하여 연기톤을 잡음으로써 차별에 저항하는 연기를 보여준다. 문지원 작가도 영화 <증인>에서 자폐성 스펙트럼 장애인 소녀가 자폐가 있어서 변호사는 되지 못할 거라는 절망을 보여주지만, 드라마 <우영우>에서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 여성이 자신의 실력과 독창성으로 장애인 차별과 남녀 차별의 현실을 극복하고 상대적 평등이라는 이상을 실현시킨다는 점에서 ‘차별에 저항한 콘텐츠’ 수상작에 가장 부합하는 작품이다.

 

* 사진 출처: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 글 출처:

이 글은 다음 평론을 수정·보완한 것이다.

서곡숙, 「[차별에 저항한 콘텐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장애인·남녀 차별에 대한 저항과 상대적 평등의 실현」, 『한국문화콘텐츠비평협회 비평포럼 자료집』, 2022년 12월 17일, 13-14쪽.

 

 

글·서곡숙
문화평론가, 영화학박사. 현재 청주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교수로 있으면서,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사무총장, 한국영화교육학회 부회장, 계간지 『크리티크 M』 편집위원장,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종상 심사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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