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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KPS, ‘외유성 출장’ 적발에도 손 놓고 있었나 ... ‘출장비 명목’ 횡령까지
한전KPS, ‘외유성 출장’ 적발에도 손 놓고 있었나 ... ‘출장비 명목’ 횡령까지
  • 김유라 기자
  • 승인 2023.08.22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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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전KPS 임직원, 현지 시찰 대신 ‘피라미드’, ‘고급 리조트’ 관광 행렬
- 여행사와 공모해 회삿돈 수백만원 빼돌려
- 한전KPS, 자정능력 상실? ... “감사기관 지시 없으면 조치 없다”
한전KPS 본사 전경

한전KPS 임직원들이 정부 지침에 위배되는 외유성 출장을 벌이고, 일부 직원은 이 과정에서 출장비를 횡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한전KPS는 횡령 직원에 대한 조치만 있을 뿐, 나머지 직원들에 대한 조치가 전무하다고 밝혀 도덕성 해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7일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 산업통상자원부·한전KPS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KPS 임직원 4명은 재작년 2021년 10월~2023년 1월 동안 해외 출장을 떠났다. 이들은 이집트·미국·필리핀·인도 등 7개국을 4차례에 걸쳐 두세명씩 나눠 다녀왔다.

출장 목적은 해외근무 직원 격려·지원 및 개선사항 파악이었지만, 실상 관광 일정이 많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재작년 요르단 방문 당시 현지 지사를 찾아가기로 한 날 고대 유적지 페트라를 관람했다. 이집트에서는 전력시설 시찰 등 공식 일정 대신 피라미드를 찾았다. 이 밖에 아랍에미리트 출장에서는 업무보고 및 현지 전력시설 시찰이 계획된 날 5시간 가량을 이동해 고급 리조트에서 식사를 했다.

이는 팬데믹 당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불요불급한 출장을 자제·연기토록 한 정부 지침에 위배된다.

또한 이들은 4차례 출장 중 피감기관인 해외 지사·법인으로부터 차량과 운전기사 등 부적절한 지원을 제공받았다.
 

 

한전KPS, 자정능력 상실했나
“감사기관 지시 없으면 조치 없다”

해외 출장 과정서 한 직원이 회삿돈을 횡령한 사실도 확인됐다. A차장은 B여행사와 공모해 해외 출장 직후 허위 청구서류를 제출받는 식으로 3회에 걸쳐 약 814만원의 여비를 빼돌렸다. 여행사엔 리베이트(수수료) 약 137만원을 대가로 지급했다. 지난해 미국 출장 당시에는 여행사가 식비와 코로나 검사비를 지불한 것처럼 청구서를 꾸미고 회삿돈을 지급한 뒤, 개인 계좌로 리베이트를 뗀 금액을 되돌려 받는 등의 방식이 활용됐다.

이처럼 허위 서류가 오가는 동안에도 한전KPS측은 여비 지급 증빙서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여행사에 잘못된 비용을 그대로 지급했다.

지난 4~5월 이러한 비위 의혹을 감사한 산업부는 한전KPS에 엄중한 '기관 경고' 조치를 내리고, 여비를 횡령한 A차장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했다. 이 밖에 신속한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관광 일정 등으로 부당하게 집행된 여비는 환수·정산토록 했다.

한편, 지난 3월 전임 한전 임원, 현직 한전KDN 임원이 각각 정부 지침을 위반하고 수차례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종배 의원은 지난 17일 언론을 통해 ‘2021년 10월 아랍에미리트(UAE), 지난해 2월 미국 출장에서 한전KPS를 비롯한 3개 기관 출장자들이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등 동반 일정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에 네티즌들은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는 반응이다. 한전이 최근 몇 년 간 대규모 적자에 시달렸음에도 내부에서는 비리행위가 만연하다는 것이다.

한전KPS는 지난 21일 <본지>의 취재에서 기강 해이 논란에 대해 “(문제가 된 출장은) 통상적인 출장 업무였다”라고 말했다.

또한 “횡령 직원에 대한 경찰수사를 의뢰했으며 재발방지를 위해 내규정비 등을 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밖에 '횡령으로 조사중에 있는 A직원 외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나머지 직원들에 대한 징계 등 조치'를 묻자, “감사기관(산업부)에서 특별한 지시가 없어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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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김유라 기자 kimyura@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