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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의 굴뚝과 강에선 무슨 일이… 불법 배출 의혹 일파만파
에쓰오일의 굴뚝과 강에선 무슨 일이… 불법 배출 의혹 일파만파
  • 김유라 기자
  • 승인 2023.11.27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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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유해화학물질 무단 배출 주장 제기
기름유출에 부적절한 대처 의혹 … 에쓰오일 측 “공식 답변 없다”
ESG 종합지표 A+가 무색한 아쉬운 대처 ‘실망’

 

에쓰오일(S-OIL)이 유해화학물질을 무단으로 배출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3일 직장인 커뮤니티 사이트 블라인드에서는 에쓰오일 정유2팀에서 오래전부터 유해화학물질을 고의로 배출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본인이 에쓰오일 직원이라고 말한 글쓴이는 “정유 2팀에서 화학물질을 배출하는 과정에서 심한 악취가 난다”며 “외부기관에 신고하면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오래된 일인데 이제야 글이 올라왔다”면서 “밤이 되면 무슨 작업할 때마다 대기로 배출 시켜서 눈이 따갑고 숨을 못 쉬겠다”, “자신들 일 편하게 하려고 (화학물질을) 밖으로 배출시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등의 덧글이 올라왔다.

에쓰오일이 직원들의 지속적인 개선 요청을 묵살한 정황도 포착됐다. “10여년 넘게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을 요청해도 바뀌는 것이 없다”, “얼마 전 다른 직원들이 시정을 요청했지만 어쩔 수 없이 배출해야 하니 몇 시간만 참으라는 대답이 돌아왔다”는 등의 발언이 이어졌다.

에쓰오일은 지난 17일 <본지>의 취재에서 "기름을 다루는 공장인 만큼 냄새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글에서는 공장 근처 하천에 기름이 유출됐으나 에쓰오일 측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덧글을 통해 “정유 2팀은 학남천에 기름유출이 계속돼도 펌프 하나만 설치하면 되는데 그것도 돈이 없다고 근무자들을 상주시켜 퐁퐁 뿌리는 부서”라고 말했다.

<본지>는 에쓰오일을 취재하며 학남천 부근에서 기름유출 사고가 있었는지 여부와 후속조치 등을 물었으나, 에쓰오일 관계자는 “모른다, 당시 직원들이 아직 근무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며 발뺌했다.

학남천은 온산읍 학남리에서 바다에 이르는 하천이다. 에쓰오일이 온산읍에서 낸 기름유출 사고는 2021년 3월 4일 송유관 균열로 발생한 원유 8000ℓ 유출 사고와 2014년 4월 4일부터 사흘에 걸쳐 원유탱크에서 13만8,000배럴의 기름이 유출된 사고 등이 있다.

취재가 계속되자 에쓰오일 측은 돌연 태도를 바꿔 “알아보겠다”는 답변을 계속하더니 결국 지난 24일 “공식 답변은 없다”며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와르 에이 알 히즈아지 에쓰오일 대표

에쓰오일의 안와르 알 히즈아지 CEO는 최근 기술개발 및 연구센터를 완공하며 “전 세계적으로 환경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환경과 소비자의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에쓰오일의 지속가능한 미래성장을 주도하는 창의적 기술 경쟁력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올해 에쓰오일은 한국ESG기준원(원장 심인숙)의 ESG 경영 평가에서 종합등급 ‘A+’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유해화학물질 배출 논란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운 대처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에쓰오일 온산 공장은 바다와 근접한 만큼 철저한 관리가 필수적임에도 에쓰오일 측은 기름유출 여부와 원인, 사후 대처 등에 대해 발언하기를 거부했다.

해당 논란에 낙동강유역환경청 환경관리과는 지난 15일 에쓰오일 온산공장을 찾아 유해화학물질 유출여부 등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 환경관리과 관계자는 “유해화학물질 유출이 의심된다는 내부 고발사항에 대해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미처 확인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불시점검을 통해 재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ㆍ김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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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김유라 기자 kimyura@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