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와 CKD-510 기술수출 계약 체결
종근당이 신약 개발에 대한 아낌 없는 투자로 대기만성형 성과를 내고 있다.
글로벌 제약기업 노바티스와 초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해 영업이익을 단숨에 7배나 올렸다. 매년 연 매출액의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해왔던 이장한 회장의 의지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종근당은 지난해 11월 노바티스(Novartis)사와 신약 후보물질 'CKD-510'에 대한 13억 500만 달러(약 1조 7,300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종근당의 기술수출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다.
CKD-510은 종근당이 연구개발한 신약후보 물질로, 선택성이 높은 '비히드록삼산'(NHA, non-hydroxamic acid)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 억제제다. 심혈관 등에서 약효가 확인됐다. 지난 2020년 3월 미국 식품의약청(FDA)에서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 희귀 의약품(ODD)으로 지정받았다. 프랑스에서도 임상 1상을 완료했다.
종근당은 계약금 8,000만 달러(약 1,061억 원)를 수령하고 향후 개발과 허가 단계에 따른 마일스톤 12억 2,500만 달러(약 1조 6,241억 원)와 매출에 따른 판매 로열티를 받는다.
노바티스는 CKD-510 내 HDAC6 저해제를 추후 항암제, 자가면역질환, 신경퇴행성질환, 심혈관 등 다양한 영역으로 응용할 수 있는 것에 주목했다. 종근당도 HDAC6를 활용해 현재 임상 1상 진행 중인 이중항체 항암 바이오 신약 ‘CKD-702’,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08’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증권업계는 종근당의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4분기 실적 전망치에 기대감을 보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종근당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을 전년 동기보다 32.2% 늘어난 5,140억 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93.9% 증가한 1,192억 원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시장 추정치보다 각각 11.3%, 45.6% 웃도는 수준이다. 노바티스와의 기술이전 계약금 1,061억 원이 반영된 결과다.
지난해 매출은 1조 5,000억 원대에서 1조 6,000억 원대로 높게 잡았고, 영업이익도 1,500억 원에서 2,300억 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종근당은 국내 전통 제약사 가운데 매출액 대비 높은 R&D 투자를 집행해 온 기업으로 꼽힌다. 최근 10년 동안 매출액의 10%가 넘는 비용을 연구개발에 투입했고, 2022년까지 5년 연속 가장 많은 수의 국내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2018년에는 빈혈치료제 ‘네스벨’을 일본 후지제약에, 지난해에는 자체 개발한 당뇨병 신약 ‘듀비에’를 미국 바이오텍 아클립스에 기술수출했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래 성장을 주도할 종근당만의 제약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세포유전자치료제와 ADC(항체약물접합체), 항체치료제 등 신약 개발 패러다임에 맞는 신규 모달리티(치료접근법)를 창출해 연구개발 성과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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