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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연합기 논란 힐러리에 유리?
남부연합기 논란 힐러리에 유리?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06.2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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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청년의 흑인 교회 총기난사 '증오범죄'로 촉발된 미국 남부연합기 논란이 대선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초 이 논란은 보수 남부 백인층을 주요 지지세력으로 삼고 있는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됐다. 실제 주요 후보들이 백인우월주의 단체라 할 시민그룹들로부터 후원금들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좌불 안석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엘 고어 전 부통령이 과거 대선에서 남부연합기를 캠페인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도 불똥이 튀는 형국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주말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상에서는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사진 2장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이들 사진은 지난 1992년 대선에서 러닝메이트였던 클린턴과 고어의 대선 캠프가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배지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첫째 배지는 남부연합기의 중앙에 가로로 '클린턴-고어'라는 문구와 아래쪽에 '1992'가 적혀 있는 직사각형 모양을 하고 있다.

동그란 형태의 두 번째 배지에는 남부연합기를 배경으로 양쪽에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군이 입었던 회색 군복을 입은 클린턴 전 대통령과 고어 전 부통령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배지의 위 아래로는 '뉴사우스의 아들들'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뉴사우스(New South)란 노예제도 유지를 주장하던 남북전쟁 당시의 남부가 아닌 통합적이고 현대적인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미국을 꿈꾸는 남부라는 내용의 슬로건으로 지난 1877년부터 쓰이기 시작했다. 두 번째 배지는 현재 이베이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배지들이 모습을 알리기 시작하자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뜨거운 논란이 펼쳐지고 있다.

힐러리 지지자들은 이들 배지가 대선 캠프의 공식 배지가 아니며 공화당 지지자나 다른 민주당 경선후보 진영에서 힐러리 후보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기 위해 이런 사진을 유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식 캠페인 배지 아래에는 특정 조합이 제작한 것임을 표시하는 조합 라벨이 찍히는데 이들 사진 속 배지들에는 라벨이 없다며 다른 배지 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두 번째 배지는 이미 있던 다른 배지에서 군인의 얼굴 부분만을 지운 채 클린턴과 고어의 얼굴 사진을 붙여 넣은 것 같은 모습이어서 조작된 이미지라는 의혹도 사고 있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힐러리 후보가 인종차별적인 요소가 있다며 남부연합기의 퇴출 운동을 이끌고 있지만 사실은 과거 이러한 남부 진영의 힘을 입어 남편을 대통령에 당선시키고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키운 위선적인 모습을 감춰왔다고 지적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남부연합 13개주에 속했던 아칸소 출신이며 부인 힐러리와 함께 이 곳에서 정치적 기반을 쌓았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경우 지미 카터이후 민주당에서 처음으로 나온 남부 출신 대선 후보였기 때문에 자신의 지역적 배경을 대선 경선과 본선에서 활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는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과의 대결에서 자신이 주지사로 있던 아칸소를 비롯해 켄터키, 루지애나, 테네시, 조지아 등 공화당의 전통적 텃밭인 남부 지역을 거머쥐며 압승했는데 이런 유형의 배지들이 도움이 됐으면 됐지 방해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휴대전화 문자와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이전인 지난 1980~1990년대에는 배지가 선거 캠페인에서 상당히 큰 역할을 했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배지가 선거 때마다 난무했다. 이들 배지가 클린턴-고어 진영의 중앙 선거본부가 아닌 남부지역 본부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했기 때문에 라벨이 붙어있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힐러리 후보는 아직 배지들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성급하게 입장을 표명했다가 자칫 자신의 말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거나 거짓처럼 느껴지게 된다면 원하지 않는 지지율 하락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 진실이든 미국 전역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총격사건과 연관성이 있는 이들 배지가 힐러리 후보 진영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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