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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책임지수, 어떻게 평가했나
사회책임지수, 어떻게 평가했나
  • 이윤진 | 한국CSR연구소 연구위원
  • 승인 2018.11.29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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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대한민국 종합사립대학 사회책임지수
한국 사회에서 대학평가는 늘 논란거리다. “대학의 질을 정량화하고 대학을 서열화하고 있다”는 논란 속에서도, 여전히 일부 언론사는 매년 치러지는 대학 수학능력시험에 맞춰 대학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올바른 대학평가가 필요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는 전 국민적 관심사에 따르는 언론사들의, 이른바 클리셰적 대학평가가 과연 대학들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지, 혹은 광고인지는 다시 한번 생각할 필요가 있겠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서 대학을 가고자 하는 학생들이나 보내고자 하는 학부모들이 광고인지 정보인지 모를 이런 언론사 대학평가에 어느 정도 기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CSR연구소(소장 안치용)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지속가능저널>,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와 함께 시행한 ‘2018 대한민국 종합사립대학 사회책임지수’는 대학별 성과와 점수를 발표하는 대학의 서열화의 한 사례지만, 문제의식은 판이하다. 교수의 논문발표 건수나 취업률 같은 대표적인 대학평가 지표를 제외했다. 대신 교수와 학생이 수업 시간에 소통할 수 있는 여건을 확보했는지를 파악하고자 노력했으며, 수업 외에 학생들이 어떤 봉사활동을 하는지, 비정규직 비율은 어느 정도인지 등등 소통과 상생의 관점에서 대학의 모습을 추적했다. 
 
대학교육서비스란 관점에서 소비주체인 대학생의 입장, 학생과 함께 대학을 구성하는 주체인 교수와 교직원의 입장, 지역사회 및 사회 전체와 소통하려는 대학의 노력 등을 잡아내려고 노력했다. 따라서 현실적인 제약에 따라 일부 미흡한 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한국CSR연구소의 대학 사회책임지수는 충분히 의미 있는 사회적 문제제기로, ‘잘못된 대학평가’를 극복하는 사회적 과정이라는 것이 한국CSR연구소 안치용 소장의 의견이다.
 
여기서 대학의 의미를 다시 한번 살펴본다면, 대학은 보편적인 인간 존엄성을 인식하고 존엄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지식과 기능을 축적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물론 연구하고 가르치며 지성의 결을 풍성하게 만드는 학자들의 공간이기도 하다. 배움과 가르침의 공간이면서 소통의 공간이고, 각성의 공간이다. 따라서 대학에는 다양한 가치들이 공존하고 실험돼야 한다. 
 
대학평가가 흔히 서열화를 고착화한다고 비판받는데, 시장의 평가와 사회통념을 공식화했다는 측면에서 일견 맞는 말이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민간의 대학평가 가운데 과도한 영리성을 추구해 대학발전을 저해하는 평가들이다. 아직까지 시민사회가 참여한 제대로 된 대학평가가 없다는 측면까지 감안해, 우리 사회에서 올바른 대학평가는 꼭 필요하다.
 
대학은 다양한 가치들이 존중받고 폭넓은 견해들이 싹을 틔우고 성장하는 우리 사회의 미래와 희망의 근거이지만, 그렇다고 성역은 아니다. 사회의 다수가 동의할 수 없는 획일적인 서열화로 대학을 시장화해서는 안 되겠지만, 대학이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책무로부터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CSR연구소의 대학 사회책임지수는 서열화의 폐해를 가능한 배제하려고 노력한 민간의 대학평가다. 대학 사회책임지수를 발표하는 까닭은 대학의 지속가능성을 높이지 않고서는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없기 때문이다. 평가 없이 개선이 없다는 금언을 어느 정도 수용한다면, 대학에 존재하는 다양한 가치들을 상생과 민주시민의 관점에서 추적하려고 노력하는 평가 틀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다.  

어떻게 평가했나

한국CSR연구소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와 함께 기획 발표한 ‘2018 대한민국 종합사립대학 사회책임지수’는 대학의 사회적 책임 이행 수준으로 객관적으로 측정하려는 시도다. ‘대학 사회책임지수’는 기존의 성과 위주 대학평가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졸업생 취업률, 교수의 논문 수 등 흔히 포함되는 ‘실적’에 대한 측정을 배제하고 포괄적인 의미의 사회책임 성과만을 포함하는 새로운 형식의 대학평가다. 
 
한국CSR연구소의 ‘대학 사회책임지수’는 2010년 국제표준화기구(ISO)가 발표한 ‘사회적 책임에 관한 국제기준’인 ISO26000의 틀을 따랐다. ISO26000은 사회의 모든 조직이나 기관이 의사결정 및 활동 등을 할 때 소속된 사회에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책임을 규정한 국제적 합의다. 세계인권선언,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기후변화협약, 유엔 소비자보호지침 등을 총망라한 안내서다. 국내 기업들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많은 기관과 기업들이 ISO26000을 사회책임 지침서로 활용하고 있다.  
 
ISO26000의 핵심 주제는 지배구조, 인권, 노동, 환경, 공정성, 소비자, 그리고 지역사회다. 한국CSR연구소의 ‘대학 사회책임지수’는 ISO26000의 7개 부문을 전부 포함했다. 각 주제에 해당하는 세부지표를 선정해 대학의 포괄적인 사회책임 수준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지표체계를 확립했다. ‘2018 대한민국 종합사립대학 사회책임지수’에 사용된 세부지표는 총 48개다.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대학 알리미, 사립대학 회계정보시스템, 정부부처, 각 대학 홈페이지 등 공개영역에서 자료를 모았다. 각 항목의 최근 3개년 공시자료를 모아 최근 연도에 더 가중치를 두어(5:3:2) 평균값을 계산했다. 자료의 성격을 기준으로 정방향 혹은 역방향으로 순위를 매겨 점수화했다. 부문별로 합산한 점수는 대학 교육의 학점 체계를 따라 A+부터 D-까지 12개 등급으로 나누었다. 이런 방식은 현재 대학에서 학생들이 학기별로 학점을 받는 방법과 동일하다. 사회책임지수는 부문별로 중요도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했다. 부문별 합산 점수는 학점으로 총점은 원점수를 1000점으로 환산하여 평가했다. 구체적으로는 노동 90점, 인권 90점, 학생 300점, 지역사회 120점, 환경 100점, 공정성 150점, 거버넌스 150점 등 1000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한국CSR연구소의 ‘2018 대한민국 종합사립대학 사회책임지수’ 평가의 조사대상은 국내 151개 4년제 종합사립대학이다. 공개된 영역에서 자료를 얻기 힘든 분교나 캠퍼스는 평가에서 제외했다. 공공기관의 성격을 띠고 있는 국공립대학과 정부출자대학, 국립대 법인과, 특별법 법인설립 대학은 사회책임 이행 수준을 사립대학과 동일한 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려워 대학 사회책임지수에 포함하지 않았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노동부문은 대학직원의 보수나 복지 등을 측정했다. 인건비, 복리후생비, 비정규직 비율, 시간강사 강의료 등이 지표로 선택됐다. 인권부문은 장애인, 기회균형 선발대상 학생 등 사회적 배려나 형평성 수준을 평가했다. 학생부문은 학생의 실질적 학습 환경을 지원하는 지표로 구성됐다. 학생 1인당 교육비, 장학금, 학자금 등 경제적지원 규모를 측정했고, 전임교원 확보율, 강좌당 학생 수, 학생 1인당 장서 수 등 교육환경을 보여주는 자료들을 모아 평가했다. 
 
지역사회 부문에서는 사회봉사 참여도, 대학강의 공개실적 등과 함께 한국형 온라인 강좌(K-MOOC) 개설현황을 지표로 추가했다. 환경부문은 대학이 캠퍼스 내에서 에너지 절약 등 환경에 관한 실천을 보여주는 지표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정보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수준환경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구성했다. 공정성 부문에서는 대학의 법규위반 건수를 조사했고, 언론에 부정적으로 노출된 빈도를 측정하는 사회영향프로그램을 포함했다. 마지막으로 거버넌스 부문은 기부금 등을 지표로 설정했고,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사립대학 적립금의 적정성을 측정하기 위한 지표들도 포함했다.
 
철학과 목표가 판이한 국공립 종합대학은 평가에서 제외했고, 조사는 지난 6월부터 5개월간 진행됐다.  


글·이윤진
한국CSR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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