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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용의 Numbers (10) - 신과 우주가 만나는 완전수
안치용의 Numbers (10) - 신과 우주가 만나는 완전수
  • 안치용 l ESG 연구소장
  • 승인 2023.11.3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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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인문학]
<10계명 석판을 부수는 모세>, 1659 - 렘브란트

10은 완전수로 통한다. 종교에서 10은 신과 우주에 맞닿았고 모든 사물과 가능성을 포섭하는 수로 사용된다. 수를 표현하는 방법이 5진법이나 7진법 또는 11진법이 아닌 10진법인 것 또한 비슷한 의미를 지닌다. 물론 인간의 손가락이 10개라는 물리적인 사실이 10진법 표현에 영향을 미쳤겠지만, 그 사실이 완전에 관한 인간의 인지를 발굴하는 데에도 간접적으로 작용하였을 것이라고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종교에서 10의 상징적 역할이 확고하다. 기독교에서 모세가 받은 십계가 대표적이고, 불교에서는 부처의 10가지 이름, 즉 여래십호(如來十號)로 나타난다. 유대교와 기독교에서 신의 이름이 신명사문자(神名四文字) 즉 테트라그람마톤(τετραγράμματον)으로 표시되는데, 창조주의 이름을 나타내는 히브리어 네 글자(יהוה)를 가리킨다. 로마자로는 ‘YHWH’로 표기한다. 

흔히 여호와로 읽은 네 글자이나 지금은 야웨가 맞는 발음으로 보고 있다. 이 히브리어 네 글자 יהוה에서 첫 글자(히브리어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다)에 해당하는 요드(יהוה에서 오른쪽 끝 쉼표 모양 글자)가 히브리어 알파벳의 하나이면서 10을 뜻한다. 발음의 혼선은 BC 3세기 이후 유대인이, 과거 한국과 중국 등에서 행한 피휘(避諱)처럼, 거룩한 지존자의 칭호이므로 발음하지 않아 원래 발음이 잊혔기 때문에 생겼다. 

 

꽃과 권력

아름다운 꽃도 10일을 넘기지 못하고, 막강한 권세라고 해도 10년을 넘기지 못한다는 ‘화무십일홍 권불십년(花無十日紅 權不十年)’의 10은 그러므로 인간사의 한계를 의미하는 숫자이겠다. 박정희나 조선 태종은 18년을 집권했고, 꽃만 해도 백일홍은 ‘백일 붉은 꽃’이라는 뜻이니 말이다. 

꽃은 종종 미인과 등치하기에 미인과 권력에 관해선 수많은 이야기가 전하나, 우리 풍속에서 제일 널리 알려진 것은 춘향전의 춘향과 변사또 이야기이지 싶다. 그중에서도 수청을 거부한 춘향에게 곤장을 치자 한 대 한 대 열 대를 맞으며 행한, 변사또에게 맞선 연설(혹은 노래)인 춘향의 십장가(十杖歌)가 유명하다. 낯선 어휘가 들어 있어 완전하게 알아듣지 못한다고 하여도 대충의 분위기를 짐작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다.

집장사령 거동을 보아라. 별형장(別刑杖) 한 아람을 덥숙 안어다가 동(東)뜰 밑에다 좌르르… 펼쳐놓고 형장(刑杖)을 고른다. 이놈도 잡고 늑끈 능청 저놈도 잡고 늑끈 능청 그 중의 등심 좋은 놈 골라 쥐고 갓을 숙여 대상을 가리고 사또 보는 데는 엄령이 지엄허니 춘향을 보고 속 말을 헌다. “이얘 춘향아, 한 두개만 견디어라. 내 솜씨로 살려 주마. 꼼짝 꼼짝 말아. 뼈 부러지리라.” “매우 쳐라.” “예이.” 딱. 부러진 형장 가지는 공중으로 피르르 떨어지고 동뜰 위의 춘향이는 아픈 말을 퇴심 실어 아니 허고 고개만 빙빙 돌리면서, “일자로 아뢰리다. 일편단심 먹은 마음 일부종사 나뿐이요 일개형장이 웬일이요. 어서 급히 죽여주오.” “매우 쳐라.” “예이.” 딱. “이자로 아뢰리다. 이부불경 이내 마음 이군불사(二君不事) 다르리까. 이비(二妃) 사적 아옵거든 두 낭군을 섬기리까. 가망 없고 무가내요.” 삼자 낫을 딱 붙이니, “삼생가약 맺은 언약 삼종지법(三從之法) 알았거든 삼월화(三月花)로 알지 마오.” 사자를 딱 붙여노니, “사대부 사또님이 사기사(事其事)를 모르시오. 사지를 짝짝 찢어서 사대문에다 걸드래도 가망 없고 무가내요.” 오자로 또 붙이니, “오자로 아뢰리다. 오마(五馬)로 오신 사또 오륜을 밝히시오. 오매불망 우리 낭군 잊을 가망 정녕 없소.” 육자를 딱 붙여노니, “육부의 맺힌 마음 육시허여도 무가내요.” 칠자 낫을 붙여 노니, “칠척검 높이 들어 칠 때마다 동갈러도 가망 없고 무가내요.” 팔자 딱 붙이니, “팔방부당 안될 일을 팔짝 팔짝 뛰지 마오.” 구자를 또 붙이니, “구중분우(九重分憂) 관장되어 궂은 짓을 그만하오. 구곡간장 맺힌 마음 어서 급히 죽여 주오.” 십자를 딱 붙여놓니, “십장가로 아뢰리다. 십실 적은 고을도 충령이 있삽거든 우리 남원교방청에 열행 하나 없으리까. 십맹일장 날만 믿든 우리 노모가 불쌍허오. 이제라도 이 몸이 죽어 혼비중천 높이 떠 도령님 잠든 창전(窓前)에 가 파몽(破夢)이나 이루어지고.
(보성소리 성창순 <춘향가> 중에서)

“달리 어찌할 수 없음”을 뜻하는 무가내(無可奈)란 단어를 자주 쓴 춘향이 10대를 맞고 마지막에 한 말은 죽어서 이몽룡의 방 창가에 가서 잠든 몽룡의 꿈이나 깨우겠다는, 죽음을 불사한 절개의 맹세이다. 조선 시대 이야기니, 페미니즘은 접어두자. 실제 사건인지, 실제 사건이라면 진짜로 때렸는지 아니면 때린 척만 한 허장(虛杖)이었는지 상상하기 나름이나 절개에 못지않게 춘향의 기개가 대단하다. 춘향은 열흘 동안 세 번 매를 맞았다고 한다. 한 번에 당시 형법의 한도인 30대씩 모두 90대가량을 맞은 것으로 추정된다. 

장의 종류에 따라 춘향이 입은 부상과 후유증이 달라지겠지만, 실제로 맞았다면 몽룡의 어사 출두 이후 두 사람의 해피엔딩은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 정도로 매를 맞으면 죽거나 살아도 몸이 온전하지 못한다. 춘향전의 해피엔딩은 당시로선 무가내에 해당하기에 흠잡을 일은 아니다. 온갖 총알과 폭탄이 주인공만 피해 가는 할리우드 영화를 우리가 탓하지는 않지 않는가.

춘향전 혹은 춘향가의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해석은 논외로 하고, 십장가의 10이 말함 직한 그런 완전한 사랑이 당대나 지금이나 ‘어떤’ 온기를 전하고 있음을 기뻐하자. 그 어떤이 어떠한 어떤인지 막상 설명하기 힘들지만, 이 대목에서 어떤이 어떤 어떤인지를 꼭 파헤쳐야 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완전한 사랑이 존재하였다는 전설만으로 충분하다. 

 

축구의 신

로베르토 바조, 펠레, 네이마르 주니오르, 리오넬 메시, 지네딘 지단, 킬리안 음바페. 이들의 공통점은? 이들이 각자의 국가대표팀에서 단 등 번호가 10번이다. 축구의 신이 있다면 이들을 닮았을 것이다. 혹은 이들이 축구의 신을 닮았을 것이다. 이들을 합쳐서 하나의 존재로 만들면, 어쩌면 축구의 신에 흡사한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축구의 신을 만들 수 있는 10명의 축구 선수의 명단을 만들면 어떤 이름이 올라갈까.

 

십원동전과 십원빵

십원빵은 십원동전 모양의 빵으로 경상북도 경주시 속칭 황리단길에서 2020년대 들어 인기를 끌기 시작한 먹거리다. 기존 풀빵의 디자인과 맛을 개량한 일종의 길거리 음식이다. 경주에서 유래한 이유는 십원동전에 든 다보탑 때문이지 싶다. 다보탑은 법흥왕 22년(535년) 불국사 창건 이후 경덕왕 10년(751년) 김대성의 발원으로 불국사를 중건할 때 옆에 있는 불국사 3층 석탑과 함께 수축(修築)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보 제20호로 높이 10.4m, 기단 폭 4.4m이다. 

빵의 디자인은 최초 십원동전인 1966년도 것을 참고했다. 십원동전은 약 60년 세월 동안 네 종류가 발행됐다.

-1966년 8월 16일: 가 10원 동전 발행. 소재: 황동(구리 88%, 아연 12%), 무게: 4.22g, 지름: 22.86mm, 두께: 1.38mm. 
-1970년 7월 16일: 나 10원 동전 발행. 소재: 황동(구리 65%, 아연 35%), 무게: 4.06g, 지름: 22.86mm, 두께: 1.40mm.
-1983년 1월 15일: 다 10원 동전 발행. 소재: 황동(구리 65%, 아연 35%), 무게: 4.06g, 지름: 22.86mm, 두께: 1.43mm.
-2006년 12월 18일: 라 10원 동전 발행. (소재: 구리 도금 알루미늄(구리 48%, 알루미늄 52%), 무게: 1.22g, 지름: 18.0mm, 두께: 1.20mm.

가ㆍ나ㆍ다 10원동전 사이엔 크기나 무게에 큰 차이가 없으나 라 동전에 이르면 구리 함량이 줄고 아연이 빠지면서 무게가 3분의 1 미만으로 확 줄었다. 

한국은행이 십원빵에 대해 주화 도안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을 두고 제재를 검토하였으나 고작 10원짜리에 너무 인색하게 군다는 반론에 부딪혀 주춤한 상황이다. 5만 원권 도안을 무단으로 활용했다면 제재의 명분이 있겠으나 10원 주화 도안으로 만든 십원빵 정도는 봐줘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은 듯하다. 일본에서 십엔빵을 문제 삼지 않은 상황 또한 한국은행의 마음을 돌리게 하는 모양이다. 지금도 십원빵은 팔리고 있다.

정작 한국은행의 고민은 십원빵의 인기보다 십원동전의 존폐이다. 신용카드를 비롯해 비현금 결제가 보편화하면서 현금 사용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데다 특히 동전의 역할이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역할이 유명무실해진 십원동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행의 ‘2021년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계가 보유하고 있는 동전 중 일상 거래에 사용되지 않는 동전의 비중은 76.9%였다. 동전 4개 중 하나만 금전 거래에 사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액면이 낮아질수록 거래에 쓰이지 않고 사장된 비율이 높아서 50원화와 10원화의 방치비율이 각각 89.6%, 89.7%였다. 50짜리 동전과 10원짜리 동전은 10개 중 하나만 상거래에 활용되고 있었다.

현재 발행하는 십원동전은 전술하였듯 무게를 확 줄여서 제작단가가 많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20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원·오원동전이 어느 사이 사라졌듯이 십원동전이 사라지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현재의 흐름으로 보면 거래 단위의 조정 없이 십원동전이 무리 없이 퇴장하는 것이 가능할 전망이다. 현금 사용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가운데 ‘동전 없는 사회'와 같은 과도적 단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환경이 조성되면 사람들은 디지털 숫자로 찍힌 숫자로만 10원을 인식하는 것을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예컨대 영화적 설정으로 5만 원권을 잔뜩 깔아놓고 매트 대신 쓰는 모양새를 쉽게 상상할 수 있는 반면 십원동전을 모아놓은 매트에서 잠드는 풍경은 괴이하다. 괴이를 앞세운 영화를 만든다면 해볼 만한 시도이긴 하겠다. 연기하느라 그곳에 누운 배우의 등이 감당할지는 별개로 생각하자.

‘동전 없는 사회’가 구체화하면 십원빵에 관한 주화 도안 무단 사용 논란이 저절로 잦아들 것이다. 그때 십원빵 값이 얼마일지 모르겠으나 그때까지 십원빵이 살아남아 십원동전의 추억을 일깨워주면 좋겠다. 다보탑도.

 

여래십호(如來十號)

유대교에서 거룩한 신의 이름을 차마 부르지 못한 것과 반대로 불교에서는 부처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권장한다. 흔히 듣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의 ’나무‘는 ’귀의한다‘는 뜻으로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에 귀의한다는 경문이다. 야웨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와 달리 불교에는 석가모니불, 아미타불, 비로자나불, 미륵불, 약사불 외에 관세음, 문수, 보현, 지장 등 보살이 공덕상(功德相)으로 화현(化現)한다. 공덕상으로 몸을 나투는 화현 외에 부처를 부르는 이름이 10개나 된다. 여래십호(如來十號)이다.

부처의 10가지 명호는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다. 여래를 빼고 불과 세존을 나누어 여래십호라고 하기도 한다. 의미는 다음과 같다.

-여래(如來, tathāgata): 진리의 체현자(體現者)ㆍ열반(涅槃)에 다다른 자.
-응공(應供, 阿羅漢, arhat): 세상의 공양과 존경을 받을만한 자.
-정변지(正遍知, 正等覺者, samyaksambuddha): 올바른 깨달음을 얻은 자. 때로는 무상정등각자(無上正等覺者)로, 정각자(正覺者)로도 불린다.
-명행족(明行足, vidyācaraṇa-saṃpanna): 지(知)와 행(行)이 완전한 자.
-선서(善逝, sugata): 훌륭하게 완성한 자.
-세간해(世間解, lokavid): 세간, 즉 세상을 완전히 이해한 자.
-무상사(無上士, anuttara): 위로는 더 이상 없는 최상의 존재.
-조어장부(調御丈夫, puruṣa damyasārathi): 사람을 조어(調御)하는 데 있어서 훌륭한 능력을 가진 자.
-천인사(天人師, śāstā devamanuṣyānām): 신(神)들과 인간의 교사, 곧 사람과 하늘의 대도사(大導師)를 말한다.
-세존(世尊, 婆伽婆, 薄伽梵, bhagavat): 복덕(福德)을 갖춘 자, 즉 높은 스승을 말한다.

경전에서 많이 보는 호칭은 세존이고, 익숙한 호칭은 여래이다. 여래는 여실히 오는 자 또는 진여(眞如)에서 오는 자를 의미한다. 여래가 어느 한쪽을 뜻한다기보다 두 가지 의미를 모두 갖는다고 보아 무방하겠다. 여래십호의 의미를 새기며 이름을 불러보는 것이 불교에서는 권장사항이다. 차마 부르지 못한 이름이나 목이 터져라 부르고 싶은 이름이나 그 이름은 다가가고 싶은 간절한 마음의 대상이다. 

 

10계명

모세가 작자로 알려진 구약성서의 다섯 경전을 ‘모세5경’이라 하고, 유대인은 ‘토라’라고 부르며 신성시한다. 모세5경의 지은이가 모세라는 데에 국내 기독교계는 대부분 이의를 제기하지 않지만 성서학계의 주류학설은 토라를 전승과 집단창작의 산물로 본다.

토라의 하이라이트가 어느 곳이냐에 관해서는 개인적 취향이나 신앙, 교리 등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유대인 입장에서는 모세가 시내산에 올라가 십계명을 받는 장면이 아닐까. 기독교인도 이 대목을 감명 깊게 보았을 수 있지만, 기독교인인 만큼 신약의 예수와 결부할 수 있는 이야기 중에서 더 감동을 찾아낼 가능성이 크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성서의 10계명 장면에서 흥미로운 건 계명이 적힌 석판이 두 개였다는 것. 모세가 시내산에 40일을 있으면서 석판에 하느님의 말씀을 적어 들고 산에서 내려왔다. 이스라엘 백성이 그사이에 금송아지 우상을 만들어 숭배하고 있는 모습을 본 모세는 대노한다. 자기 형 아론까지 우매한 백성과 함께 금송아지 우상을 섬기는 모습을 본 모세는 석판을 던져서 깨버렸다. 전말을 파악한 모세가 금송아지가 우상 숭배에 가담한 3000명가량의 사람을 숙청함으로써 화를 푼다. 모세가 시내산에 다시 올라가 10계명이 적힌 석판을 다시 받았다.

하나님, 즉 야웨에게서 받은 석판을 화가 난다고 던져서 깨버리는 모세의 기개가 대단하다. 그새를 못 참고 금송아지 우상을 만든 이스라엘 백성의 행태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모세가 시내산에 다시 올라갔을 때 하나님에게 석판에 관해 뭐라고 설명했을까. 야웨는 이미 산 밑의 사태를 알고 10계명이 적힌 석판을 미리 만들어놓았다가 모세에게 전했을까. 유대교 랍비들이 아마 많은 설명을 내어놓았을 텐데…. 

 

오디세이아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광야를 40년 헤매고, 시내산에서 40일 머무는 등 성서에는 40이란 숫자가 많이 나온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데 필요한 상징적인 숫자로 사용됐다고 보면 된다. 

오디세우스는 아가멤논을 도와 트로이 전쟁에 승리하고도 고국인 이타카섬으로 돌아가는 데 많은 시간을 허비하며 고초를 겪었다. 트로이 전쟁 10년, 귀향길 10년으로 20년의 세월을 객지에서 묻었다고 『오디세이아』는 전한다. 

트로이 전쟁에 대해서는 실제로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고고학계가 보지만 기간과 규모에 관해서는 정확하게 밝혀진 게 없다. 출애굽과 마찬가지로 트로이 전쟁은 구체적으로 확인 가능한 명확한 역사라기보다는 종교와 인문의 젖줄로 기능한다. 아무튼 대표적인 그리스 서사시에서 10을 이렇게 사용한 걸 참고하면 고대인에게 10의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오디세우스의 트로이 전쟁 참전과 험난한 귀환과정을 묘사한 『호머의 오디세이』 영문판.

 

 

글·안치용 
인문학자 겸 영화평론가로 문학·정치·영화·미술·신학 등에 관한 글을 쓴다. ESG연구소장으로 지속가능성과 사회책임을 주제로 활동하며 사회와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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