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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액면분할 후 첫 주총…'주주 홀대' 불만 폭주
삼성전자, 액면분할 후 첫 주총…'주주 홀대' 불만 폭주
  • 김진양 기자
  • 승인 2019.03.20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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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기 정기 주주총회 개최…박재완 전 장관 등 사외이사 선임
"어려운 환경 속 새로운 변화·도전 하겠다"

삼성전자가 50대1 액면분할 후 첫 번째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1년 사이 주주 수가 5배 가까이 늘어난 만큼 삼성전자는 나름의 준비를 마쳤으나, 입장부터 불편을 겪은 주주들은 불만을 쏟아냈다. 이에 삼성전자는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사과를 거듭했다. 주총에 앞서 논란을 빚은 사외이사 선임안건 등은 원안대로 모두 승인됐다. 

삼성전자는 20일 오전 9시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제50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삼성전자가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이한데다, 지난해에는 매출 240조원·영업이익 59조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이번 주총에 대한 관심은 여느때보다 높았다. 특히 지난해 실시한 액면분할로 주주 수가 크게 증가해 참석자 규모도 대폭 늘었다. 한국예탁결제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주주 수는 약 78만8000여명으로 전년 말(15만8000여명) 대비 5배가량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20일 서초사옥에서 제50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총 시작 시간이 임박해서도 건물 외부에는 입장을 대기하는 주주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사진/김진양 기자
삼성전자는 20일 서초사옥에서 제50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총 시작 시간이 임박해서도 건물 외부에는 입장을 대기하는 주주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사진/김진양 기자

5배 늘어난 주주…입장부터 난관

이날 서초사옥 주변에는 아침부터 많은 사람이 몰렸다. 주총장이 위치한 5층까지 3대의 엘리베이터로만 이동이 가능해 대기 행렬이 늘어선 것. 주총 시작 시간인 9시가 임박해서도 건물 외부에는 수 백명의 사람들이 줄을 지어 서 있었다. 이들이 주총장에 입장을 마친 시점은 주총이 시작한 지 약 한시간 반가량이 지난 10시30분경이다. 삼성전자가 집계한 주총 참석자 수는 약 1000명으로 400여명 정도의 평소 수준을 크게 상회했다. 삼성전자가 예측한 800여명보다도 많았다. 삼성전자 측은 예년보다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추가 좌석을 마련하고 대형 TV 등을 통해 실시간 현장 중계를 했다. 하지만 이는 턱 없이 부족했다. 주총장 내부에는 뒤늦게 입장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선채로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상당했다. 

입장부터 불편을 겪은 주주들은 주총 내내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한 주주는 "8시반에 도착했는데 행사장에 들어오는 데만 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미세먼지가 난리인데, 아무런 얘기도 없이 줄만 세우고 있다"며 삼성전자 측의 사과를 요구했다. 주총 참석을 위해 마산에서 올라왔다는 또 다른 주주도 "주주들을 추운 밖에서 한 시간 넘게 세워두는 홀대를 하면서 정작 주총은 몰이꾼들을 앞세워 순조롭게 진행시키고 있다"며 "주주 대하기를 이렇게 한다면 삼성전자가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이에 주총 진행을 맡은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교통 편의성과 시설 환경 등을 감안해 장소를 마련했지만 불편을 끼친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향후에는 보다 넓은 시설에서 주주들을 모실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삼성전자도 주총 종료 후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삼성전자는 "늘어난 주주님 수를 감안해 주주총회자 좌석을 두 배로 늘렸으나 주주님들의 관심에 비하면 많이 부족했다"며 "내년 주주총회에서는 장소와 운영방식 등 모든 면에서 보다 철저히 준비해 불편을 끼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삼성전자는 20일 서초사옥에서 제50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0일 서초사옥에서 제50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삼성전자

박재완 등 3인 사외이사 선임

이날 안건으로 상정된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은 모두 원안대로 승인됐다. 특히 주총에 앞서 관심을 집중시켰던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의 사외이사 재선임, 김한조 하나나눔재단 이사장,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 신규 선임의 건은 "(후보자들이) 주주와 사회 공익을 위해 공평무사하게 일을 할 수 있는가 의구심이 든다"는 일부 주주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으나 큰 이변 없이 박수로서 통과됐다. 특히 국내 의결권 자문기구와 해외 연기금 등으로부터 반대 의견이 제시됐던 박 전 장관 재선임에 관해 김 부회장은 "상법상 결격 사유가 없다"며 "교수로서 자유롭게 학문 연구를 하고 있어 독립성에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안건 논의 중에는 후보자들의 적합성 문제와 별개로 선임 배경을 명확히 밝혀달라는 주주들의 요구도 이어졌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위원장인 김종훈 키위모바일 회장이 주총 중 이사 후보 선임 일정과 이유 등을 설명했지만, 주주들에게 사전 제공하는 정보에 이를 우선 명시해 달라는 것. 발언권을 얻은 한 주주는 "사전 유인물에는 후보들의 약력만 적혀있고 오늘에서야 선임 이유를 알 수 있었다"며 "배경을 미리 설명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박 전 장관은 국정 운영 경험과 학문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경영 감독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 김 이사장은 재무 전문가이자 경영자로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후보로 추천됐다. 안 교수는 소외 계층과 공익에 헌신한 의료 전문가로 환경·안전·보건 등의 측면에서 회사의 지속가능한 경영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됐다. 

"시장 1등 수성 자신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변신과 도전에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부회장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자신감을 수 차례 드러냈다. 그는 "고성능·고용량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중장기 수요는 견조하다"고 말했다. 이어 "본원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메모리는 기존 시장 지위를 공고히하고 비메모리는 사업 내실을 다져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키워나가겠다"고 언급했다. 

 

2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제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2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제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도 김 부회장은 "반도체 산업은 자본의 투자도 중요하지만 기술 격차에 따른 장벽이 높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일축했다. 그는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과감한 투자, 최상의 고객 서비스를 통해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고동진 IM부문장 사장 역시 새로운 기회가 오고 있다며 앞날을 낙관했다. 그는 "5세대(G) 이동통신은 르네상스를 일으킬 수 있는 변혁의 시대"라며 "5G 사업을 10년간 준비해 왔고 표준이나 특허에서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전세계 유일하게 장비, 단말, 칩셋 솔루션을 보유한 회사"라며 "미국 이외 인도, 일본, 유럽 지역 등에서도 장비 수주를 비롯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마트폰 사업이 고전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에 대해서도 "성과로 보답하겠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고 사장은 "지난 2년간 중국에서의 사업이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조직, 사람, 유통채널 등 모든 것을 바꿨고 갤럭시S10에서는 좋은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그는 또 "그간 인도를 수 차례 직접 방문하며 시장을 정확히 타게팅하는 전략들을 올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행 중"이라며 "매출액은 물론 수량에서도 확실한 1위를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이 외에 삼성전자는 사업장 안전, 지배구조 투명화, 주주가치 제고 등에 대한 의지도 피력했다. 안전을 우려하는 한 주주의 질문에 대해 김 부회장은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피해를 입은 분들이나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회사는 안전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개선해 왔지만 부족한 부분들이 있지 않았다고 겸허히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환경 안전은 잠시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문화 자체를 바꾸려 한다"며 "모든 회의 시작 전 환전안전 10계명을 제창하는 등 자기 집보다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액면분할 후 주가가 하락해 재산 피해를 입었다는 주주의 항의에는 "미국 금리인상과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에 따라 주가도 영향을 받았다"며 "임직원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견조한 실적 달성과 주가 상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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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jy.kim0202@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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