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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력발전, 시장의 손아귀로 넘어간 국가자원
수력발전, 시장의 손아귀로 넘어간 국가자원
  • 다비드 가르시아 l 언론인
  • 승인 2019.06.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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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력에너지개발의 요람으로 통하는 프랑스는 수력자원을 국가가 관리하는 식으로 경제·관광·환경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이익을 누려왔다. 그런 만큼 수력발전댐 운영을 민영화하라는 유럽연합집행위원회의 명령은 모든 유관업계 종사자들의 반발을 사기에 충분하다. 단 프랑스 정부는 예외다.

 

<또 다른 법에 복종>, 2017-엘리자 더글라스

2018년 11월 초, 아베롱 들판 위에 펼쳐진 작은 도시 몽테지크. 지평선 너머로 보이는 건물이라고는 고원 위에 우뚝 솟은 12세기의 유산 발롱성이 유일하다. 프랑스전력공사(EDF) 직원 넷과 비좁은 회사 차량에 끼어 앉은 취재진은 동굴의 입속으로 서서히 빨려 들어갔다. 800m 아래, 높다란 천정을 머리에 인 인공동굴 속 깊은 곳에 수력발전기 4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당장이라도 로트강 지류인 트뤼에르 강물을 끌어올릴 채비가 된 듯 보였다. 2분이면 곧장 터빈을 돌려 원자력발전소 1기에 맞먹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으리라. EDF 중앙산지(마시프상트랄) 발전을 담당하는 브누아 드생은, “당신이 센 강을 기습해 별안간 강의 흐름을 멈추게 한 다음, 강물을 에펠탑 꼭대기로 끌어 올리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몽테지크 발전소와 같은 양수발전소(양수발전은 수력발전의 한 형태로, 야간이나 전력이 풍부할 때 펌프를 가동해 아래쪽 저수지의 물을 위쪽 저수지로 퍼 올렸다가 전력이 필요할 때 방수해 발전한다-역주)는 대개 즉석에서 에너지를 생산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때를 대비해 대량으로 저수지에 물을 저장하기도 한다. “전력소비가 낮은 주말에는 하부 저수지의 물을 길어 올려 상부 저수지에 보관하고, 전력소비가 늘어나는 월요일 아침이 되면 다시 상부 저수지의 물을 하부 저수지로 옮겨 터빈을 돌리고 전기를 생산한다.” 몽테지크 발전소를 담당하는 드니 캉봉이 설명했다. 양수발전기는 상당히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령 야간에도 절대 가동을 중단하면 안 되는 원자력발전소의 경직성을 보완해준다.

 

프랑스 수력발전댐을 향한 EU의 압력

훌륭한 재생에너지인 수력 전기는 프랑스 전체 전력생산의 12%를 차지한다. EDF가 관리하는 몽테지크 양수발전소는 트뤼에르 유역에 있는 11개 사업시설물 중 하나다. 현재 모두 댐 소유주인 프랑스 정부와 시장 개방을 끈질기게 요구하는 유럽연합집행위원회 사이에 줄다리기 협상이 한창인 시설물들이다. 양측의 협상 대상에 오른 댐은 모두 400개에 이른다. 대개는 프랑스 전체 수력발전의 83%를 손아귀에 쥔 공기업 EDF가 운영하고 있다. 

그 밖에 기타 지역시설을 제외한 나머지 시설은 론강공사(CNR)가 12%, 미디수력회사(SHEM)가 2%씩 나눠 맡고 있다. CNR과 SHEM은 사실상 모두 프랑스가스공사(GDF)와 수에즈의 합병으로 탄생한 민영기업 엔지의 자회사들이다.(1) 말하자면 유럽연합과 프랑스의 신자유주의 논평가들조차 ‘독점 지위의 남용’이라고 입을 모아 말할 만한 사례라고나 할까.

1946년 전력사업 국유화법으로 탄생한 EDF는 1990년대 이후 유럽연합이 제정하고 프랑스가 동의한 법안에 따라 독점적 지위를 위협받는 처지가 됐다. 1993년 피에르 베레고부아 사회당 정권은 공공서비스의 위탁기한을 축소하고 홍보방식을 다각화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 일명 ‘사팽법’을 통과시켰다. 2004년 장피에르 라파랭 정권 하에 공기업이던 EDF는 주식회사로 변모했고, (이론적으로는) 수력 부문에서 사업권 만료와 동시에 더 이상 시장개방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각종 술책으로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민간위탁의 요구를 저지해왔다.

2010년 4월 22일, 장루이 보를루 환경·에너지장관은 사업권이 만료되는 프랑스 전체 발전소의 20%를 차지하는 51개 사업에 대해, 경쟁 입찰로 사업자를 재선발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프랑수아 피용 정부는 곧바로 계획을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시장 자유화를 재촉하는 유럽연합과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는 EDF 노조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를 핑계로 차일피일 실행을 미뤄온 것이다. “니콜라 사르코지와 프랑수아 피용은 전기요금을 일정 수준으로 규제하는 조건으로 수력발전댐을 시장에 개방하기로 한 유럽연합집행위원회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유럽의 대기업들이 프랑스에 세운 자회사들로 구성된 주요 산업압력단체 프랑스전기가스독립협회(AFIEG)의 회장 마르크 부디에가 노발대발하며 말했다. 

2012~2013년 환경장관을 맡았던 델핀 바토는 댐 사업을 민영화하는 계획에 반대하며, 수력발전공사를 설립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유주의 정찰대’가 즉시 그녀를 잡기 위해 출동했다. 그녀는 피에르 모스코비치 경제장관(현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으로부터 모진 호통을 당한 뒤, 부분적 재국유화라는 이단적 계획을 포기해버렸다. 그리고 다시 평범한 하원의원 신분으로 돌아간 이후 그녀는 지난 20년간 프랑스 정부의 정책에 대해 줄곧 비판적 시선을 견지했다. 현재 생태주의시대당(GE) 대표를 맡고 있는 델핀 바토는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수력발전분야에서 공공운영 체계를 유지하려 하지 않았다. 미온한 태도로 일관한 것은 분명하다. 정부는 항상 유럽집행위원회에 모든 것을 내맡기고 있다. 집행위가 사팽법을 원류로 한 법률의 적용을 부단히 요구함에도 말이다.” 

특히 유럽연합집행위원회는 계약 기간을 연장받은 30여 개 시설에 대해, 사업자 재선정을 촉구했다. 지난 3월 7일, 유럽연합집행위원회는 특히 “프랑스와 포르투갈 당국의 법률과 관습 상당 부분이 유럽연합 법률에 저촉된다”고 지적했다. 집행위는 2015년 10월 22일 이전 서한에서도, “현상 유지는 수력발전 사업자들에 균등한 기회를 주지 않고, 프랑스 전력 소매시장에 대한 EDF의 독점적 지위를 지속하거나 더 강화하는 것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2) “EDF는 달마다 다른 공급자에게 10만 명의 고객을 빼앗기고 있다. 게다가 재생에너지의 발전으로, 신규시설물 중 EDF에 할당되는 것은 고작 8~10%에 불과하다”고 프랑스 하원 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이자 이제르 지역 사회당 소속 의원으로 활동 중인 마리노엘 바티스텔이 반박했다. 2013년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의 결론 부분에서도 이미 그녀는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시장 개방은 프랑스가 지난 1세기에 걸쳐 일관된 산업 및 에너지 정책을 추진한 끝에 얻은 값진 열매를 결국 짓밟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하지만 이토록 중대한 결정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과연 의회의 심의나 협의 절차를 거쳤을까? 유럽연합의 법률을 반드시 준수할 의무가 있다는 명분을 앞세워, 승인과정은 공익 침해를 묵인한 채 조용히 이뤄졌다.”(3)

2018년 1월, 니콜라 윌로 환경장관은 아무리 경쟁력이 가장 높은 입찰 조건을 제시하더라도 한 사업자가 사업의 2/3 이상을 독식하지 못하게 하자고 유럽연합집행위원회에 제안했다. “이 제도는 확실히 대부분의 유역에서 사업권 계약이 만료에 이른 EDF의 행동반경을 더욱 좁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랑스노동총동맹(CGT) 노조대표위원인 파브리스 쿠두르가 비난했다. 공기업인 EDF의 경영진은 이런 계획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아직 EDF는 국가가 8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경쟁이 형평성 있게 이뤄지기를 요구한다. 무엇보다 EDF도 사업자 재선정을 위한 경쟁 입찰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EDF 수력부장 이브 지로가 말했다.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고 수십 년에 걸친 감가상각으로 현재 높은 수익성을 담보해주는 여러 댐이 수많은 프랑스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15면 박스기사 참조). 바티스텔이 공저자로 참여한 한 의회 보고서에 의하면, “수력발전시설은 연간 25억 유로의 영업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투자비와 자본수익을 제외한 순이익이 연간 12억 5천만 유로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원자로 2기에 버금가는 전력생산을 자랑하는 트뤼에르 유역은 프랑스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발전설비가 모여 있는 곳이다. 그런가 하면 부스케 전망대는 유유하게 굽이치는 강줄기와 이 유역에서 가장 오래된 댐인 사랑(Sarrans) 댐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하며 수려한 장관을 자랑한다. “가장 최근인 2014년 시설물 점검을 위해 저수조의 물을 모두 뺐을 때 1934년부터 가동되기 시작한 사랑 댐 시설은 여전히 건재한 모습 그대로였다. 이 시설은 너무나도 유지 관리가 잘 돼 있어 수명이 길다”고 드생이 지적했다. 

사랑 댐 및 이와 연계된 브로마 발전소는 2012년 사업권이 만료될 예정이다. 그 외 나머지 9개 시설도 2021~2037년 사이 계약 기간이 만료된다. 정부는 10억 유로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11개 계약 건을 일괄적으로 묶어 EDF의 운영권을 연장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사회당 출신인 세골렌 루아얄 환경장관 시절에 통과된 2015년 8월 17일 자 에너지 전환법은 이처럼 신성불가침한 시장 개방 원칙을 성역화했는데, 예외적 조건부로 위와 같은 종류의 사업권 연장만은 허용했다. 그러나 유럽연합집행위원회는 바로 이 부분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이는 수자원 이용의 다양성을 무시한 처사다.

관개수 활용, 수량 조절, 관광객을 위한 수경 사업, 어업 등 댐이 지닌 경제사회적 유용성은 단순히 에너지 차원을 크게 넘어선다. 가령 EDF는 1989년 맺은 협약에서 지난 가뭄 때의 악몽을 재현하지 않도록 연간 3,300만㎥의 물을 공급하며 여름철 로트강에 강물을 보완해주기로 약속했다. 최종적으로 로트강이 지나는 5개 도(道)는 EDF에 1,890만 유로를 지급했다. 갈수기 물 보충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설치된 공공기구인 ‘로트강 지역 간 협의회’ 회장 세르주 블라디니에르는 이것이 “극히 미미한 금액”이라고 시인했다. 지역의원인 그는 설명했다. “EDF는 추가비용을 요구하지 않고 댐의 물 방류를 허용했다. 만일 시장 개방으로 민영사업자를 상대했다면, 본래 입찰지침서 규정에 없었던 추가 사항에 대해 별도의 비용을 요구했을 것이다.”

입찰 전 작성되는 입찰지침서(시방서)에는 사업자의 권리와 의무에 관한 규정이 담겨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모든 상황을 전부 예측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입찰지침서를 세세하게 작성한 경우일지라도, 기후변화 같은 변동사항까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일군의 변호사를 대동한 민간사업자는 입찰지침서에 작은 수정사항만 생겨도 최대한 큰 비용을 받아내기 위해 온갖 수작을 부리곤 한다.” 노동자의 힘(FO) 소속 광산에너지연맹(FMEN) 유럽 및 국제 지역 담당 노조대표위원 프레데릭 피나텔이 경고했다. 이처럼 ‘신성불가침’한 계약규정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 고속도로 사업자들도 이미 큰돈을 챙겨간 바 있다.

이제르 도에 속한 마테진코뮌공동체(CC)의 자치단체장인 조엘 퐁티에는 EDF의 드락 유역 사업 연장을 열렬히 지지한다. 유럽 범선 경기의 성지로 통하는 몽테냐르 인공호수는 매년 수천 명의 방문객이 발걸음 하는 관광지다. 그런 만큼 EDF는 갈수기에도 호수의 수량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2011년에 사업권이 만료된 상류 소테 저수지에 대해서도 EDF는 관광객 유치 차원의 문제를 놓고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왔다. “민간 사업자는 이윤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여름철 수량 보충을 할 경우 당연히 비용을 청구할 것이다.” 퐁티에 의원은 EDF가 이 수익성 높은 사업들에서 물러나는 경우, 민간사업자와 사이에 수자원 이용과 관련한 온갖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며 깊이 우려했다.

 

원자력 시설 지역에 있는 노후한 댐은?

더욱이 프랑스의 수력 시스템은 시설물 운영을 최적화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특히 도르도뉴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한 사업자가 동일 유역의 시설물을 일괄 관리하게 함으로써 더욱 효율적인 운영에 힘쓰고 있다. 사실 전력 수요가 높은 시간대에 생산된 전기는 수요가 낮을 때보다 더 비싸게 팔린다. 그런데 사업자가 수익성이 낮은 시간대에도 계속 전기를 생산하며, 금전적 이익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더 신경을 쓸 것이라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겠는가?

프랑스전기가스독립협회(AFIEG)는 이런 반론을 단방에 날려버린다. “프랑스 공공 송전망(RTE)에 연결된 모든 생산자는 법적으로 모든 잔여 전력을 공급해야만 한다. 따라서 이번에 물러나는 사업자와 마찬가지로 새 사업자 역시 전력시스템 안정에 충분히 기여할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노동조합 쉬드에네르지가 면밀하게 작성한 한 심층 보고서에 의하면, 이미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앵 지역 뷔제 원자력발전소 냉각 문제가 대표적이다. 2001년 EDF는 이 지역 수력 시설물 운영을 시설물 시공자인 론강공사(CNR)에 양도해야 했는데, 이 과정에서 자사 원자로 냉각을 위해 수력발전댐의 수량을 일정하게 유지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CNR은 메가와트시(Mégawattheure) 당 전기료가 가장 낮은 금요일 밤부터 토요일까지 번번이 제니시아 댐의 방류량을 낮췄다. (…) 그 바람에 뷔제 원자력발전소 2호기와 3호기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이 지역을 담당한 EDF 전 직원 장 플뤼셰르가 말했다. 2003년 공기업 EDF는 초당 140m3의 유량을 항시 유지하는 규정을 계약조건에 추가했다. 물론 일정 비용을 지급하는 대가였다.

EDF의 여타 사업시설물을 인수하기를 희망하는 SHEM(엔지의 자회사인 미디수력회사)은 피레네아틀랑티크 지역의 오소 유역 댐을 포함해 현재 자사가 관리 중인 댐에 대해 수의 계약을 연장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시장 개방이지, 최대 경쟁자인 EDF에 타격을 주는 것은 아니다.” 그웨나엘 위에트 엔지 부사장이 그럴듯한 근거를 들어 주장했다. 그녀는 양수발전소를 건설하는 조건으로 2012년 만료되는 시설물의 운영권을 계속 연장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지만 허사였다. “오소 유역은 SHEM의 총매출액의 1/3을 차지하는 사업장이다. 이 사업을 잃는 순간 기업의 미래가 위태로워진다.” 아르투스트 총 책임자 올리비에 마르펭이 말했다. 아르투스트는 고도 2,000m에 자리한 오소 유역 내에서 최고 낙차를 자랑하는 댐이다. 

오소 유역의 모든 시설물에서는 SHEM 직원들의 우려가 피부로 느껴진다. “수력발전사업 자유화 결사반대!” 라렁의 우라 발전소에 내걸린 CGT(프랑스노동총동맹)의 현수막은 관리직을 포함한 모든 직원들의 심정을 고스란히 대변했다. 발전소를 방문했을 때 작업장 앞에 소규모 노조 대표단이 나와 취재진을 맞이했다. “지금 사업권 재계약 문제로 회의가 열리고 있다. 3주 전부터 월요일 아침마다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이 작업장에서 일하는 45명의 노동자는 다른 작업장으로 이전해야 하는 상황이 올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클로드 에트슐라멘디 CGT 노조대표위원이 말했다. 만일 운영사업자가 바뀐다면, 현재 SHEM이 담당하고 있는 댐 유지 보수에 배속된 모든 노동자는 이 회사의 다른 시설물로 이동해야만 할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비록 오소 유역에 대해서는 수의 계약 연장을 거부했지만, 그 외 다른 지역에서만큼은 엔지 그룹에 대해 매우 포용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현 행정부는 SHEM(SHEM, CNR 모두 엔지의 자회사-역주)에 대해 보수공사를 조건으로 도르도뉴 유역의 사업권을 2048년까지 연장해주기로 했다. CNR의 18개 댐 관련 사업권에 대해서도 5억 유로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2023년부터 2041년까지 연장해주기로 했다.(4) 

그러나 EDF의 경우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EDF는, 론강 유역의 사업은 CNR가, 트뤼에르 유역의 사업은 자사가 담당하는 현행 체제를 연장받기를 원했다. 2018년 6월 19일 총리에게 보낸 서신에서, 장베르나르 레비 EDF 사장은 이 같은 선택이 불러올 파장에 대해 경고했다. “지금까지 EDF는 모든 사업시설물을 일괄 관리해왔다. 앞으로 경제적 효율성을 추구하게 될 EDF가, 사업권이 만료됐거나 만료될 예정인 사업시설물 중 자사에 경제적 손실이 될 만한 것은 정리하게 될 것이다.”

특히 EDF에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사업으로 가장 자주 거론되는 것이 이제르 지역의 로망슈에 소재한 샹봉 댐이다. 이 아치형 댐은 일명 ‘콘크리트 병’을 앓으며 숱한 보수공사의 대상이 돼 왔다. “이 댐은 전혀 수익성이 없다.” 에너지분과 관리직·간부직총연맹(CFE-CGC) 사무총장 알렉상드르 그리야가 말했다. 공기업 해체에 반대하는 노조들은 수력발전 운영자가 분할되는 상황을 깊이 우려한다. 가장 수익성이 낮은 댐이 희생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대도시, 특히 원자력 시설이 있는 상류에 위치한, 수억m3의 물을 저장하고 있는 노후화된 시설에 대한 우려는 상당하다.

 

수익이 안전보다 우선시 될 때

EDF가 안전유지를 위해 연간 4억 유로의 예산을 할애하고 있다지만, 항상 이 부분에서 모범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쉬드에네르지는 1996년 첫 전력시장 자유화 지침이 채택된 이후 EDF가 어떤 식으로 유지보수 비용을 현격히 절감해왔는지를 보여줬다. 결국 2006년 1월 29일 도르도뉴 튈리에르 댐 수문에 균열이 일어나면서, 갑작스럽게 5백만m2의 물이 예고 없이 방류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하지만 다행히도 큰 피해는 없었다. “이 수문보수 공사에만 유지보수 예산의 50% 이상이 투입됐다. 유지보수 예산이 줄었을 경우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여실히 보여준다. 경제적인 문제가 안전보다 우선시될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지 말이다.” 장프랑수아 아스톨피가 말했다.(5) 사고 당시 수력 생산·엔지니어링 책임자로 일하던 그는 안전을 최우선 선결과제로 삼기 위해 실시된 일명 ‘수퍼 히드로’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하지만 수력발전시장을 자유화하는 경우, 또다시 예전처럼 수익성을 우선시하던 풍토가 반복되는 것은 아닐까?

지금부터 2023년까지 전체 수력 사업의 1/3, 즉 150여 개 댐에 대한 사업권이 계약 만료에 들어간다. 프랑수아 드 뤼지 생태 및 연대전환부 장관은 지금부터 2019년 말까지는 반드시 수력시장 개방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6) 하지만 파리 공항 민영화 사업처럼, 행정부는 의회의 강경한 반대에 부딪힐 것이 분명하다. 공산당 소속의 위베르 윌프랑 하원의원이 발의한 4월 5일 자 결의안은 대규모 민중 시위 이후의 독일이 그랬듯, 프랑스 정부도 유럽연합집행위원회에 수력발전 분야를 시장 개방 분야에서 제외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 결의안에는 공화당(LR)을 비롯한 야당 출신 113명의 의원의 서명이 담겨있다. 

“시장 개방이 항상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전제는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의회가 수력에너지 문제에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서 유럽연합집행위와 힘겨루기를 시작하는 일이다. 국가가 잠에서 깨어나야 한다.” 보클뤼즈 지역의 하원의원이자 공화당(LR) 부대표인 줄리앵 오베르가 결의안 서명에 동참한 동료 정치인들과 함께 가진 공동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의회의 반란’이 기업인과 그리고 이 기업인들의 이익을 수호하는 유럽연합집행위원회의 행보를 과연 저지할 수 있을까?    

 

 

그들만의 입찰 경쟁

2018년 11월 6일, 프랑스하원 수력발전사업 자재선발 연구모임의 수장 줄리앵 오베르는 사업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입찰을 희망하는 기업의 대표자들을 초청했다. 노르웨이의 스태트크래프트, 핀란드의 포텀, 프랑스의 프랑스전력(EDF) 및 토탈디렉에네르지가 이 보클뤼즈 지역 공화당(LR) 소속 의원의 부름에 응답했다. 이 자리에서 각 기업은 자사가 입찰지침서에 나온 세 가지 기준에 부합하는지 검토했다. 그 세 가지 기준이란 바로 에너지 효율성, 환경 영향과 수자원 활용, 국가와 지자체에 부과하는 이용료의 수준이었다.

정부가 내심 마음에 두고 있는 유력 후보, 토탈디렉에네르지는 거대한 야심을 드러냈다. “나는 의회보고서들이 내놓는 분석에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 시장 자유화는 충분히 긍정적인 영향을 낳을 수 있다.”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파비앵 쇼네 부사장이 말했다. 모든 입찰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이 토탈 그룹의 자회사는 향후 5년 안에 전체 시장의 15%를 점유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엔지 역시 입찰참여 의지를 굳이 숨기지 않는다. 그웨나엘 위에 엔지 부사장은 “우리도 경쟁 입찰에 참여할 것이다”라고 분명히 말했다. 그녀는 2018년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영 글로벌 리더’로 선정되면서, 현재 엔지의 신예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수력발전사업 자재선발 1차 계획 발표 당시에는 장루이 보를루 장관의 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스태트크래프트 프랑스의 아르노 벨랑제 수력부장은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우리는 오소(Ossau) 유역을 샅샅이 살펴봤다. 기술, 재정, 에너지까지 모든 면에서 훌륭한 사업이다.” 사부아의 보포르텡, 트뤼예르, 도르도뉴 등에 이르기까지 이 노르웨이 기업은 ‘고부가가치’ 사업에 대한 야심을 공공연히 드러냈다. 유럽수력발전기업 스태프크래프트는 지금으로부터 2025년까지 최소 1,000mw(메가와트)의 전력을 확보하는 것을 계획으로 삼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현 사업자가 입찰시장의 95%를 차지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포텀 프랑스의 벵자맹 티보 사장도 경고했다. 한편 스웨덴의 바텐팔, 스위스의 알픽 및 BKW도 조심스럽게 입찰 시장에 문을 두드렸다.  

이 유럽의 기업들은 프랑스 입찰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열려 있지만, 정작 EDF와 엔지는 노르웨이, 스위스, 핀란드, 스웨덴, 독일, 오스트리아 등 다른 유럽 주요 전력생산국의 입찰 참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가 원하는 시장 개방이란, 다른 유럽국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 4월 30일, EDF의 최고경영자 장-베르나르 레비가 회장직 연임에 앞선 하원 청문회 도중 유럽집행위의 ‘집요함’을 거론하며 맹비난했다.

 

글·다비드 가르시아 David Garcia
언론인

번역·허보미 jinougy@naver.com
번역위원

 

(1) CNR의 지분 구성은 엔지가 49.7%, 신탁사가 33.2%, 지자체가 16.8%이다. SHEM의 지분은 엔지가 100% 보유하고 있다.

(2) Aurélien Bernier, ‘Electricité, le prix de la concurrence(전기, 경쟁가격)’,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2019년 5월호. 

(3) ‘Rapport d'information sur l'hydroélectricité(수력전기에 관한 보고서)’, 프랑스 하원, 파리, 2013년 10월 7일.

(4) ‘Projet de prolongation de la concession du Rhô̂ne, synthèse du dossier de concertation(론강 유역 사업권 연장 계획, 협의문건정리)’, 프랑스 생태연대전환부, 파리, 2019년 4월 19일.

(5) ‘Sud Énergie’의 보고서, ‘EDF 수력발전 전문가 의견(Paroles d'expert.e.s d'EDF Hydraulique)’, 2018년 5월 16일, www.sudenergie.org.

(6) 프랑스 상원 토론, 파리, 2019년 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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