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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돌린 SK하이닉스…세계 최초 HBM3E 양산 '초읽기'
떡 돌린 SK하이닉스…세계 최초 HBM3E 양산 '초읽기'
  • 김나현 기자
  • 승인 2024.02.26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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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양산 가능성 高
엔비디아 이어 공급 확대 관측
'메모리 센트릭' 전환 기대 커져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26일 열린 '민·관 반도체 전략 간담회'에 참석했다. 2024.2.26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26일 열린 '민·관 반도체 전략 간담회'에 참석했다. 2024.2.26

 

SK하이닉스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신제품이 양산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르면 3월 중 양산을 시작해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가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반도체 업체 중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큰손인 엔비디아 공급 주도권을 가장 먼저 잡으면서 올해 예상보다 빠른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여타 글로벌 빅테크들도 자체 AI칩 개발과 생산을 추진하면서 여기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메모리반도체의 위상도 함께 커지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2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열린 '민·관 반도체 전략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HBM3E는 저희가 예상한, 계획한 일정대로 (양산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월 양산설'에 대해서는 "꼭 특정해서 말씀드려야 하냐"며 "상반기 중으로 봐달라"고 답했다. 

공식적으로 곽 사장이 HBM3E 양산 시점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3월 양산 시점에 대해 부정하지 않은 만큼 3월 양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5세대 HBM 제품인 HBM3E의 첫 번째 ‘로트(Lot)’를 찍은 기념으로 관련 업무를 다루는 일부 직원들에게 떡을 돌렸다.

로트는 반도체의 원재료인 웨이퍼 25장을 이르는 단위다. 반도체 공정에서는 생산 편의를 위해 웨이퍼가 공정에 투입되는 순서에 따라 번호를 매긴다. 첫 번째 로트를 찍었다는 것은 제품 양산이 임박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HBM3E는 엔비디아가 올해 출시하는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가속기 H200과 B100에 탑재된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H100에 4세대 HBM인 ‘HBM3’를 공급하고 있고 지난해부터 HBM3E 샘플을 공급하며 본격적인 양산과 탑재 시점을 조율해왔다.

HBM3E 공급은 메모리 판매 단가와 수량을 동시에 올릴 수 있는 기회다. 엔비디아의 가속기 신제품이 메모리 탑재량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H200의 HBM3E 탑재량은 141GB(기가바이트)로 전작인 H100(80GB)과 비교하면 75% 이상 용량이 늘었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가 80% 넘는 점유율로 독점적 위치를 지키고 있는 만큼 많은 물량의 주문도 담보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세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가 올 한해 10조 원을 넘어서는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빅테크들도 자체 AI칩 개발 속도를 올리고 있어 고객사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AI 서버 칩 ‘마이아’를 연말 인텔의 1.8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에서 양산하기로 했다. 메타 역시 자체 개발한 AI 칩을 연내 데이터센터에 투입할 계획이다.

AI 반도체 시장의 선점을 위해서는 메모리 고급화와 고용량화가 필수 조건이 되면서 장기적으로는 메모리반도체가 AI 구동의 중심 역할을 하는 ‘메모리 센트릭’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강하다. 이렇게 되면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삼성전자 등 메모리 제조사들이 AI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입지도 한층 확장될 수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HBM 매출은 HBM3E 시장 과점의 독점화가 강화되며 오는 2분기부터 급상승할 전망"이라며 "올해 SK하이닉스의 HBM 매출, 영업이익을 각각 42%, 50%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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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현 기자
김나현 기자 tmng1002@gmail.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