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호 구매하기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재판 증인 채택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재판 증인 채택
  • 박태신 기자
  • 승인 2015.01.20 12: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땅콩 회항’ 사건이 현재까지도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오는 30일 열리는 2차 공판의 증인으로 채택되면서 그가 증인채택에 수락할 것인지를 두고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오성우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조현아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 여모 상무, 국토교통부 김모 조사관 등 3명에 대한 첫 공판을 개최했다. 이 날 재판부는 “피고인(조현아)의 양형 부분과 관련해 재판부 직권으로 조양호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유·무죄는 검사나 변호인 측 증거에 따라 판단해야 할 부분이지만 조현아 피고인은 언제든 사회로 복귀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박창진 사무장의 경우에는 과연 대한항공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을지도 재판부의 초미의 관심사다”라는 말로 조 회장의 증인채택 배경을 설명했다.
 
조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을 두고 법조계 등 일각에서는 박 사무장의 향후 거취 등 문제에 대해 그룹 차원에서 직접 입장을 듣기 위해서라고 해석하고 있다. 또한 재판부가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선 이번 사건에서 ‘을’인 박 사무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과 조 회장 채택은 과도한 처사라는 의견이 서로 상충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이 재판 과정에서 극구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 만약 박 사무장의 복귀 역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전 국민들 사이에서 대대적인 ‘반(反) 한진그룹’ 사태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은 사건이 발생된 이래 쓰라린 부진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등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대한항공은 국내선 48만2000명을 수송했다. 이 수치는 1년 전 51만6000명보다 약 3만6000명 줄어든 수치다.
 
반면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의 국내선 여객은 지난 2013년 12월 35만8000명에서 전년동기 대비 40만6000명으로 13.2%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업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계속 혐의를 부인하고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면 대한항공 뿐 아닌 한진그룹 전체에 타격을 줄 수 있으며, 경영일선에서 복귀하더라도 ‘갑질했다’는 꼬리표를 쉽게 떼어내지 못할 것을 염려하고 있다.
 
조 회장의 증인채택이 과도하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는 쪽에서는 현재 경영시간이 멈춰버린 대한항공의 현 상황과 조 회장이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사실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에 당선된 조 회장은 조직위원장으로써 IOC위원 등 각 국 귀빈들과의 만남을 수시로 가져야 한다. 또한 그는 대한항공 및 국내 대기업들의 동계 올림픽 조직위 예산 지원을 끌어당겨야 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조 회장의 증인 채택은 그의 수족을 묶어두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만약 조 회장이 증인 채택에 나서지 않는다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이어 지속적으로 출석을 거부할 경우 7일 이내의 감치에 처해지거나 강제구인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법조계에서는 조 회장의 출석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조 회장이 스스로 조 전 부사장과 관련해 직접적인 사과에 나선 바 있다는 점과 본인의 출석 여부가 조 전 부사장의 양형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은 낮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은 1심 첫 공판에서 혐의의 대부분은 부인하고 불량한 태도를 보여 재판관으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다.
 
조 전 변호사는 이 날 재판을 통해 검찰의 공소사실에 기억과 다르거나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고, 턱을 괴는 등 행위로 재판관으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땅콩회항’ 재판을 담당한 오성우 부장판사에 대해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오 판사는 과거 여성 아나운서를 집단 모욕한 혐의로 재판받은 강용석 변사를 형해 “피고인은 이미 사회적 감옥에 수감됐다”는 말로 꾸짖었다. 또한 오 판사는 최근 최장기 파업을 기록한 철도노조 집행부 4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정기구독을 하시면 온라인에서 서비스하는 기사를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 합니다.
※ 후원 전 필독사항

비공개기사에 대해 후원(결제)하시더라도 기사 전체를 읽으실 수 없다는 점 양해 바랍니다.
구독 신청을 하시면 기사를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 5000원 이상 기사 후원 후 1:1 문의하기를 작성해주시면 1회에 한해 과월호를 발송해드립니다.

박태신 기자
박태신 기자 report8@ilemon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