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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켠 촛불] 36. 모든 것은 허위, 왜곡, 오해입니다
[바람이 켠 촛불] 36. 모든 것은 허위, 왜곡, 오해입니다
  • 지속가능 바람 기자
  • 승인 2017.01.04 0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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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잘하는 것은 타고난 뻔뻔함과 비겁함이 필수이다. 나는 어렸을 때 거짓말을 꽤 잘하는 편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거짓말은 학교에서 친구와 함께 선생님에 관한 나쁜 이야기를 주고받은 쪽지를 선생님에게 들킨 사건이다. 선생님은 그 쪽지를 발견한 후, 이 쪽지를 쓴 사람을 찾기 위해 우리 반 전원의 일기장을 살펴보면서 쪽지에 적힌 글씨체를 비교하였다. 그리고 범인으로 추정되는 2명을 불러냈다. 정말 신기하게도 선생님은 정확히 집어내셨다. 나와 그 쪽지를 주고받은 친구가 지목되었다. 친구는 그 자리에서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하였다. 하지만 나는 ‘뻔뻔하게’ 부인하였다.

 

“저는 잘못이 없습니다. 제가 적은 것이 아닙니다. 억울합니다.”

  

진실은 얼마가지 않아 밝혀졌다. 나는 선생님께서 내 거짓말을 믿을 줄 알았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형벌을 줄이고자, 비난을 줄이고자 ‘비겁한 몸부림’을 쳤다. 하지만 초등학교 3학년의 거짓말 정도는 선생님은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지금 그때를 생각하면 자다가도 이불을 걷어 찰 정도로 창피한 순간이다. 선생님 입장에서 초등학교 3학년짜리 학생이 자신을 속이려고 하는 것이 얼마나 괘씸하고 어이가 없었을까.

 

선생님은 나의 잘못 보다도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는 것에 크게 꾸짖었다. 그리고 사실대로 털어놓은 친구보다 더 큰 벌을 받았다. 물론 선생님을 욕한 것도 아주 잘못한 일이지만, 감히 선생님께 뻔뻔한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더 큰 잘못이다.

 

 

1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박대통령은 출입기자들과 ‘깜짝 간담회’를 열었다. 검찰과 특검 수사과정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직접 해명하기 위해 특별히 어려운 발걸음을 하셨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들은 황당했다. 자신의 잘못을 전면 부인하고 모든 것을 허위, 왜곡, 오해로 돌리며 자신의 무고함만을 피력하기 바빴다. “너무너무 어이가 없다.”, “마음이 답답하고 무겁다.”, “사실이 아닌게 더 힘을 갖고 사실같이 나가고...” 와 같은 말로 세월호 7시간 의혹, 최순실 공동정권 의혹, 비선진료 그리고 삼성합병 개입 의혹을 그저 허위, 왜곡 오해 아래로 뭉개버렸다.

 

*이 기사는 지속가능 바람 대학생 기자단이 11월 27일부터 매일 연재하는 [바람이 켠 촛불] 기획기사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저항 중인 촛불에 동참합니다.

 

김나운 / 바람저널리스트 (http://baram.news / baramy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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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 바람 기자
지속가능 바람 기자 baramye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