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호 구매하기
포스코, 태국 하청업체에 성 접대 요구 갑질
포스코, 태국 하청업체에 성 접대 요구 갑질
  • 최주연 기자
  • 승인 2017.02.06 18: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태국 라용 포스코 강판공장 현장에 파견된 포스코 본사 임직원들이 현지 하청업체들로부터 골프와 성 접대를 요구하고 받은 것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태국 현지 하체업체 측에 퇴폐업소 단체예약 등 요구
 
…4개월간 총 47차례, 2000만원 상당 접대
 
‘황제골프’‧술집‧마사지업소 일주일 평균 두세 번
 
 

국내 최대 철강기업 포스코가 ‘회장직 낙하산’ 논란에 이어, 본사 임직원들의 태국 해외현장에서의 성 접대 요구 등 하청업체 ‘갑질’로 바람 잘날 없다.

지난해 포스코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속, 최순실 씨의 권오준 회장 선임 개입 의혹으로 긴 몸살을 앓았다. 2013년 최 씨의 ‘입김’으로 권 회장이 회장직에 선임될 수 있었다는 의심은 심사과정에서 예정에 없던 영어면접 진행 등으로 끊임없이 제기(권 회장을 제외한 회장 후보는 국내파였기에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됐었다. 게다가 지난해 9월 준공된 태국 라용 포스코 강판공장 현장에 파견된 본사 임직원들이 현지 하청업체들로부터 골프와 성 접대를 받은 것이 밝혀지면서 또다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8월 동남아 최대 자동차 생산국 태국의 라용 아마타시티 산업단지에 동남아 첫 자동차강판 공장인 아연도금 강판공장을 준공했다. 당시 미·중 간 보호무역 한파 속 활로를 뚫었다는 점에서 철강업계와 언론이 주목했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태국은 아세안경제공동체(AEC) 허브 국가로 명실상부한 동남아 자동차 생산기지이자 가전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자신감을 드러냈었다. 그러나 포스코에게 자랑거리였던 태국 강판공장은 현지 하청업체에게는 회사를 부도 위기에 처하게 한 ‘애물단지’였다. 현장에 파견된 포스코 법인장 등 본사 임직원들의 성접대를 비롯한 골프‧술집‧마사지업소 접대 요구로 손해가 막대했기 때문이다.
 
한 언론매체에 보도에 따르면, 강판공장 건설로 태국에 파견된 포스코 임직원들은 현지 하청업체 경영진에게 골프를 치자고 수시로 전화를 걸었고, 골프 접대는 술집과 마사지업소로 이어졌다고 한다. 하청업체 측이 밝힌 접대 횟수는 (기록을 남긴) 4개월 동안만 47번, 비용으로 따지면 2000만원 상당의 접대를 했다고 전하고 있다. 이 접대 요구는 일주일에 평균 두세 번씩 지속됐다.
 
이들 뿐만 아니라 그 외 포스코 직원들도 태국 현장에 방문했을 당시 하청업체 측에 접대 요구를 했다. 포스코 본사 직원 20여명이 태국을 방문했을 때는 파타야 퇴폐업소에 단체예약을 시키고 해당 하청업체 관계자를 ‘하인’다루듯이 했다는 것이다.
 
포스코 갑질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한 하청업체 관계자는 포스코 고위간부가 자신의 지인을 고용하라고 강요하고 4,000만원에 가까운 월급을 주게끔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협력’이 아닌 ‘갑질’로 하청업체를 마음 내키는 대로 ‘조종’한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부도 위기에까지 처한 몇몇 하청업체들은 포스코에 탄원서를 보냈지만 포스코 측은 ‘개인적 일탈’로 치부하고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이들에게 입단속을 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감사를 진행하긴 했지만 업무상 과실과 횡령만 살필 뿐이었다. 실제로 문제가 된 각종 접대와 인사 청탁 등에 대해서는 손을 대지 않은, 문제의 본질을 피한 감사였다는 지적이 포스코 내부적으로도 나오고 있다.
 

포스코의 이중생활, 태국 현지서의 화려한 낮과 밤
 
포스코는 지난 1월 말 태국의 고교축구단에 축구클리닉을 열어 태국 내 포스코의 위상과 친근함을 한층 높이려 한다며 이 내용을 홍보했다.
 
이 축구클리닉에서는 태국 학생들에게 민첩성을 기르는 기초체력 훈련부터 볼터치나 자세교정 등 밀착지도를 비롯해 축구화, 유니폼, 축구공과 같은 훈련에 필요한 물품, 55인치 대형 텔레비전 12대 등 학교 기자재를 함께 기부해 학교와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고 전한 바 있다.
 
태국 현지 포스코 그룹사들은 앞으로도 현지인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CSR 활동을 기획해 태국 내 포스코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밤 시간동안은 태국의 성(性) 산업을 밝혔고, 낮에는 축구클리닉으로 태국 아이들의 미래를 밝혔다.
 

연임 성공한 권오준 회장의 ‘원스트라이크아웃 제도’
 
   
▲ 권오준 회장은 최순실 씨의 포스코 회장직 선임 개입 의혹에도 지난달 연임에 성공했다. 권 회장은 윤리를 기업경영의 최우선 순위로 정착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최순실 씨의 포스코 회장직 선임 개입 의혹에도 권오준 회장은 지난달 연임에 성공했다.
 
권 회장은 지난달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 설명회에서 5대 경영쇄신안을 발표하며 "부실사업의 적자가 예상보다 심각했다. 최근 검찰조사로 인해 포스코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어 국민과 투자자에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리고 윤리를 기업경영의 최우선 순위로 정착시키겠다며, 특히 금품수수와 횡령, 성추행, 정보조작 등 4대 비윤리행위에 ‘원스트라이크아웃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권 회장의 '비리척결' 위한 약속이 무색하게 이번 하청업체에 대한 포스코 임직원의 책임 물음과 징계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낙하산 논란으로 연임까지 어려움이 많았던 권오준 회장이 스스로의 논란을 불식(拂拭)시키기 위해서라도 이 약속의 시행은 권 회장에게 필수적이다.

 

  • 정기구독을 하시면 온라인에서 서비스하는 기사를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 합니다.
※ 후원 전 필독사항

비공개기사에 대해 후원(결제)하시더라도 기사 전체를 읽으실 수 없다는 점 양해 바랍니다.
구독 신청을 하시면 기사를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 5000원 이상 기사 후원 후 1:1 문의하기를 작성해주시면 1회에 한해 과월호를 발송해드립니다.

최주연 기자
최주연 기자 dodu103@ilemon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