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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말고 참아라! 과학이 100년 뒤 영생을 주리니…
죽지 말고 참아라! 과학이 100년 뒤 영생을 주리니…
  • 필리프 리비에르
  • 승인 2010.03.05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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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귤래리티 대학’(SU)에 집결한 불멸의 꿈
전 지구적 기아, 기술과 벤처캐피털로 끝?
▲ <위풍당당한 풍채>, 1934- 빅토르 브라우너

 “나는 내 작품들 덕분에 불멸의 존재가 되고 싶지 않다. 나는 죽지 않으며 불멸에 도달하기를 원한다.” -우디 앨런
 

지원자 1200명 중에서 선발된 40명의 학생들은 2009년 여름에 ‘싱귤래리티 대학’(SU)이라는 이름의 범상치 않은 하계 세미나를 시작했다(‘기이한 특성’을 뜻하는 싱귤래리티는 인간과 로봇의 결합으로 탄생하는 신인류의 삶을 의미함-역자). 9주 동안 콘퍼런스와 실습이 이어지는데, 인터넷의 ‘아버지’인 빈턴 서프, 근거리통신망 기술인 이더넷을 고안한 로버트 메칼프, 2006년에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조지 스무트, 우주비행사 댄 배리 등 인터넷, 수학, 의학, 우주 연구 쪽의 기라성 같은 전문가들이 행사를 주도했다.
당시 그들은 ‘무어의 법칙’에 주목했다. 반도체 회사인 인텔 창업자의 이름에서 따온 이 법칙에 따르면 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24개월마다 지속적으로 2배씩 증가한다고 한다. 그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지 전자공학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각자가 다른 영역을 풍요롭게 만들기에 과학의 모든 영역이 평행해서 동일한 성장 리듬을 보유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기술의 진보는 기하급수적으로 이뤄진다. 즉 지금까지 언어공학이나 기계공학의 역사가 이런 사실을 증명하고, 생물학적 연구의 위대한 진보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생각을 이끄는 주요 인물 중 한 사람인 엔지니어 레이 쿠르츠바일이 보기에는 결론이 이미 나 있다. “앞으로 다가올 100년은 기술 진보를 이룩한 지난 100년에 전혀 부합하지 않을 것이며 그 대신 “오늘의 발전 수준으로 계산해서 2만 년 동안 이루어진 진보와 비슷할 것”이라 주장한다. 이처럼 영속적인 기술 진보의 가속화에 따라, 2020년 말 이전에 생물학적 인간 지능과 구분하기 힘든 똑똑한 지능을 발휘하는 ‘튜링 테스트’(Turing test·기계가 인간과 얼마나 비슷하게 대화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기계에 지능이 있는지를 판별하려는 테스트로 앨런 튜링이 1950년에 제안함-역자)를 실행할 수 있는 컴퓨터가 나타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그의 예언대로라면 그때부터 “우리 인간은 테크놀로지와 병합되면서 훨씬 더 똑똑한 존재로 변할 것이다”.
인간을 넘어서는 이러한 전망 속에서 미래는 아직 탐구되지 않은 능력으로 충만한 풍요의 잔을 우리에게 약속하고 있다. 여러 가능성들은 기술의 새로운 가속화를 낳으면서 그 유명한 ‘싱귤래리티’(Singularity), 다시 말해 생물학적 기원과 인간 두뇌로부터 분리된 지능으로 우주를 채우고, 몽롱한 지능 속에서 질료와 에너지를 가득 채우게 될 지점에까지 도달하게 된다. 더욱이 미래의 모습은 현재까지 우리가 경험한 것과는 유사하지 않을 것이다. 싱귤래리티 분야의 대가이자 수학자 겸 공상과학소설(SF) 작가인 버너 빈지는 “우리의 (앞선) 인류가 동물과 다른 삶을 살았듯이, (현재의) 우리 역시 과거 인류와는 다른 삶을 지향한다”라고 썼다. 또 장루이 드 몽테스키우는 북스 매거진 블로그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착란이라고?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레이 쿠르츠바일 같은 석학을 직접 만나보면 그의 이야기에 쉽사리 설득당할 것이다. 특히 나처럼 ‘사실상’ 그를 만나본 사람들은 더욱 그렇다. 쿠르츠바일은 텔레포트 형태의 회의에 참석하기를 좋아한다. 회의를 통해 사람들은 착각을 낳는 홀로그램 형태로 그가 싱가포르의 한 회의실 주변을 산책하고, 질문에 답하며, 동작을 취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정작 그의 몸은 여전히 캘리포니아에 있는데도 말이다. 게다가 그의 예측은 적극적이고 분명한 방식으로 전달되어 신뢰감마저 안겨준다.”

 

 인간 개조를 꿈꾸며 놀다
 별처럼 많은 인터넷 사이트로 구성되는 이런 움직임은 20년 전부터 가장 극단적인 두 경향을 결합하는 데 성공했다. 즉, 정보의 영구적 증가를 통해 엔트로피(모든 유기물질의 불가피한 저하를 가져옴)에 맞서 싸우면서 인간을 개선시키려는 ‘엑스트로피언들’(extropiens)과 컴퓨터나 첨단기기 등의 분야에 빠져 세상 물정에 어둡고 주변 문제에 관심이 없는 ‘기크들’(geeks·컴퓨터광)이 한데 묶인 것이다. 
윤리·이머징 테크놀로지 연구소를 이끄는 사회학자 제임스 휴즈는 앞으로 “트랜스휴먼(기술을 통해 지적·육체적 능력이 진화된 인간-역자) 운동은 진정한 압력단체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2009년 말 현재 미래주의 담론을 주제로 내세운 최소한 4편 이상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제작되고 있다.
‘엑스트로피언 원리’에 집착하지 않고서도 싱귤래리티 대학의 학생에 어울리는 세계관을 가지려면 단순한 수사학적 재치만으로도 충분하다. 유엔이 던진 질문처럼 투덜거리는 어투로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전세계 인구의 비율을 지금부터 2015년까지 반으로 줄여야 한다고 부르짖으면 된다. 이것은 새 천년을 맞이한 인류의 첫 번째 목표이기도 하다. 더 나은 모습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오리엔테이션 날에 “지구의 10억 인구를 당신이 먹여살려야 한다. 당신이라면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겠는가?”라는 생각거리를 제시하는 것이다. 바로 이런 것이 적극적이고도 건설적이며 실용적인 주제다. 그에 따라 성찰이 이루어진다. 음식물은 사람들이 소화할 수 있는 형태로 제시된 유기물질이 아닐까? 나노로봇의 도움을 받아 진흙이나 해초로부터 음식물을 생산하는 기계를 고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문제가 해결되면 그다음 주제로 넘어가는 것이다. 
SU를 창설한 피터 다이아맨디스는 테크놀로지가 기아를 퇴치할 뿐 아니라 종국에는 인류의 모든 해악을 물리칠 수 있다고 본다. 바로 이것이 실리콘밸리 속에 파묻힌 무수한 사람들, 첨단 테크놀로지에 관련된 많은 기업과 연구소를 지휘하는 사람들이 지닌 신조다.
베이비붐 당시 태어난 노인들은 자신의 세포 노화를 막을 수 있는 주입용 ‘나노로봇’을 생산할 때까지 육체적으로 ‘버텨내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한다. 이로 인해 그들은 음식물과 신체조건에 극도로 주의를 기울인다. 쿠르츠바일은 자신의 저서에서 “매일 250정의 영양제를 먹고, 매주 6번 정도의 정맥주사를 맞고” 있다고 고백했다. SU 프로그램 중에서 ‘생명의 연장’ 시간이 가장 인기를 누리고 있다. ‘생물학적 불멸’을 목표로 삼으면서, SU는 ‘노화의 종말’에 대한 콘퍼런스를 마련 중이다.
캘리포니아주 알마덴에 소재한 IBM 연구소에서 실습을 하면서 학생들은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물질로부터 에너지를 추출하자면 산들을 무너뜨려야 할지, 나노테크놀로지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야 할지, 혹은 더 평범하게 에너지 추가분이 필요할 때 전기 공급자들이 기업체 사무실 에어컨을 원격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어떻게 개발해야 할지…. 
그들은 바이오 원료를 만들기 위해 해초와 박테리아를 재배하는 공장을 방문하기도 하고, 벤처 캐피털리스트들과 조찬 모임을 하며, 컴퓨터를 이용해 레고 블록 쌓기 프로그램를 만드는 신세대와 더불어 시사회 형식으로 게임을 하기도 한다. 그들은 하루 전체를 할애해 지능형 로봇이 인류를 멸망시킬 결정을 내리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해 숙고하기도 한다. 생물학적 실험이 모든 통제를 벗어나 지구를 뒤덮는다는 내용이다.

 매일 영양제 250알 먹는 이유
 SU의 주제들은 때론 모호하고, 항상 지략을 요구하며, 하찮은 주제부터 가장 본질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취급하는 까닭에 그곳 엘리트 집단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다보스그룹의 엘리트들과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기술의 아방가르드적 의식들이 이곳에 총집결되어 있다. 그들 눈에는 어떤 가정도 더 큰 중요성을 지니지 못한다. 2009년 SU에 학생으로 참여했던 영국 엔지니어 사이먼 대니얼은 <파이낸셜타임스>에 기고한 일련의 기사를 통해 SU를 다음과 같이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이 보여주려는 속뜻은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만약 당신에게 구상이 있다면 벤처캐피털이 그것에 돈을 댈 수 있고, 기술의 가속화가 당신이 납득하기 이전에 그것이 제품화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선견지명이 있고 환상적인 이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결실을 맺을지 알려면 아직도 100여 년을 더 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SU에 참가한 사람들은 공상과학소설을 지나치게 많이 읽은 온화한 몽상가가 아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 본거지에서 SU 제1차 하계캠프가 열린 것이다. 그들의 수호신 중에 래리 페이지가 끼어 있는 것도 우연한 일이 아니다. 래리 페이지는 11년 전에 ‘전세계의 모든 정보를 조직하려는’ 것을 목표로 삼으면서 구글을 만들어낸 당사자다.

글•필리프 리비에르 Philippe Rivière

번역•이상빈 malraux21@ilemonde.com
파리8대학 불문학 박사. 역·저서로 <현대 프랑스 문화사전>과 <나폴레옹의 학자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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