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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권오준 회장 친인척 연루 특허 기술 탈취 의혹
포스코, 권오준 회장 친인척 연루 특허 기술 탈취 의혹
  • 최주연 기자
  • 승인 2017.10.2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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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가 개인의 특허기술을 탈취해 그 사용료로 막대한 이득을 보고 있다는 주장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사진제공=뉴스1)
 
 
 
큐브스틸 대표 “포스코, 개인기술 무단 탈취”

포스코 “성 대표 일방적인 주장, 자체 기술 개발 사용”

 


현대인은 원본이 아닌, 복사본 혹은 공산품 사용에 익숙하다. 공장의 기계는 원본과 복사본의 경계를 허물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본을 만들어내는 아이디어, 고유한 발상은 현대사회에서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그것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 독특한 발상을 통해 새 세상으로의 전환까지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특히 예술과 과학 분야에서 아이디어는 순수한 원본이며, 그것의 시작이자 끝이다.
그런데 탈취(奪取)된 위대한 아이디어는 이 모든 것에서 멀어진다. 더 이상 순수한 원본이 아니며 범죄이자 창작자에게 영원한 고통을 안긴다. 최근 국내 대표 철강 산업 기업인 포스코가 개인의 특허기술을 탈취해 그 사용료로 막대한 이득을 보고 있다는 주장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여기에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친인척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며 논란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포스코가 개인의 특허기술을 무단으로 빼앗아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CEO까지 동원돼서 기술탈취와 기술료의 사익 추구까지 의심되는, 치밀한 각본에 의해 진행된 정황이 역력하다”고 주장했다.
 
탈취 의혹이 제기된 기술은 큐브스틸 성진경 대표가 지난 2006년 12월에 특허 출원한 ‘고자속 밀도 무방향성 전기강판 기술’이다. 5~6년간 7000여회 실험을 거쳤고, 원천기술은 약 2년 후인 지난 2008년에 나왔다.
 
이 기술은 업계에서 70년간 찾고 있던 것으로 풍력발전기, 전기자동차용 모터, 드론용 모터 등에 사용될 수 있으며, 세계시장 규모는 10조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감 참고인으로 출석한 성 대표에 따르면, 포스코는 성 대표를 포스텍 철강대학원의 교수로 임명하고 2009년 11월부터 3년 6개월간 해당 특허기술에 대한 상용화 가능성을 검토했지만 2013년 1월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한다.
 
그런데 성 대표 기술 검토가 있던 과정에서, 허 모 교수가 2012년 3월 성 대표의 기술을 이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성 대표의 기술과 동일한 결과를 내는) 특허를 출원한다. 허 모 교수는 특허 출원 한 달 후인 2012년 4월 포스텍 교수로 임용됐다.
 
성 대표는 “허 모 씨의 특허는 과학적 사실을 조작한 작동 불가능한 가짜특허”라며 “이 특허를 통해 포스코는 (국제 특허 포함) 막대한 기술 사용료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상한 특허권자 2명의 권씨, 권오준 회장 친인척 의혹
 
   
▲ 이 특허 탈취와 관련해 권오준 회장 친인척 연루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성 대표는 이 특허 탈취에 대해 권오준 회장 친인척 연루까지 주장하고 있다.
 
성 대표는 “이 특허의 특허권자 총 8명 중에 2명이 권 씨로, 권 회장의 친척이라는 의혹이 있다”며 “권 회장의 친척들이 특허의 소유권자 및 발명자라면서 유럽 등에서 기술료를 받았다는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이 특허에는 금속과 무관한 청년과 주부가 발명자로 등록돼 있다.
 
또한 성 대표는 당시 기술담당 사장이었던 권 회장이 허 모 교수와 모종의 거래가 있지는 않았는지에 대해 의심이 든다고 국감장에서 발언했다. 그는 권 회장이 2008년부터 이 기술을 잘 알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허 모 교수는 현재 포스텍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반면 포스코 입장은 그와 정반대다. 성 대표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포스코 자체기술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23일 포스코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성 대표의 기술이 회사와 맞지 않는 기술이기에 해당 기술을 취하지 않았다”며 “현재 포스코만의 독자기술이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특허 침해 부분은 원고가 입증해야 하고, 입증한다면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다”며 “허 교수의 기술특허 부분은 허 교수의 개인사일 뿐 포스코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강하게 못 박았다. 포스코는 성 대표뿐 아니라 허 교수 특허기술의 적용까지 전면 부정하고 있다.
 
 
세계철강협회 부회장 권오준 회장 거취 관심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취임부터 연임까지 잡음이 많았다. 2014년 1월 회장선임에서도 최순실 씨와 관련한 정경유착 꼬리표가 붙었고, 그로인해 올 초 회장연임에 위기를 겪었다.
 
최근 권 회장의 세계철강협회(World Steel Association·worldsteel) 부회장 선임에도 뒷말들이 새어나오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에서 자유롭지 못한 권 회장이 포스코 회장직 퇴진을 위해 임기가 보장되는 세계철강협회로 거처를 정했다는 것이다.
 
현재 권오준 회장은 한국철강협회 회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움직임에 따르며, 올해 지난해 절반 수준인 500여명 채용 계획에서 1000여명으로 확대해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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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연 기자
최주연 기자 dodu103@ilemon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