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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는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다”
마르크스는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다”
  • 성일권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발행인
  • 승인 2018.04.3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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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 탄생 200주년 특집

5월 5일이면, 카를 마르크스가 탄생한 지 200년, 그의 사상과 철학이 지구촌 절반을 뒤덮었었지만, 우리 사회에선 여전히 그에 대한 오해와 두려움, 냉대의 시선이 서려 있다. 그의 대표작 『자본론』(1867)이 시공간을 초월해 수많은 지식인들과 청년들에게 지적 영감과 상상력을 부여하며, 인류가 직면한 제국-식민주의, 빈부격차, 노동문제, 인간소외 등 갖가지 쟁점에 대한 담론과 그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에서 그에 대한 공개적인 호명(呼名)은 여전히 ‘불온시’ 되는 현실이다. 위대한 철학자이면서, 경제학자, 사회학자인 마르크스가 북한 체제 유지의 이념적 숙주로서 이용되고, 역대 독재정권에선 그와 그의 저서들을 금기어로 봉인한 탓이다. 남북정상이 군사 분계선인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화해의 만남을 가진 만큼, 오랜 냉전의 울타리의 닫힌 마르크스를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시켜야 한다. 물신 숭배의 신자유주의로 치달은 한국 자본주의는 그 어느 때보다 마르크스가 제기한 지적영감과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자리한 마포구 합정동의 K문고에서 『자본론』을 비롯한 그의 대표작, 또는 그에 관한 평론집 등을 찾아봤지만 빈약하기 짝이 없다. 국내 최대 규모의 서점에서 마주한 마르크스에 대한 우리 사회 인식의 현실이 그러하다. 


마르크스에 대한 우리 사회의 냉대, 특히 제도권의 두려움은 그의 사상에 대한 오해가 가장 큰 이유다. 이는 기득권이 마르크스의 사상을 그 자체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마르크시즘’이라는 ‘이즘(ism)’을 덧씌워 그의 사상에서 계급투쟁과 프롤레타리아 혁명만을 부각한 데서 주로 기인하지만, 그의 추종자들 역시 정치투쟁의 일환으로 그를 우상화하고 교조화한 탓도 없지 않다. 생전의 마르크스는 자신의 사상이 더러 왜곡되고 굴절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스스로 말하길, “나는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한 적이 있다. 

카를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을 맞아, 본지는 그에 대한 오랜 오해의 장막을 걷고서 생전의 그가 제기했던 문제의식과 담론에서 최근 우리 사회에 문제시되는 ‘자본주의적 적폐’를 넘어설 지적 영감과 상상력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지 5월호에서는 연구자인 앙토니 뷔를로를 비롯, 슬라보예 지젝, 미셸 푸코, 루이 알튀세르, 레이몽 아롱, 프랑수아 셰네 등 당대 지성들이 쓴 마르크스 평론과 마르크스 저서들의 핵심 텍스트를 발췌해 부족하나마 마르크스를 다시 호명(呼名)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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