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호 구매하기
이웅열의 야심작 '인보사' 논란 확산
이웅열의 야심작 '인보사' 논란 확산
  • 정초원 기자
  • 승인 2019.05.08 18: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검찰 수사에 환자 소송으로 번져...코오롱 신뢰도에 '치명상'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가 지난달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인보사케이주' 관련 간담회에서 사과문을 발표하며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가 지난달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인보사케이주' 관련 간담회에서 사과문을 발표하며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의 야심작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가 코오롱생명과학의 신뢰성에 치명상을 입히며 법적 분쟁에 휩싸이게 됐다. 이번 논란은 인보사의 주요 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니라 '신장유래세포(293유래세포)'라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특히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가 이 사실을 2년 전부터 인지했던 정황이 제기되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오킴스가 코오롱생명과학에 소송을 제기할 인보사 투여 환자를 모집한 결과,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환자는 전날까지 11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환자는 인보사의 주요 성분인 신장유래세포가 종양을 유발할 가능성을 접한 이후 극심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퇴행성관절염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는 이웅열 전 회장이 '네 번째 자식'으로 칭할 정도로 공을 들였던 코오롱생명과학의 역작이다. 1998년 개발을 시작해 19년 동안 1100억원의 투자금을 쏟아부었고, 2017년 7월 국내 최초로 유전자치료제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연골세포가 들어간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가 담긴 '2액'을 섞어 주사하는 형태로, 국내 환자 3707명이 이 주사를 맞았다. 1회 투여 비용이 700만원에 달하지만, 수술 없이도 무릎 통증을 없앨 수 있다는 장점에 수천명이 몰려든 것이다. 

하지만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당시 연골세포로 분류했던 형질전환세포가 사실은 신장세포인 293유래세포라는 게 뒤늦게 밝혀지면서 제품 판매가 중단됐다. 신장세포의 경우 인체에 들어갔을 때 악성종양을 유발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 측은 "FDA와 식약처의 권고에 따라 방사선조사(방사선 노출)를 완료해, 암을 유발할 위험성은 없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약품을 투약한 환자들의 발암 공포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인보사의 주요 성분이 신장세포라는 사실이 식약처에 보고됐다면 최종적으로 국내 판매 허가가 떨어졌을지도 미지수다. 

코오롱 측이 인보사의 세포 문제를 2017년 3월부터 알고 있었던 정황이 드러나며 논란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앞서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의 세포 성분이 당초 알고있던 내용과 다르다는 것을 지난 2월 말 인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3일 기재정정공시를 내고 "코오롱티슈진으로부터 '위탁생산업체(론자)가 자체 내부 기준으로 지난 2017년 3월 인보사 1액과 2액의 생산가능 여부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STR(유전학적 계통 검사) 위탁 검사를 진행해 2액이 사람 단일세포주(293유래세포)이며, 생산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생산한 사실이 있다'는 사실을 통지받았음을 확인했다"고 공시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의 개발사이자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다. 이 회사가 2017년 3월 위탁생산업체를 통해 인보사의 성분 검사를 진행했고, 인보사 2액에 담긴 세포의 정체가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라는 사실을 통지받았다는 이야기다. 정황상 식약처가 인보사 판매를 허가한 시기보다 4개월 앞서 이 문제를 파악했던 셈이다. 여전히 코오롱생명과학은 "(식약처 허가 당시에는)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약품의 주요 성분 변경을 모회사가 보고받지 못했다는 설명에 의구심이 뒤따른다. 

코오롱 측은 미국 임상 3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STR을 다시 한 번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약품 성분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인보사 라이센스 계약 취소 소송을 벌이고 있는 일본 미쓰비시다나베가 최근 이 내용을 소송에 포함시키며 "티슈진은 2017년 3월 인보사의 주성분이 신장세포였다는 사실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코오롱티슈진은 "이번 달에 예정돼 있는 식약처의 실사를 통해 모든 의혹이 해소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에 이번 사태와 관련된 자료를 오는 14일까지 제출하도록 명령했다. 이후 식약처는 20일께 미국 현지를 방문해 코오롱티슈진 등을 대상으로 실사를 벌일 예정이다. 

코오롱 측은 이번 사태에 따른 각종 제재와 집단소송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지난달 30일 코오롱생명과학과 이 대표이사를 약사법 위반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이의경 식약처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 조사도 시작됐다. 최근 서울중앙지검은 의료범죄 전담 부서인 형사2부(부장검사 권순정)에 이번 사건을 배당했다. 인보사를 투약한 환자 뿐만 아니라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액주주들도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다.

  • 정기구독을 하시면 온라인에서 서비스하는 기사를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 합니다.
※ 후원 전 필독사항

비정기구독자님이 비공개기사에 대해 후원(결제)하시더라도 기사 전체를 읽으실 수 없다는 점 양해바랍니다.
* 5000원 이상 기사 후원 시 종이신문 과월호를 발송 드립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