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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O의 새 멤버를 소개합니다!” 전쟁으로 재편되는 세계
“NATO의 새 멤버를 소개합니다!” 전쟁으로 재편되는 세계
  • 김유라 기자, 박지수 인턴
  • 승인 2022.07.0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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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 7월호 리뷰

코로나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경제위기가 곧 ‘퍼펙트 스톰’을 몰고 올 것이라는 불안이 이는 가운데 각국 정상의 지지율이 위태롭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평가가 처음으로 ‘데드크로스’를 기록했다. 출범 약 50일 만에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른 것이다. 한편 프랑스에선 이제 막 집권한 마크롱 대통령의 범여권이 의회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분열하는 세계, 방향을 잃은 국가... 그러나 기후위기와 식량 부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준비하는 인류에게 서로 반목할 시간이 남아 있는 걸까? 우리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목소리를 높이는 동안에도 빙하는 조금 더 녹았고, 해수면은 조금 더 상승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7월호는 21세기 가장 큰 혼란을 맞닥뜨린 세계정세를 심도 깊게 다뤘다.

 

앞날이 막막한 대통령

 

 <빨간 실>, 2015 - 사샤 로마스코

윤석열 정부가 ‘전기’의 민영화를 시도한다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시간’의 민영화다. 발행인 칼럼 (‘시간의 민영화 vs. 시간의 국영화’)에 따르면 이번 노동시간 개편안은 지난 5월 취임식 때 윤석열 대통령이 35번이나 외친 그 ‘자유’가 노동자의 인권적 자유가 아니라, 기업에게 몰아주는 자본주의적 자유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시켜준다. 윤석열 정권이 ‘주 12시간 보호막’을 허물려 하자, 재계는 한술 더 떠, “유연근무제 도입요건을 개선하고, 취업규칙 변경절차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국민의 대답은, 추락하는 지지율이다.

프랑스 대통령의 사정도 넉넉지 않다. 세르주 알리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발행인은 ‘앞날이 막막한 대통령’ 기사를 통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매우 높다고 전한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범여권은 의회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이마저도 단순다수대표제 효과로 득표율보다 더 많은 의석을 차지한 것이다. 프랑스 대통령에게는, 극우세력의 약진과 냉소주의에 맞설 카드가 있을까?

 

“NATO의 새 멤버를 소개합니다!” 전쟁으로 재편되는 세계

 

국외에서는 또 다른 혼란이 펼쳐진다. 러시아가 기존 질서에 도전하면서 세계는 재편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이하 ‘나토’) 가입을 저지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켰으나, 이는 오히려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헤이키 파토마키는 ‘핀란드·스웨덴, 스스로 무너뜨린 북유럽의 이상’ 기사를 통해 “스웨덴과 핀란드는 몇 개월 전 실시된 국민투표 결과에서 대다수 국민들이 중립주의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이를 저버렸다”고 평가했다. 자국을 대표하는 정체성에 종언을 고한 셈이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국가적 ‘이상’은 힘을 잃어가고, 각국은 현실주의로 회귀할까? ‘전쟁의 긴 터널과 희미한 빛의 외교 上’ 기사에 따르면 대러시아 제재로 인해 경제위기라는 역풍을 맞은 미국 유럽 등 서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우크라이나 전쟁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가라는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로렌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 등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이제 ‘불타는 인플레’를 진정시킬 수 있는 것은 경기 침체(실업률 증 가) 뿐이라고 말한다. 또 다른 효과적인 처방은 전쟁의 종결 일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6월 15일 또 다시 10억달러 상당의 대규모 무기 지원을 발표하면서 장기전에 대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빨라지는 기후위기 시계... ‘싸울 시간이 남아있는가?’

 

<아푸이 지역, 아마존 횡단도로를 따라 일어나는 산림 파괴>, 2020 - 랄로 드 알메이다

어쩌면 침몰하는 배 안에서 싸우는 형국인지도 모른다. ‘산림 파괴의 상징, 벼랑 끝의 아마존 횡단도로’ 기사에 따르면 ‘트랜스 아마존 하이웨이’가 남미의 대규모 산림을 집어삼키고 있다. 이 아마존 횡단 고속도로는 브라질에서 가장 긴 도로로, 유럽 남부 리스본에서 북부 헬싱키까지의 거리에 맞먹는다. 하지만 도로구축 사업은 미완성 상태고, 아스팔트 포장이 되지 않은 구간도 있다. 1970년대 초 시작된 이 대규모 사업은 원래 브라질과 태평양을 잇는 장대한 도로구축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도로의 건설과 함께 화염도 빠른 속도로 확산할 것이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바다도 신음하고 있다. ‘바다를 질식시키는 크루즈 유람’ 기사는 크루즈선이 배출하는 오수 속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현재까지 채취한 모든 환경시료들 중 가장 높다고 밝히고 있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해양오염방지 협약(MARPOL) 제4 부속서 규정에서는 선박들이 이 오수를 바다에 그대로 배출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다. 바다에 유입된 플라스틱 입자는 없어지지 않고 해양환경에 그대로 축적된다. 이는 690종의 바다 생물을 오염시키고 매해 10만 마리의 해양 포유류를 죽인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7월호는 이밖에도 '러시아에선 온라인 농담으로도 감옥에 간다' 기사를 실어 러시아 형법체계에 얽힌 정치 및 인권 실태를 다뤘다. 또한 '석유의 시대를 연장한 오일 쇼크' 기사와 '마침내, 에너지 전쟁의 패권을 거머쥔 미국' 기사를 통해 최근 초미의 관심사인 에너지 이슈를 심도있게 소개했다.

한편, 누리호 2호 발사 성공으로 한국도 '우주의 시대'에 성큼 다가갔다. 행성 간 시각에서 봤을 때 지구의 삶과 먹거리는 어떠한가? '화성탐사 시대, 인류의 바람직한 영양 섭취법은…' 기사에서 재기발랄한 분석을 확인할 수 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7월호 목차

 

■ Editorial
세르주 알리미 | 과연 프랑스 좌파에 대한 반발일까?
세르주 알리미 | 앞날이 막막한 대통령
성일권 | ‘시간의 민영화’ vs. 시간의 국영화

■ Article de couverture
샤를 페라쟁 | 러시아에선 온라인 농담으로도 감옥에 간다

■ Focus 포커스
브누아 브레빌 | ‘프롤레타리아’ 낙인찍기, 프롤로포비아
피에르 알페리 | 화성탐사 시대, 인류의 바람직한 영양 섭취법은…
엘리자 페리괴르 | 어떻게 우크라이나 밀을 출하시킬 수 있을까?

■ Dossier 전쟁과 에너지
마이클 클레어 | 마침내, 에너지 전쟁의 패권을 거머쥔 미국
아크람 벨카이드 | 석유의 시대를 연장한 오일 쇼크

■ Digital 디지털
질 발바스트르 | 자본가들의 새로운 금광, 디지털 보건의료 산업
클레망 페라르노 | 신 EU 디지털서비스법

■ Mondial 지구촌
뱅상 시제르 | ‘파급 효과’만 증폭하는 프랑스의 억압적인 이민법
헤이키 파토마키 | 핀란드·스웨덴, 스스로 무너뜨린 북유럽의 이상
안도미니크 코레아 | 멕시코 대통령은 기업가들의 노리개인가?
고충민원서에 대한 연구원 및 시민 모임 | ‘노란 조끼’가 남긴 흔적, 분노한 민원서

■ Environnement 환경
안 비냐 | 산림 파괴의 상징, 벼랑 끝의 아마존 횡단도로
에리크 델아예 | 탄소 발자국과 녹색 음악
모하메드 라르비 부게라 | 바다를 질식시키는 크루즈 유람

■ Corée 한반도
강태호 | 전쟁의 긴 터널과 희미한 빛의 외교 上
목수정 | 프랑스 정보국의 어설픈 북한 간첩 만들기

■ Culture 문화
아이다 은자이 | 2022년 바칼로레아 철학 시험을 풀어볼까요?
임정식 | ‘폭포수’의 영화와 ‘분수’의 영화
티무르 무이딘 | 꿈속의 산책
7월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추천도서
[기획] 기후변화로 새로 쓰는 24절기 - 7월 대서
이상엽 | 길고도 긴, 찐 여름
안치용 | ESG교회가 ‘퍼펙트 스톰’에 휘말린 교회를 살린다

■ 기획연재
[창간 13주년 연중기획 8]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K-문화콘텐츠는 어디로?
이은경 | 연극 관객의 귀환, 현장성의 경쟁력을 확인하다

 

 

글 · 김유라 기자, 박지수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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