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호 구매하기
[김소영의 문화톡톡] 디지털 대중 매체의 탄생, 능동적 수용자의 역할과 책임 강화
[김소영의 문화톡톡] 디지털 대중 매체의 탄생, 능동적 수용자의 역할과 책임 강화
  • 김소영(문화평론가)
  • 승인 2024.03.18 11: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중 매체의 발전과 커뮤니케이션의 변화

대중 매체는 대중 문화의 형성과 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며 발전해 왔다. 신문, 잡지, 텔레비전, 라디오 등에 의한 일방향의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던 기존의 대중 매체는 인터넷에 의한 뉴 미디어의 등장으로 정보 전달과 공유 방식이 변화되었다. 이러한 양상은 주로 디지털 플랫폼으로 등장한 대중 매체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SNS(Social Network Services)는 여러 측면에서 대중 매체의 기능을 확장하였다. 중요한 점은 디지털 플랫폼이 현대인의 일상 자체를 변화시킨다는 사실이다. 전 세계의 인류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연결되며, 많은 시간을 디지털 가상 세계에서 활동한다. 특히 대면보다 비대면을 선호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변화는 기후 위기로 인한 환경 문제와 맞물리면서 더욱 강화되고 있다.

매체 철학자 빌렘 플루서(Vilém Flusser)는 디지털 시대의 사회 구조가 어떠한 디지털 매체를 사용하는가에 따라 구분된다고 하였다. 다시 말해 각자 사용하는 디지털 매체의 기술 이미지에 따라 그들의 욕구와 지식을 비롯한 여러 요소들이 설명된다는 것이다. 또한 그의 말대로 디지털의 등장은 인간의 의사소통 방식을 바꾸고 있다. 플루서는 인류가 발전해 온 역사를 코드를 통해 설명하는 코무니콜로기(Kommunikologie)를 주장하였다. 전역사 시대, 역사 시대, 탈역사 시대를 거치면서 그림, 텍스트, 기술 이미지라는 코드를 통해 인류는 소통하며 발전해왔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인간의 의사소통 방식을 담론(discourse)과 대화(dialogue)로 구분하였다.

담론과 대화는 각각 네 가지와 두 가지 형태로 나뉘는데, 먼저 담론은 다음과 같다. 벽-송신자-채널-수신자 구조의 ‘극장형 담론’, 송신자-채널1-릴레이-채널2-수신자 구조의 ‘피라미드형 담론’, 송신자-채널-대화-채널-대화-채널 구조의 ‘나무형 담론’, 그리고 로마의 콜로세움과 같은 구조의 ‘원형극장형 담론’이다. 각 구조의 명칭으로부터 알 수 있듯, 정보가 분배되는 방식은 점차 확장된다. 특히 원형극장에 이르러 그 정보는 무경계적으로 확산되는 우주적 개방성을 보인다. 대화는 원탁의 구조로 이루어지는 폐쇄적인 ‘원형 대화’와 열린 회로의 형태를 보이는 ‘망형 대화’로 구분된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 상의 의사소통 방식은 원형극장형 담론과 망형 대화에 해당된다. 그런데 이러한 의사소통 방식은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의 변화와도 연결되므로, 이는 특정한 사회적 함의를 내포한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현대인은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여 소통한다. 그뿐 아니라, 디지털 기술은 대중문화의 생산, 전달, 소비의 방식에도 커다란 변화를 야기하였다.

 

 

디지털 대중 매체와 프로슈머의 등장

현대 사회의 대중 매체는 대중들이 기존의 문화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것에서 나아가, 그것을 능동적으로 재창작하는 수용자가 될 수 있게 해주었다. 소비와 생산을 모두 수행하는 생산적 소비자를 의미하는 프로슈머(prosumer)야말로, 현대 사회의 디지털 대중 매체가 양산한 새로운 수용자임에 틀림이 없다. 프로슈머란 생산자를 뜻하는 영어 ‘producer’와 소비자를 뜻하는 영어 ‘consumer’의 합성어이다.

 

참여문화를 통해 더욱 강력해지는 미디어 프로슈머들 @ 네이버 지식백과 '프로슈머'
프로슈머와 참여 문화 @ 네이버 지식백과 '프로슈머'

이 용어는 1980년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가 21세기에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없어질 것이라고 예견하면서 사용한 것이다. 이처럼 접근성이 용이한 디지털 매체는 '참여 문화' 혹은 ‘집단 지성’이라는 대중의 역할을 확장하였다. 특히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생산물은 그 창작 방식이 더욱 다변화되고 있다. 텍스트와 이미지를 혼용하여 자신만의 동영상을 만드는가 하면, 일차적 원본 이미지와 동영상을 재편집하는 이차적 창작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능동적 수용자의 역할이 확장되었음을 의미한다.

 

디지털 리터러시의 요소 @ 위키백과 '디지털 리터러시'
디지털 리터러시의 요소 @ 위키백과 '디지털 리터러시'

이에 최근 들어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로 생산된 정보를 습득하고 독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여기에 더해 그것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기능을 포괄한다. 특히 '비판적 리터러시(critical literacy)'는 무수하게 생산되는 디지털 정보를 비판적 태도로 올바르게 판별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이는 알고리즘에 의해 제한되거나 가짜뉴스와 같은 거짓된 디지털 정보에 노출될 가능성에 주목하여, 이를 더욱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현대 사회의 대중 매체에 대한 올바른 해석과 이용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리터러시에 관한 교육이 대단히 중요하다. 나는 올바른 정보를 선별하여 수용하고 있는가? 디지털 대중 매체에 함몰된 채 무분별하게 혹은 무의식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는 건 아닌지, 이를 성찰하기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를 함양해야 할 것이다.

 

 

글·김소영
현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술연구교수 및 서울사이버대학교 객원교수. 주된 연구 분야는 기술 중심의 탈경계적 대중문화이다.

  • 정기구독을 하시면 온라인에서 서비스하는 기사를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 합니다.
※ 후원 전 필독사항

비공개기사에 대해 후원(결제)하시더라도 기사 전체를 읽으실 수 없다는 점 양해 바랍니다.
구독 신청을 하시면 기사를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 5000원 이상 기사 후원 후 1:1 문의하기를 작성해주시면 1회에 한해 과월호를 발송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