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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이유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이유
  • 성일권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발행인
  • 승인 2024.03.29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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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저녁까지 휴대폰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숏폼 동영상을 피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어쩌다가 좋아하는 강아지와 고양이, 아이들의 동영상을 누르다 보면 뒤이어 자동으로 재생되는 연관 동영상들을 피할 수 없습니다. 10여 초짜리 동영상을 본다는 게 1시간, 2시간, 심지어 날밤을 새우기도 합니다. 과제 리포트나 보고서, 집 안 청소 등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숏폼의 마력에 빠진 심신은 좀처럼 헤어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동영상 중독 현상 탓일까요? 국내 굴지의 일간지, 월간지, 계간지들이 발행 부수를 대폭 줄이고, 출판사들도 경영난으로 퍽퍽 쓰러지고 있습니다. 출판사들이 책 출간을 현격히 줄이다 보니 언론사에 신간을 배송하는 업체마저 문을 닫는 실정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IMF 때보다도 더 심각한 경제난과 사상 최고의 물가상승으로 인해 모든 삶을 ‘다운 사이징’해야하는 상황에서 당장에 불요불급(不要不急)한 신문잡지와 책부터 사라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의 현실도 암담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가중되는 숏폼 중독 현상에다, 수년째 경제난이 계속되어, 판매 부수와 구독자 수가 현격히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올해로 창간 16년째를 맞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이 파격적인 계간지 구독 이벤트를 벌이는 이유는 어떻게 해서든지 ‘활자 독자’를 붙잡기 위해서입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의 기사가 길고 다소 난해하지만, 밑줄 쳐 읽으면 읽을수록 희열을 안겨 주는 궁극의 지적 쾌감을 독자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입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을 정기구독하면 계간지 <마니에르 드 부아르>의 과월호 4권을 랜덤으로 추가 선물하는 특별 이벤트는 3월 31일 자로 막을 내립니다. 물가 폭등 속에 경쟁 매체들의 줄 이은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4년째 동일한 가격을 고수해온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은 급등하는 종이값과 인쇄비, 우편료, 인건비 등의 압박에 어떻게 해야 할지 고심을 거듭했습니다. 숏폼 중독사회에서 어떻게 해야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의 가치와 비전을 중단없이 지켜낼 수 있을지….

안타깝게도 저희는 아래의 [공지문]처럼, 독자님들의 심리적 저항에 직면할 수도 있는 파격적 결정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침체 속에서도 저희의 굳건한 버팀목이 되어주신 독자님들에게 계속하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한국어판을 지지해주시길 감히 호소합니다.

저희 편집진은 한결같은 자세로 균형잡힌 시각과 깊은 통찰력을 갖춘 기사로 독자님들의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이 4년 후 20주년을 찍고, 14년 후에는 영광의 30주년을 맞을 수 있도록 독자님들의 변함없는 지지와 구독을 염원합니다. 부디, 저희 편집진의 결정을 널리 양해해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월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가격 인상
정가 1만 5,000원 → 1만 8,000원
기존 CMS 구독자 1만 4,000원 → 1만 6,500원
(5월 1일, 5월호부터 반영) (온라인 구독은 기존과 같습니다.)

 

내지 풀컬러 편집 → 부분 컬러 편집
(4월호부터 반영) (페이지 수는 기존과 같습니다.)

 

 

 

글·성일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편집위원회를 대표하여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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