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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페르티티가 있어야 할 곳
네페르티티가 있어야 할 곳
  • 패트릭 하울렛마틴
  • 승인 2012.07.0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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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미국의 대형 박물관들에서 그리스 조각상과 부처상이 미소를 띠고 있다. 그러나 이 예술품들 중 몇몇은 그 소유권의 정당성이 문제되고 있다.

'외국 관련 문화(유산) 교류에서 사법권 면책에 관한 규정법'(Foreign Cultural Exchange Jurisdictional Immunity Clarification Act), 현재 미국 상원에서 검토 중인 놀라운 법률안의 이름이다. 민주당원과 공화당원이 제안해 지난 2월 하원에서 가결된 이 법률안은, 국립박물관의 소장품을 외국에 빌려주거나 다른 박물관의 것을 수용할 때 국토상에서도 그 밖의 다른 나라에서도 국립박물관의 보호를 목표로 한다. 이는 소유권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거나, 불법적이라고 평가되거나, 실제로 그렇다고 밝혀질 수 있는 예술품에 대한 모든 압류 또는 반환 요구를 금지한다. 단, 유대인 소유로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 나치가 탈취한 것은 제외한다. 이것이 중요한 세부 사항인데, 이 특례를 제외하고는 전쟁 상황에 기인한 모든 약탈을 반환 요구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마치 그 예술품들이 망명한 것처럼. 요컨대 이 법률안의 목적은 우연이든 필연이든 취득 과정이 부정(不正)한 예술품의 환수를 위한 모든 법정 소송을 막는 것이다. 미국의 주요 박물관 관리자들은 이 계획안에 확신을 가지고 후원했고, 이보다 앞서 이 계획안은 프랑스 박물관 고위평의회의 지지를 받았다. 이에 대한 항의가 결정을 뒤흔들기 전에….

박물관 관계자들의 체류에는 위험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특히 멋진 작품을 박물관에 공급할 의무가 있는 전문가와 고고학자가 동행한 과거의 군대 원정 덕분에 이의가 제기된 것보다 소유권 획득에 성공한 유물이 더 많았다. 몇몇 예들은 유명하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이집트 원정 때(1799년) 로제타('Rachid'의 프랑스식 이름, 나일강 삼각주 안에 있는 도시)에서 발견된 비석 로제타스톤은 아부키르 전투에서 영국 승리 이후 영국으로 옮겨져, 여전히 대영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이집트는 주기적으로 이 유물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1868년 에티오피아, 1874년 가나, 1897년 에도왕국(현 베냉) 등 마찬가지로 잘 조직된 다른 약탈들은 반향을 덜 일으켰다. 그에 반해 1860년 프랑스-영국 연합군에 의한 (중국 청나라 황제의) 여름별궁(원명원) 약탈은 여전히 유명하다. 이때의 약탈품인 청동 동상 2점을 포함한 패션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과 (그의 동성 연인) 기업가 피에르 베르제의 소장품에 대한 2008년 파리 크리스티 경매는 상징적인 사건의 한 면을 상기시켰다. 청동 동상들의 반환을 요구하던 중국에 크리스티는 사전에 그것의 대가로 2천만 달러를 제안했다. 베이징의 권력자들에게 그 가격은 좀 과도해 보였다. 엄밀히 말하면, 취득 과정에 비난의 여지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평화의 시대에 뜻밖의 행운을 얻기도 한다. 대영박물관에 있는 테베의 람세스 2세 조각상은 이집트 주재 총영사 헨리 솔트 덕분이고,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 프리즈의 일부분은 작위명이 엘진 경이던 토머스 브루스 주오스만제국 영국 대사 덕분이다. 후자의 경우, 구매자를 기다리며 유물들이 여러 해 동안 그의 저택 외부에 서 있게 되면서 다소 손상됐다. 그리스가 1830년부터 이 유물들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1911년 미국 예일대학 교수인 고고학자 하이럼 빙엄에 의해 마추픽추에서 발견된 약 5천 점의 유물들은 발견 뒤 공식적으로 페루가 대여한 것으로 돼 있는데, 연구와 복원을 위한 대여 기한을 1년으로 정했다. 그러나 이 유물들은 여전히 뉴헤븐(미국)의 피바디 박물관에 있고, 그 박물관을 수용하고 있는 예일대학은 페루 고고학자들에게 그 유물들에 대한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다. 페루는 1920년부터 그 유물들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2011년 2월 마침내 합의점을 찾았는데, 쿠스코에 잉카 지역에 헌정하는 박물관을 건설할 것과 피바디 박물관에 영구 대여 형식으로 가장 아름다운 유물들을 남겨둘 것을 조건으로 했다.

훔친 물건을 모두 열거하려면 끝이 없을 것이다. 무작위로 예를 들면, 카나키아의 모자이크들은 1988년 도매상인들에 의해 로스앤젤레스 폴게티 미술관에 그 거래가 제안됐는데, 다른 많은 것들처럼(거기에 성화상들을 추가하면 1만5천 점 이상이 된다) 1974년 터키 침략 때부터 키프로스섬의 비잔틴교회에서 훔친 것들이었다. 이 모자이크들은 운반에 용이하도록 잘려졌다. 이것은 아이딘 딕만이라는 판매업자의 '작품'이었는데, 그는 1997년부터 감옥에 수감 중이다. 또한 1922년 독일 고고학자 루드비히 보르카르트에 의해 발견된 네페르티티 흉상(기원전 14세기)은 전문적인 연구를 핑계로 베를린으로 반출됐고, 아직도 베를린에 있다. 끝으로, 파리 국립동양미술관(기메 박물관)에는 1923년 앙드레 말로가 톱으로 4개의 조각상을 떼어낸 반티아이 스레이 크메르 사원의 붉은 사암으로 된 서쪽 포치(입구) 원형이 있다.

1970년 유엔 교육·과학·문화 기구인 유네스코는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예술품들의 반출·반입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선언문을 채택하면서 개입을 시도했다. 이 선언문은 협정에 조인한 나라들에 훔친 예술품들을 원래 있던 나라로 반환하도록 촉구한다. 그러나 이 협정의 문제점은 해당 정부의 비준 뒤에만 구속력이 있고, 소급 효력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많은 경우에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베를린 박물관에 있는 고대 히타이트 왕국(기원전 17세기)의 수도 보가즈쾨이의 두 번째 스핑크스는 터키가 독일 고고학자들이 진행하고 있던 터키 내 모든 발굴 작업을 중지시킬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은 뒤, 결국 2011년 11월 터키에 반환됐다. 이집트도 2007년 같은 '설득' 수단을 사용해야 했다. 이집트는 2000년대 초반 (프랑스가 취득한) 파라오 시대의 비석 5개를 돌려주지 않으면 더 이상 루브르의 고고학자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카이로시에 의하면, 그것들은 1980년대의 공식적인 발굴 작업 바깥에서 이루어진 도난당한 유물이었다. 결국 2009년 유물이 반환됐다.

'세계문화유산' 미명으로 약탈 합리화

유네스코는 끈질겼다. 1970년 협정을 사적 기관과 개인들에게 확대하고, 국가가 불법 구매자에 대해 그가 거주하는 국가의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사법(私法)통일국제연구소(Unidroit)에 도움을 청했다. 이 1995년 헌장은 단지 11개국(큰 '장물아비' 나라의 참여는 전혀 없이)에 의해 비준됐다. 이는 당연히 판매업자와 골동품상, 그리고 좀 의외스럽지만 '비조 그룹'- 전 프랑스국립박물관연합의 수장 이렌 비조의 이름에서 연유한다- 이라는 명칭으로 규합된 화랑 운영자와 박물관 관장이 격렬하게 비판하는 대상이 된다.

이 전문가들은 자신이 예술품에 대한 복원과 가치 부여의 시원이라 생각하고, 그들의 관리 능력과 명성이 유물의 안전과 중소 규모의 '주변부' 박물관이 제공하지 못하는 많은 횟수의 박물관 방문을 보장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침공 이후 2003년 바그다드 박물관 약탈, 2011년 카이로 박물관 약탈, 아프가니스탄 탈레반들의 불교유적 파괴 등이 이 입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사례다. 1993~95년 바미안 동굴에서 발견된 불교 관련 고문서는, 그것을 영국에서 사들인 노르웨이 수집가 마르틴 쉐이엔이 아니면 누가 구했겠는가?

대영박물관 총관장에 의해 주도된 비조 그룹의 핵심적인 논지는 더 기만적이다. 예술품이 보존된 장소와 소유권의 합법성 또는 정당성은 결정적 요소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예술품은 모두의 소유물이기 때문이다. 2002년 대영박물관에서 영감을 받은 박물관 관장 37명과 화랑 운영자들이 서명한 선언문은 다음과 같이 표명한다. "획득된 예술품들은- 구입에 의해서나, 증정품으로나 또는 공유함으로써- 시간과 함께 그것을 보관하는 박물관의 일부가 되었고, 넓은 의미로는 그것을 수용하는 국가 유산의 일부가 되었다." 이것은 스페인의 견지이기도 한데, 그들은 '10년 이상 보유한 소장품은 곧 국가 유산에 속한다'고 한다.

박물관 관리자와 판매업자 사이의 불미스러운 결탁은 중요하지 않은 것인가? 1986~2005년 로스앤젤레스 폴게티 미술관(연간 구입 예산 1억 달러) 관장을 한 마리옹 트뤼와 미국인 판매업자 로버트 헥트는 2009년 3월 로마 법원에 소환됐다. 같은 유형의 매매계약을 위한 코펜하겐의 칼스버그 글립토텍과의 거래 건에서 일어난 체르베테리의 에트루리아 지역 고대 유물에 대한 불법적인 구입 때문이었다. 이 혐의는 2005년 10년형을 선고받은 이탈리아인 판매업자 자코모 메디치의 폭로와 그의 창고에 대한 스위스 경찰의 급습 이후 드러났다. 이 미국 미술관은 1990년대에 로렌스와 바바라 플레시먼- 그들의 주요 공급자 역시 자코모 메디치였다- 의 고대 유물 소장품을 사들였다. 곤혹스러운 사태이지만 이것이 그 상황을 해결할 길을 연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2006년 2월 이탈리아와의 협상을 개시했다. 미술관은 이탈리아에 40여 개 작품을 반환했다. 그 소장품들에서 아름다운 것 중 하나가 아테네 예술가 유프로니오스의 물항아리인데, 이는 체르베테리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1972년 헥트가 100만 달러에 사들였다. 또한 올해에는 1988년 판매업자 로빈 사임스가 1800만 달러에 구입한 모르칸티나(시칠리아)에서 유래한 아프로디테 조각상을 반환할 것을 약속했다. 무엇보다 미국과 이탈리아는 기원전 9세기~기원후 4세기의 것들로 추정되는 이탈리아 유물의 반입을 금지하는- 5년 기한으로 2001년에 서명한- 합의를 2006년에 갱신했고 2011년에도 갱신했다.

예외적인 경우도 있지만, 분명히 반환은 박물관의 결정이기보다는 조사와 소송의 결과다. 여하튼 고대문명을 이룬 나라들의 문화유산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함과 더불어, 이 나라들의 인지도도 국제 무대에서 높아지고 있다. 이 나라들이 정당한 압력을 행사하는 일이 더욱 늘어나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공소장에서 희망한 대로 '도덕화'가 잇따르기를 바랄 수 있다. 그 예로, 2003~2004년 바그다드와 모술 박물관 약탈 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예술 관련 특수부(Art Theft Program)를 만들었고, 이것이 2006년 7월 바그다드 국립박물관의 보배 라가시의 엔테메나왕 조각상을 미국에서 찾을 수 있게 했다. 이 방향으로 비조 그룹이 옹호하는 '세계문화유산'이라는 기만적인 개념과 현재 미국 상원들이 '만지작거리는' 법률안과 싸워나가야 할 것이다.

패트릭 하울렛마틴 Patrick Howlett-Martin 외교관. 저서로 <카프리섬의 바닷가>(스키라·밀라노·2009)가 있다.

번역채미서 yarch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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