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후테크 기업 발전 지원을 포함한 GCF 지원 사업 새로운 모델 구축
산업은행이 모처럼 GCF(Green Climate Fund)로부터 기후대응 프로젝트 승인을 받았다.

산업은행은 지난 7월15일~18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39차 GCF[1] 이사회에서 2억2천만달러 규모의 기후테크기업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프로그램 운용사로 NH투자증권을 선정했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 기후테크 기업을 포함한 글로벌 기후테크 기업과 동남아 5개국 기업 간 합작회사(JV, Joint Venture) 설립을 지원하고, 설립된 회사에 대한 지분 투자 및 기후기술 이전 등을 통해 개도국 기후테크 산업 발전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총 사업비는 GCF 증여 자금 2000만달러에 2억달러 규모의 기후테크 펀드를 조성, 총 2억2천만달러 규모다. 이번 프로그램은 국내 최초 다국가 대상 GCF 협력사업으로, UN기후변화협약(UNFCCC) 권고에 따라 GCF가 ‘기후기술 이전을 통한 개도국 기후대응 지원‘이라는 컨셉을 지난 2020년 6월, 산업은행에 제안, 시작됐다.
GCF 지원자금은 약 1억달러(증여 2000만달러+펀드출자 8000만달러)로 아시아 최초로 기후테크 펀드(Climate Technopreneur ship Fund)를 조성하고 투자 및 기술이전 등을 통한 기후테크를 통한 아시아 기후완화 및 에너지전환 지원을 목표로 한다. 산업은행은 기업금융, 벤처투자, 스타트업 육성 분야에서의 경험, 국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펀드 구조 설계 및 참여 기관 등을 구성해 아시아 최초 기후 기술 이전 특화펀드에 대한 GCF승인을 끌어냈다.
산업은행은 이번 건을 포함, 3개의 GCF 협력사업 승인을 받았으며 약 2억5000만달러의 GCF 자금을 확보했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한국계 위탁운용사를 선정, 공동 운용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심의를 통해 아시아 증권사 최초 GCF 사업자로 NH투자증권을 선정했다.
NH투자증권 탄소금융부가 투자를 받을 기업을 발굴해 R&BD(사업화 연계 기술개발, Research & Business Development) 협업 프로그램을 맡고, 싱가포르 현지 법인 NH ARP(NH앱솔루트리턴파트너스)가 펀드 설립과 운용을 담당한다. NH투자증권은 탄소배출권 시장 조성 비즈니스 확대, 탄소감축 사업 확장, 탄소배출권 중개거래 시스템 개발 등 정부가 장려하는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NH투자증권과 함께 NH증권 싱가포르 현지 법인, 국제기구 글로벌녹생성장연구소(GGGI)가 공동 참여한다. GCF는 사업 승인과 함께 1억달러를 출자 및 증여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은 이번 프로그램을 위해 재생에너지, 저탄소 교통, 지속가능 농업, 수처리, 폐기물처리 등 분야의 기후테크 기업을 발굴하고, 동남아 5개국 진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1차 임팩트 펀드 결성 목표 시점은 2025년 말이다.
지난 2016년,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GCF IE(Implementing Entity)로 선정된 산업은행은 지난 2022년, GCF 제34차 이사회에서 개도국 기후변화사업을 위한 1억 달러 규모의 GCF 자금 지원을 승인받은바 있다.
당시 승인사업은 '인도네시아 산업계 에너지 효율개선사업'은 인도네시아 내 산업시설에 대한 에너지 효율 개선사업에 현지은행이 대출하는 경우 해당 대출 앞 최대 95%의 GCF 보증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외에도 GCF의 증여자금(500만달러)으로 현지기관 역량강화,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 등을 지원한다. 이 사업은 2020년부터 인도네시아 현지 파트너와 사업을 발굴한 후 사업 및 금융구조 설계, 참여기관 협상, 사업제안서 및 부속서류 작성 등을 거쳐 2021년 8월부터 시작된 GCF사무국(1차) 및 외부 전문심사위원(2차)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했다. GCF 이사진이자 국가지정기구(NDA, National Designated Authority)인 기획재정부도 GCF 사무국과의 긴밀한 협의와 이사진을 통해 산업은행의 본 사업 개발 및 승인 과정을 적극 지원했다.
산업은행은 GCF IE 승인이후 동남아 바이오메스 사업 등을 요청했으나 실패한바 있으며 국회에서도 성과에 대한 질타를 자주 받아왔다. 특히 2022년 인도네시아 사업 승인은 정부의 지원을 많이 받은 탓에 이번 사업 승인은 향후 한국 금융기관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써 첫 성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GCF IE는 지난 9차 이사회에서 본격적으로 인증되었다. GCF IE는 기금 투자를 위한 핵심 파트너다. 개도국은 아무 기구나 설치해서 GCF에 직접 자금을 청구할 수 없다. 개도국은 자국 내 혹은 국제기구 중에 적합한 국제개발은행, 국가 혹은 지역 은행 등 금융기관을 GCF 이사회에 상정하면, 이사회는 제안된 이행기구들의 능력과 경험 등을 다각적으로 판단해서 IE로 인증해준다. 지난 9차 이사회에서는 개도국의 GCF사업을 담당할 7개의 신규 이행기구를 인증하면서 IE들의 활동이 본격화됐다. 현재 약 120여 IE가 선정되었으며 절반 정도가 사업 승인을 받지 못하는 등 기금 투자는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IE의 가장 큰 역할은 개발도상국들의 기후변화 대응 사업을 발굴하고 사업신청서 등 프로젝트를 구축한다. GCF 승인을 받게 되면 향후 관리 감독의 역할까지 해야 한다. 또한 사업을 마무리하면 사업성과를 GCF에 보고할 의무가 있다.
한국에는 금융기관으로써 산업은행과 SK 증권이 있고 본연의 업무가 유사한 KOICA 등 3개의 GCF IE가 있다. 이중 KOICA가 가장 활발하고 SK증권은 2023년 IE로 선정된 바 있다.
한국은 UNFCCC의 분류상 선진국은 아니지만 딱히 기후대응 사업 대상이라고 볼 수 없다. 아시아에서는 높은 경제수준을 보유한 중동 산유국과 대만, 싱가포르 등이 유사한 처지다. 따라서 자국 사업보다는 동남아 등 지리적으로 가까운 아시아 지역의 기후대응 사업이 대상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 산업은행은 매우 유의미한 성과라 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기후기슬을 발전시키고 해외 기술이전 등 다양한 발전 경로를 동시에 성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모델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1] GCF(Green Climate Fund)는 UNFCCC 「COP16」에서 합의, 설립된 개발도상국 기후위기 대응 기금이다. 주로 개발도상국 기후위기 완화와 적응을 위한 프로젝트에 투자한다. 한국은 2012년, 임시사무국 독일 본을 제치고 사무국 본부를 유치했다. 인천 송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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