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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읽어야 할 때
이제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읽어야 할 때
  • 성일권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발행인
  • 승인 2024.08.3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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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이하 르디플로)만큼 여러 언어, 여러 국가에서 발행되는 매거진은 없다. 2024년 8월 현재, 27개 언어 36개 국제판으로 통틀어 200만 부가 발행되고 있으니 가히 ‘세계’라는 의미를 지닌 저명한 일간지 <르몽드>의 자매지라 할 만하다.

지역별로 보면, 본사 프랑스를 비롯해 영국, 독일, 스페인, 핀란드, 그리스, 헝가리, 이탈리아, 사이프러스, 불가리아, 룩셈부르크, 스위스, 노르웨이, 폴란드, 포르투갈, 러시아, 세르비아, 알바니아, 마케도니아 등 유럽 국가들이 다수이지만, 브라질, 볼리비아, 칠레, 볼리비아 등 중남미 국가들, 튀르키예, 이란, 쿠르드 등 근동 국가들도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인도, 일본, 한국이 있다.

한국의 경우,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종이 매거진과 인터넷판을 동시에 내는 국가다. 2008년 10월 한국어판 창간호가 나왔으니, 9월이면 만 16년이 되는 셈이다.

<르디플로> 한국어판이 처음 한국에 출간되었을 때, 우리 지식인 사회의 반응은 흥분과 충격이었다. 푸코, 보드리야르, 하버마스, 촘스키, 사르트르, 지젤 알리미, 지젝, 바디유, 아감벤 등 내로라하는 지식인들의 글이 생생하게 실리고, 미국과 러시아, 유럽,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아랍, 남태평양과 북극, 남극 등 5대양 6대주의 현안은 물론, 우리가 미처 모른 역사와 문화 예술, 환경과 동물까지도 심도 있게 다룬 매체는 당시까지 없었다(지금도 <르디플로>가 유일하다!).

<르디플로>의 기사는 지식인들 사이에 꼭 읽어야 할 참고문헌이 되었고, 젊은이들은 전국 곳곳에서 읽기모임을 만들어 <르디플로>를 읽고 토론했다. 서울은 물론 대구, 부산, 대전, 세종, 광주, 전주, 춘천 등 곳곳에서 <르디플로> 읽기 모임이 출범했다. 대학생들, 심지어 고등학생들까지도 <르디플로>를 읽고 토론하는 학내 서클을 만들었고, 언론사 준비모임과 로스쿨, 국립외교원, 대학원 준비생들도 <르디플로>를 함께 읽고 토론했다.

서초동 대법원 주변의 판사들와 변호사들마저도 <르디플로>를 읽는 모임을 했을 정도였다. 돌이켜보면, <르디플로>의 최대 전성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 때였다. 민주화와 독립사를 부정하고, 폭력적이고 억압적이며, 지역 패권적이고, 과도하게 친일적이거나 숭미적이었던 두 정권에 실망한 지식인들과 젊은이들은 레거시 매체에서 충족하지 못한 지적 갈증을 <르디플로>의 글에서 풀었다.

문재인 정권 무렵, 뉴미디어로 등장한 팟빵과 유튜브 같은 동영상 플랫폼은 순식간에 종이 매체들을 위기로 몰았다. 레거시 언론사가 발행하는 시사 주간지와 월간지 독자 수는 4~5토막이 나면서 폐간의 위기에 몰렸고, 그 자리를 유튜브 영상들이 빠른 속도로 대신했다.

‘진보 매체의 적은 진보 정권’이라고 해야 할까? 레거시 진보 매체(?)들은 정권이 던져준 사탕에 치아가 썩고 잇몸까지 병들었으며, 한번 떠난 독자들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1백여 년 만의 무더위라는 올여름도 이제 서서히 물러나, 책 읽기에 좋은 계절이다.

이젠 <르디플로>를 정독해야 할 때다. 명백한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친일숭미주의자들이 대통령실, 장관, 의회, 방송, 경찰, 독립기념관 등 권력기관 곳곳에서 우리의 눈과 귀를 어지럽히고 있다. 눈을 크게 뜨고 <르디플로>의 행간에 밑줄을 치면서 혜안을 찾아야 할 때다.

 

 

글·성일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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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시   । 2024년 8월 22일 개강 
매주 목요일 저녁 7~9시
*추석 연휴는 휴강입니다.

।  수강료  । 월 3만원 (도서비 별도)
*완강 시 1만원 페이백
**온라인 줌(Zoom) 참여 가능
***오프라인 정원 마감시 초과인원은 온라인 진행

।   장 소   । ‘르몽드 코리아’ 강의실 (합정역 도보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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