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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2월호 '페미니사이드, 다면적 '여혐'살해'
[195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2월호 '페미니사이드, 다면적 '여혐'살해'
  • 김민영 기자
  • 승인 2024.11.29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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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위선 속에 탄생한 트럼프 정권
이제 그만! 페미니사이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2월호

 

남녀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여대생들의 시위는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통보식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촉발되었으나, 좀 더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에 여성 차별적, 여성 혐오적 행태가 여전한 데서 기인한다. 특히 남성 우위의 담론과 권력관계에서 힘들고 취약한 여성들의 마지막 보루로서 여대가 필요하다는 것이 학생들의 주장이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12월호는 국가의 방조 아래 남성 권력이 자행한 다면적인여성 혐오적 살해, 페미니사이드의 기원과 현실, 대안을 다층적으로 진단했다. 마치 이번 여대생들의 시위를 예견했듯이, 여성학자 로렌 다이카르의 통찰력이 놀랍다.

트럼프의 승리로 끝난 미 대선에 대해 사회학자 제롬 카라벨은 도대체 이런 인물이 어떻게 대통령이 되었을까 하고 많은 이들이 의문을 갖지만, 트럼프주의는 사회현상의 일부라며, “하지만 트럼프의 승리가 백지 위임장은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 안세실 로베르가 쓴 미국의 위선, 국제에 기반을 둔 질서(RBO)’은 미국의 현주소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글이다.

미국의 우경화 못지않게, 유럽정치의 바로미터라 할 프랑스의 우경화도 심각하다. 철학자 알랭 드노는 겉으로는 중도를 표방하면서도 속으로는 극우로 치닫는 마크롱 정권을 극중도(extrême centre)라고 표현하며, 그 근원을 진단했다.

출구가 없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 참고 문헌적 성격의 도시에편에서는 내로라하는 아랍 전문가들이 네타냐후의 피비린내 나는 승리와 이스라엘의 나스랄라 암살 이후 헤즈볼라, 양측의 전쟁을 대하는 친이 아랍국가들의 미묘한 입장을 진단한 것도 흥미롭다.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미국의 맥킨지와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전략적 용병으로 전락하며 촉발시킨 사우디와 미 정부 간의 갈등, 인공지능(AI)의 보편화, 프랑스 철도 SNCF의 디지털화 등 시스템적 기계화가 초래한 후유증 등에 관한 글들도 독자님들에게 강력추천 해드린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가장 큰 미덕은 지구촌적 문제에 대한 디테일에 있다. 파미르고원에 자리한 타지키스탄이 왜 히틀러 시대의 유산인 아리안주의 신화를 자신들의 민족적 정체성으로 삼고 있는지, 그 연원을 살펴보면 흥미로우면서도 어처구니없다. 인도 국민스포츠 크리켓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서 어떻게 힌두교 민족주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지를 살펴본 글도 함께 읽을 만하다.

이 밖에도 갈수록 고급화되고 상업화하는 장례 문화, 프랑스 레스토랑 직원들의 콧수염 키울 권리주장, ‘생각의 자유를 억압하는 어설픈 자기계발 붐을 분석한 기사들도 놓치기 아까운 글들이다. 두만강을 헤엄쳐서 탈북한 재불작가 김혜성의 글은 잔잔한 울림을 준다. 연말에 시간을 다투며 바쁘게 사실 독자분들에게 때로는 멈추고, 돌아보고, 진정한 의미를 찾을 때라는 제목의 글을 밑줄그으며 읽어보실 것을 권유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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