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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레이크스 디스틸러리가 위스키 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이유
더 레이크스 디스틸러리가 위스키 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이유
  • 이종훈
  • 승인 2024.12.13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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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중북부에 자리한 더 레이크스 디스틸러리(The Lakes Distillery)는 위스키 매니아들 사이에 죽기 전에 방문해야 할 대표적인 증류소로 꼽힌다. 이 회사의 The Whiskymaker’s Reserve No.4는 2022년부터 매년 Whisky Magazine Awards에서 세계 최고의 싱글 몰트(Single Malt)를 수상하는 등 독보적인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영국 중북부에 자리한 더 레이크스 디스틸러리(The Lakes Distillery)는 위스키 매니아들 사이에 죽기 전에 방문해야 할 대표적인 증류소로 꼽힌다. 이 회사의 The Whiskymaker’s Reserve No.4는 2022년부터 매년 Whisky Magazine Awards에서 세계 최고의 싱글 몰트(Single Malt)를 수상하는 등 독보적인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더 레이크스 디스틸러리의 독보성은 우선 깨끗한 물에서 나온다. 공동 설립자 폴 커리가 스코틀랜드의 인기 관광지인 케직(Keswick)에서 북서쪽으로 불과 5마일 거리에서 폐허가 된 낙농장을 발견한 것은 2011년이었다. 깨끗한 상수원이 불과 150야드 떨어진 곳에 있다는 것을 알고서 서둘러 2011년에 개발 계획 승인을 받았다. 아름다운 석재와 슬레이트로 지어진 원래 농장은 빅토리아 시대 번영기의 모든 건축적 디테일과 화려함을 갖추고 있었다. 160년이 넘은 이 건물은 20년 넘게 방치되어 있었으나, 폴 커리는 이 건물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농장이 위치한 레이크 디스트릭트(Lake District)에서 거의 모든 건축자재를 조달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았으나, 슬레이트와 자갈은 컴브리아(Cumbria) 남부에서 가져왔고 사암은 펜리스 근처에서 실어왔다. 웨스트모어랜드의 빛바랜 녹색 슬레이트는 지붕에서 조심스럽게 벗겨내고 청소한 후 재사용했다. 2014년 12월, 더 레이크스 증류소 보수가 완료되어, 그해 증류가 곧바로 시작되었다. 2015년 7월 프린세스 로열 앤(Anne, Princess Royal)에 의해 방문객에게 공식적으로 공개되었다.

 

리모델링을 통해 만들어진 더 레이크 디스틸러리
리모델링을 통해 만들어진 더 레이크 디스틸러리

더 레이크스 디스틸러리는 증류소 바닥과 벽에 26개의 네잎클로버를 형상화해, 믿음, 희망, 행운, 사랑을 핵심가치로 삼고, 예술, 과학, 자연을 교차해 위스키 제조의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상했다.

2018년, 더 레이크스 디스틸러리를 비롯해, 23개 회원사로 출범한 잉글리시 위스키 길드(English Whisky Guild)는 버저스의 추진력으로 생산기술 표준화 작업 및 공동 마케팅을 강화해 상생의 기틀을 닦았다. 또한 회원사별로 위스키 생산의 지리적 표시(GI)를 장려했다. 혁신을 장려하고, 최고 품질의 생산 기준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 잉글리시 위스키 길드의 제품은 현재 32개 이상의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고, 특히 더 레이크스 디스틸러리가 이를 주도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약 5만 개의 캐스크가 영국 증류 업체에 의해 생산된다.

위스키 제조의 마법사로 불리던 사라 버저스가 지난해 1월 합류하면서 더 레이크스 디스틸러리의 위상은 한층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26년 동안 쌓아왔던 위스키업계에서의 커리어를 바탕으로 그녀는 2022년까지는 유명 위스키업체인 맥캘란(Macallan)에서 수석 위스키메이커로서 명성을 떨쳤다. 업계에서 정상의 위스키메이커로서 위상을 단단히 다졌던 그녀는 지난해 1월 더 레이크스 디스틸러리의 나이절 밀스 공동창업주의 제안으로 더 레이크스로 옮겼다.

 

160년이 넘은 건물이 재탄생 되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160년이 넘은 건물이 재탄생 되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위스키 제조의 마법은 상상력과 창의력입니다.”

버저스는 제조의 비법을 묻는 말에 이같이 마법사 같은 답변을 했다. 더 레이크스 디스틸러리로 옮긴 뒤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활력과 창조적인 기법으로 혼신을 기울인 그녀는 불과 1년 만에 더 레이크스를 대표해 2024년 영국 럭셔리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The 50 Most Influential People in British Luxury) 중 한 명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40대 중반의 버저스는 “2024년 영국 럭셔리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럭셔리 시장에서 우리 브랜드와 그 위치를 인정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더 레이크 디스틸러리의 사라 버저스 위스키메이커
더 레이크 디스틸러리의 사라 버저스 위스키메이커

2022년 ‘세계 최고의 싱글 몰트 위스키’로 선정돼

더 레이크스 디스틸러리의 뛰어난 품질은 잉글리시 위스키 길드에서도 독보적이다. 2022년 월드 위스키 어워드에서 ‘세계 최고의 싱글 몰트 위스키’로 선정된 이 회사의 The Whiskymaker’s Reserve No.4는 단종된 이후에도 No.5,6,7 시리즈로 출시되어 그 명성을 잇고 있다. 특히 Reserve 시리즈는 올로로소, PX 캐스크에서 풀셰리로 숙성되었으며, 추가로 다양한 캐스크로 시즈닝하여 특별한 풍미들이 더욱 조화롭게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호기심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고안된 The Whiskymaker’s editions는 새로운 맛을 탐구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싱글 몰트 위스키이다. 재미있고, 흥미롭고, 창의적이며, 장난기 넘치는 각 에디션은 시그니처 스타일에서 의도적으로 벗어난 것이라는 게 버저스의 설명이다.

그녀에 따르면 블렌딩 기술과 오크의 사용으로 강렬한 캐릭터, 섬세한 뉘앙스 또는 복잡하고 풍부하며 클래식한 풍미를 만들어 내고, 모든 병입에 결코 반복되지 않는 독특함을 담아 새로운 맛의 놀라움과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4년 영국 럭셔리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에 선정돼

버저스의 마법이 단기간에 이처럼 빛을 발한 데에는 그녀를 스카웃했던 이 회사의 공동창업주인 나이절 밀스(Nigel Mills)와 전설적인 위스키메이커 드하발 간디(Dhaval Gandi)의 도움도 크게 작용했다. 나이절 밀스는 “그녀가 위스키 제조의 첫 과정부터 완성과정까지 현장의 정확한 이해와 함께 이를 개념화시키는 기법은 더 레이크스의 위스키 제조 철학에 완벽하게 부합했다”라고 극찬했다. 그는 또 “그녀가 우리 회사에 풍부한 경험과 창의성을 가져왔을 뿐 아니라, 위스키팀을 발전시키려고 가진 포부는 바로 우리가 원하던 바였다”라고 공감했다.

더 레이크스 위스키에 합류한 이후 위스키의 질과 제조기법을 향상시키려 노력하는 사라 버저스 위스키메이커와 대화를 나누었다. 

 

THE LAKES 시리즈(Whiskymaker’s Editions)를 보면 상징하는 제품에 따라 그림의 이미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레이블 몇 개만 대표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는지?

“우리의 모든 Whiskymaker’s Editions에는 위스키 메이커가 위스키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감정을 담은 이미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장 최근에 출시된 갤럭시아(Galaxia)는 위스키 메이커스 에디션의 각각의 캐릭터들을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별들로 표현하여, 그동안 탄생했던 빛나는 라인업들의 특징을 강조했습니다.” 

 

더 레이크 디스틸러리의 내부
더 레이크 디스틸러리의 내부

“맛의 한계를 뛰어넘는 우리만의 독특한 프로세스”

홈페이지를 통해 증류소& 테이스팅 투어 등 소비자와의 접점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소비자와의 소통을 위해 추가로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저희는 한정판, 소장 가치가 있는 제품 특성상 온라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소셜 미디어에서 많은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의 위스키 커뮤니티에서 전 세계 싱글 몰트를 즐기는 사람들의 놀라운 피드백을 보는 것이 정말 즐겁습니다.” 

 

THE LAKES가 분석하는 한국 시장의 특성은 어떠한가요? 한국 시장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세계 최고의 싱글몰트 수상으로 영국은 품질 면에서 명성을 얻게 되었고, 이는 맛의 한계를 뛰어넘은 우리만의 독특한 프로세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한국에도 새로운 세대의 위스키 애호가들과 혁신을 추구하고 지식을 갈망하는 젊은 층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싱글 몰트는 탐험을 원하고 최고의 품질을 인정하는 위스키 애호가들에게 어필합니다.”

 

버저스는 양조에 있어서 새로운 증류주를 만들 때까지 원료의 품질을 중시한다. 그녀는 “싱글 몰트 위스키를 만들 때 아로마(Aroma)와 플레이버(flavour)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라고 비법을 살짝 공개했다. 

그녀는 또한 엘르바쥬(élevage) 기법을 따르기 위해 캐스크 사양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더 레이크스에서 그녀가 구사하는 양조기법은 꼬냑의 셀러 마스터로부터 영감을 받았다는 더 레이크스의 ‘엘르바쥬(élevage)’ 기법으로 기존의 위스키 생산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마법(?)이다. 엘르바쥬 기법에 대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추가적인 설명을 요청하자, 버저스는 “싱글 몰트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독특한 위스키 숙성 방식으로 오크, 증류주, 공기의 상호작용을 통해 풍미를 키우는 방식이다”라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숙성 과정에서 능동적인 변화를 시도하여 다양한 셰리 시즈닝 캐스크와 다양한 캐스크 나무 종류 사이에서 위스키를 이동시키고, 다른 캐스크의 위스키를 혼합한다. 종종 숙성 캐스크의 위치와 기후를 변경함으로써 새롭고 흥미로운 풍미를 발전시킨다.

엘르바쥬 기법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영역이었지만, 버저스는 전문성이 느껴지는 차분한 표현으로 독자들의 이해를 도우려고 노력했다.

이번에 그녀의 이름이 등재된 월폴 파워 리스트(The Walpole Power List)는 영국에서 럭셔리 브랜드의 유일한 사업조직으로 영국 국내총생산의 2.4%를 차지하며, 가맹회원사로는 벤틀리, 버버리, 해로드, 롤스로이스, 롤렉스 등 세계적인 브랜드가 망라되어 있다.

 

위스키 테이스팅을 진행하고 있다.
위스키 테이스팅을 진행하고 있다.

“풍미가 균형 잡힌 우리 위스키가 한국 음식과 잘 어울려”

한국에서도 그녀가 제조한 더 레이크스 위스키에 탐닉하는 진짜 팬들이 적지 않다. 버저스는 한국에서의 이 같은 팬덤에 대해 “풍부한 셰리 피니시와 더불어 싱글몰트 위스키에 다양한 셰리 종류를 사용하여 끝없이 풍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그녀는 “영국 위스키를 하나의 카테고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는 모두 훌륭한 전통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브랜드를 갖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열정적인 이 위스키메이커는 “영국 위스키는 새로운 세계 위스키 카테고리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영국 위스키가 경계를 허물고 놀라운 위스키를 만들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믿는다”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그녀는 “더 레이크스에서 만든 위스키가 한국 음식과 어떤 면에서 어울릴 것 같냐”는 질문에 “올로로소(oloroso), 페드로 히메네즈(pedro ximenez), 레드와인 캐스크에서 처음 숙성하여 풍미가 매우 균형 잡혀 있어 다양한 한국 음식에 잘 어울린다”라며 의미심장하게 밝혔다.
 


글·이종훈
사진·더 레이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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