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AI 규제론자에서 입장 선회?
세계 최대 전기차 테슬라의 오너, 환경론자에서 변신중?
트럼프 집권 2기 최대 이슈메이커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 구 트위터)’를 자신의 인공지능(AI) 기업인 ‘xAI’에 매각했다.
머스크는 소셜 미디어 X를 통해 29일 “xAI가 X를 330억 달러(약 48조5000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X는 지난 22년 머스크가 수많은 논란속에 인수한 세계 최대 SNS 플랫폼 중의 하나인 「트위터』의 새로운 이름이다. 자신이 440억 달러에 인수한 X를 본인의 AI 스타트업에 매각한 것. 그는 “X의 영향력과 xAI의 AI 기술을 결합, 스마트하고 유익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최고의 부자이자 민주당 지지자였던 머스크는 지난해 조 바이든전대통령과의 갈등에 이어 대선에서 갑자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로 선회, 트럼프 당선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그는 미국 정부의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를 맡아 엄청난 해고를 단행하는 등 여전한 괴짜 행보로 이슈를 양산하고 있다. 더욱이 그는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 테슬라를 이끌고 있다. 그는 환경론자로서 전기차 양산을 주도하면서 전기차 판매를 통한 이산화배출권[1]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화석연료 옹호론자인 트럼프 대통령과는 갈등이 심했지만 지난 대선에서 2억달러가 넘는 선거비용을 후원하면서 실리콘 밸리의 공화당 지지 확산을 위해 경주했다.
「xAI』는 머스크가 23년 7월, 설립한 AI 기업이다. 오픈AI의 공동 창업자였던 그가 챗GPT 대항마로 ‘그록’(Grok)이라는 AI 챗봇을 출시했다. [2]
모건스탠리가 단독주관한 이번 거래는 전액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이뤄졌다.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으로 엄청난 주가 상승을 기록했지만 최근 과도한 정치 행보로 그의 주력 기업인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스페이스X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통해 전 세계 시장을 선도해왔다.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위협으로 대체 위성 기업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유텔샛과 합병한 원웹, 미국 아마존의 ‘프로젝트 카이퍼’ 등.
테슬라는 더 심각하다. 머스크의 행보에 분노한 시민들의 불매운동으로 주가는 지난해 12월 최고점을 찍은 후 반 토막이 났다. 북미 시장 점유율의 급격한 하락,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등 위기가 확대되고 있다.
그의 최근 행보는 그의 괴짜 이미지조차 철저하게 자기 이해를 위한 전략에 따른 비판마저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지지에서 급선회한 배경이 민주당 정부와 규제 다툼 등 기업 이익에 근거했다는 것이고 특히 친환경론자에서 기후음모론자 트럼프와의 동거로 옮겨 간 것도 신념이라기 보다는 이해 관계에 따른 전술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페이팔(PayPal)의 성공과 매각, 수익금의 거의 전액 재투자를 통해 일군 스페이스 X와 테슬라, 그의 천재적 사업가 역량과 도박 기질, 검소한 생활과 워크홀릭 등 그를 미국 최고의 갑부로 만들어준 수많은 찬사들이 트럼프와의 예상 밖 공조와 최근 이어지고 있는 선 넘은 정치적 행보는 여러 비난을 낳고 있다.
[1] 테슬라는 2024년 첫 9개월 동안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판매, 10.7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테슬라 순이익의 무려 43%에 해당한다. 2023년에는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통해 17.66억 달러의 총 이익을 기록했다. 테슬라는 전기차를 판매함으로써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얻고, 이를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에 판매하여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2] 오픈AI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존 슐먼이 인공지능(AI) 경쟁 기업 앤스로픽으로 떠난다. 슐먼은 지난해 8월 “AI 얼라인먼트에 대한 관심을 심화하기위해 떠난다”고 밝혔다. 이로써 오픈AI 공동 창업자 11명 중 2명만 남았다. 회사에 남은 창업 멤버는 보이치에프 자렘바 AI 연구원과 샘 올트먼 CEO뿐이다. 머스크는 마이크로소프트가 10억달러를 ‘오픈 AI’에 투자한 뒤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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