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가진 자들의 대통령일 뿐, 우리 같은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겁니다.”
2025년 4월 5일, 미국 전역에서 동시에 벌어진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르몽드>는 이를 “사람들이 고통받기 시작했다. 일자리, 돈, 연금을 잃고 있다”고 전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어떻게 시민들의 삶을 직접적으로 파괴하고 있는지를 조명했다.
사회보장제도의 해체, 공공서비스의 민영화, 노동자 권리의 철회 등 공공의 영역을 파괴하고 사적 이익으로 전유하려는 국가 권력에 대한 분노,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성부의 예산 삭감은 더 이상 추상적 문제가 아닌 생존의 위협으로 다루어졌다. 간호사, 교사, 실직자, 연금 수급자, 대학생을 포함한 다양한 계층은 “손 떼라!(Hands Off!)”는 구호를 외쳤다.
이는 단지 한 국가의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아니다. 세계 각국의 권위주의적 통치, 시장 논리에 함몰된 행정, 이념화된 불평등 정치를 향한 항변이었다. 파리, 베를린, 런던에서도 같은 날 유사한 시위가 벌어졌으며, 세계 시민들은 “우리 모두의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외쳤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집회에 대하여 “좌파의 선동극”으로 일축했다.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의 구도를 설정함으로써 시민의 생존 문제를 이념의 문제로 희석시키려 한다. 그러나 시위 참가자들은 그 프레임을 거부했다.
트럼프가 아무리 강력하더라도, 제도와 헌법과 윤리가 무너졌더라도, 그에 맞서는 ‘우리는 더 많다’는 믿음이다. 바로 그것이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다. 오늘날 미국의 거리에서 울려 퍼진 구호는 단지 트럼프에 대한 저항이 아니다. 그것은 전 세계적 위기에 빠진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경고이자, 동시에 회복을 위한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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