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작업을 시작하는 향년 83세, 국가무형유산 선자장 김동식 보유자다. 평생을 전통 부채 ‘합죽선’을 만드는 데 바쳐온 그는 여전히 매일같이 나무를 깎고 종이를 붙이며 부채를 완성해낸다. 그의 인생을 무대 위에 올린 공연 <장인의 발걸음>이 6월, 전주 남부시장 문화공판장 ‘모이장’에서 펼쳐진다.
김동식 장인은 전주 아중리의 가재미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의 외가는 합죽선의 명가로, 외조부 라학천은 고종황제에게 부채를 진상했던 당대 최고의 장인이었다. 김동식 장인은 라학천과 외삼촌 라태순 명인의 작업을 곁에서 지켜보며 14세부터 자연스레 입문하여 평생을 이 일에 매달려 왔다. 그가 만든 부채에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삶의 궤적이 담겨 있다.
이번 공연은 장인 김동식을 넘어서, 인간 김동식의 이야기를 담는다. 노년의 장인의 삶을 다큐멘터리와 소리꾼의 소리로 관객에게 전한다. 김동식 장인은 관객 앞에서 직접 시연을 선보여 감각적으로 경험한다. 공연은 단절이 아닌 연결을 지향한다. 젊은 예술가들과 전통 소리꾼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장인과 청년,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는 시간이다. 이는 한평생 외길인생을 묵묵히 걸어온 고령자 개인의 삶이 현대사회와 다시 연결되는 한 방식으로도 주목받는다.

무대 연출은 박강의 감독이 맡았으며, 음악감독 김백찬, 기술감독 박종화, 작창은 김소진이 함께 참여해 무대의 감각을 다층적으로 채웠다. 박강의 감독은 “장인의 일상이 낯설지 않고 아름답게 전달되기를 바랐다”며, “이 공연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질문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기획을 맡은 ㈜프롬히어 설지희 대표는 무형유산을 전공한 큐레이터로, “김동식 선생님은 ‘죽기 전까지 부채를 만들고 싶다’고 말씀하신다. 그 진심을 무대를 통해 세상과 연결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설 대표는 2019년부터 장인과 공예가와 함께 공예와 일상의 가치를 결합한 콘텐츠를 제작해왔다. 해당 공연은 프롬히어의 장인 브랜드 ‘백공기예’의 이름으로 진행된다. ‘백공기예’는 장인의 삶과 지혜를 문화콘텐츠로 전환하고자 만든 프롬히어의 브랜드다.
해당 공연은 5월 2일자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오픈 예정되었고, 5월 11일 정식 오픈된다. 현재까지 200명 이상이 오픈 알림을 신청하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공연은 6월 13일부터 21일까지 총 4회에 걸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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