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라우셴버그 – 「블랭킷 샘플」, 196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소프트 파워’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 개념의 창시자인 조지프 나이(Joseph Nye)는 최근 이렇게 안타까움을 표했다. ‘소프트 파워’, 즉 문화적 영향력을 중심으로 한 이 영향력 개념은 미국이 세계를 장악하기 위해 활용해온 전략으로 수 많은 지식인들마저 이를 매혹적으로 받아들였다. 이 개념이 성공을 거둔 까닭은 강압이라는 철권에 벨벳 장갑을 씌워 그것을 보다 우호적이고 온화하게 보이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1990년, 미국의 정치학자이자 권력 실천가인 조지프 나이(Joseph Nye)가 처음 제시한 이래, ‘소프트 파워’라는 개념은 오랫동안 미국 중심의 자유주의 세계화와 결합된, 비강압적이면도 영향력 있는 외교를 설명하는 데 널리 사용되어 왔다. 이 개념은 중국과 유럽에서도 채택되었으며, 수년 동안 정치인들과 전문가, 언론 해설자들의 담론 속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해왔다. 그러나 오늘날 전면적인 재무장, 국제법의 붕괴, 공격적인 민족주의의 부상이라는 현실 속에서 소프트 파워는 더 이상 세계 정세를 설명하거나 실제로 작동하는 개념이라고 보기 어렵다.
애초에 이것이 과연 현실에 어떤 실질적인 영향을 준 적이 있었는지조차 의문스럽다.
강자는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약자는 해야 할 것을 견딜 뿐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국제개발처(USAID)를 공격한 것은 단순한 행정 조치가 아니다. 그는 이 기관이 냉전 시기에는 공산주의에 맞서기 위해, 그리고 보다 최근에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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