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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주는 진실, “진심을 담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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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수아 베고도 | 작가
  • 승인 2025.05.0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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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 교사가 학부모에게 보낸 이메일 회신

마리우스 뷔에 - 「팔씨름」, 2022

『심리학(Psychologies)』(2024년 4월 4일, 암스테르담 출판사 발행)의 저자 프랑수아 베고도는 부르주아 사회의 심리적 움직임을 분석한다. 실제 혹은 가상의 상황을 바탕으로 작가는 우리가 스스로에게 만들어낸 이미지 이면에 자리한, 우리를 스쳐 지나가는 어두운 생각들과 행동의 동기를 포착하고자 한다. 즉, 작가는 개인의 통제를 벗어나 있으면서도 사회적으로 구성된 사안을 모두 들여다보려는 것이다. 2024년 3월 12일 월요일 밤 9시 41분, 엘자 라공의 메일함에 세 줄짜리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다. 엘자는 국어과 정교사로 마흔이 채 되기 전에 이미 강단에서 15년 가까이 보낸 인물이었다. 글루텐에 민감한 체질이며, 점성술의 별자리는 사수자리다.

메일의 내용은 이랬다.

“안녕하세요, 지금 4학년 B반의 독서 목록을 점검하던 중입니다. 『삼총사』에 대해 약간 궁금한 점이 생겨 연락드립니다. 선생님께서 추천하신 판본은 100쪽 분량의 축약본인데, 목록에는 ‘완역본’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혹시 혼동을 줄이기 위해 정정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감사합니다. 진심을 담아 인사드립니다.”

메일의 발신자는 에스텔 드몽조. 로베르-바댕테르 중학교에 다니는 마리우스 드몽조의 어머니였다.

10년 전만 해도 이런 메시지는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2014년 당시만 해도 중학교의 디지털 시스템은 학부모에게 교사의 업무용 이메일 주소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이른바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인류의 비대면 활동이 급격히 증가한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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