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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대를 위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한국판의 비전
국제연대를 위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한국판의 비전
  • 편집위원 일동
  • 승인 2009.04.04 01:2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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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4월호는 한겨레와  제휴해, 함께 토론하고 고민해서 만든 지면이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흔들리지 않는 진보의 가치를 담아내기 위해 자본과 권력에서의 독립을 일관되게 추진해온 <한겨레21>과 손을 잡고서, 콘텐츠 공유 등 전면적 제휴에 나선 것은 단순한 번역판을 넘어 국내외 대안 담론을 접목하려는 의도다. 양측은 프랑스 원문을 충실히 전달하면서도 한국 독자의 관심을 중심에 두면서 지면을 재구성하고, 자체 편집진과 외부 필진이 만드는 고급 콘텐츠로 국내 면을 채우기로 한 것이다. 

가치 공유하는 <한겨레21과>의 제휴, 새로운 도약

독자 여러분께 약속드리고 싶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은 이번 한겨레와의 제휴를 계기로, 더욱 강건한 자세로 패권주의를 거부하고, 세계화의 폐해를 지적하며, 휴머니즘과 시민사회 연대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소리 높여 주장할 것이다.
경제위기와 척박한 언론환경 속에서도 한국판이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지식사회에 빠른 속도로 당당히 자리매김되고 있는 것은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성원과 편집 제작진의 노고에 힘입은 바 크다. 이 자리를 빌려,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한국판의 선전은 저 멀리 유럽에까지 메아리치고 있다. 이냐시오 라모네의 뒤를 이어 지난해 3월부터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이끌어온 세르주 알리미 발행인은 얼마 전 전자우편을 통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이 신문의 이념과 가치가 한국사회에서도 점차 확산되고 있어 매우 기쁘다”면서 한국판 관계자들과 독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지난해 파리 13구에 위치한 나지막한 건물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본사에서 ‘한국판’ 준비팀과 얼굴을 맞댄 그는 “오랫동안 미국적 신자유주의의 영향을 받아온 한국 사회의 특성에 비춰볼 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같은 매체가 꼭 필요하지만, 척박한 언론환경을 극복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와 함께 자리한 도미니크 비달, 부뤼노 롱바르 등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쟁쟁한 필진도 필자의 손을 굳게 잡고서 한국판이 하루빨리 자리잡아, 야만적 세계화를 극복하고 인간다운 대안 세계를 만들기 위한 국제 연대의 당당한 한 축이 되어주길 희망했다. 
 
패권주의의 거부, 세계화 폐해 지적

 

과연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읽지 않고서 세계 지성계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을까?  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읽지 않고서 지성인의 범주에 들 수 있을까. 적어도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그렇다”고 확언할 수 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우리에게는 이름조차 발음하기 힘들 정도로 낯설지만, 1954년 프랑스 유력지 <르몽드>의 자매지로 창간된 이래, 현재 73개국 26개 언어로 240만 부가 동시 발행되고 있는 세계 최고 권위의 진보 매체다. 이 가운데 인쇄판(일부지역은 온라인포함)이 46개, 온라인판이 27개에 달한다.   
이 신문의 미덕은 자크 데리다, 미셸 푸코, 알랭 투렌, 피에르 부르디외, 노엄 촘스키, 안토니오 네그리, 에릭 홉스봄 등 화려한 필진의 글보다도, 일관되게 지켜온 ‘날카로운 분석, 따스한 시선, 균형 잡힌 시각’이다. 세상의 표면(表面)이 아닌 이면(裏面)의 내용을 더 충실히 담아내기 위해 금권권력에 안주하는 관영·상업 언론을 경계하며, 국가나 인종 차원의 협소한 이해보다는 휴머니즘, 문화 다양성, 시민사회 연대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중시해왔다. 

처음부터 패권주의와 제국주의를 거부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와 물신주의를 배척하고, 제3세계 국가들의 비동맹운동과 세계 노동운동을 지지했으며, 세계화 시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대안을 모색해왔다. 이 때문에 이 매체의 논조는 1960년대 탈식민주의 과정 속에 새로 탄생한 신생국가들에 지나치게 우호적인 반면에 미국 등 서방 제국주의에 비판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예컨대, 1995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체결에 때맞춰 독립운동의 깃발을 내건 멕시코 게릴라운동인 자파티스타 투쟁의 지지를 선언했고, 걸프전·아프가니스탄전·이라크전 당시 미국과 그 동맹국을 신랄히 비난했다. 특히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논객인 베르나르 카생과 이냐시오 라모네 등은 세계 금융위기 때인 1998년 제3세계국가들에 대한 세계화의 폐해를 지적하고, ‘대안적 세계화를 모색하는 국제연대’인 ‘아탁’(ATTAC)의 설립을 주도하면서 투기자본에 세금을 부과하는 ‘토빈세’의 도입을 주창했다. 

 뉴욕발 금융위기 계기로 자본주의 본질 파헤쳐

뉴욕발 금융위기가 세계 경제를 초토화시키는 초극적 세계화 시대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활약상은 두드러진다. 특히 지난해 10월 선보인 한국판 지면을 통해 소개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도발적인’ 기사들은 우리 뇌리에 일격을 가하기에 충분했다. ‘미 월가가 사회주의로 회귀한다’ ‘자본주의 신화는 붕괴되는가’(10월호), ‘지칠줄 모르는 미 제국주의의 욕망’ ‘자본의 새로운 지정학’(11월호), ‘포스트 아메리카 시대가 도래한다’ ‘세계화의 폭력성’(12월호), ‘자본주의 권력이 자행한 아나키즘의 가치’ ‘오리엔탈리즘의 신화와 현실’(2009년 1월호), ‘자유주의자들의 새로운 궤변’(2월호), ‘자유무역, 그 달콤한 비극’(3월호) 등…

오늘날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진보의 가치들을 지키기 위해 자본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같은 대의 아래 이 신문은 광고 수입에서 얻어지는 매출을 전체의  5%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그럼에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독자 수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저력은 프랑스와 유럽 전역에 거미줄처럼 포진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친구들’(Les Amis du Monde diplomatique)이는 팬클럽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은 바 크다.  이곳 한국에서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친구들’이라는 같은 이름의 팬클럽이 발족되어,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가치를 공유하고 한국판의 안착을 위해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그 어느 매체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한겨레21>과 연대해 독자 여러분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의 의미는 더할 수 없이 각별하다. 신문 가판대에 수많은 신문?잡지가 넘쳐나지만 정작 우리 내면의 지성과 통찰력과 보편적 가치를 일깨우는 매체는 보기 드문 한국 언론의 현실에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은 노엄 촘스키의 말처럼, 세계를 바라보고, 세계와 함께 호흡하는  ‘세계의 창(窓)’ 역할을 자임한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한국판 편집위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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