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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의 상징 '남부연합기' 역사 속으로 사라지나?
차별의 상징 '남부연합기' 역사 속으로 사라지나?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06.2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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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도에 찬성했던 남부 13개주(州)를 별로 형상화한 남부연합 깃발이 존폐 위기에 몰렸다. 지난주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한 흑인 교회에서 발생한 총기 참사의 여파로 인종차별을 상징하는 남부 연합기가 미국 사회에서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뿐 아니라 미시시피 등 7개주는 남부연합기 퇴출을 추진하면서 정치권에서는 남부연합기의 철거를 두고 공방을 벌일 태세다. 월마트를 비롯한 유통업계는 남부연합기에 대한 논란이 심화하면서 온오프라인에서 관련 제품의 판매 중단을 발표했다.

◇ 유통업계, 관련 제품 퇴출 조치

미국의 주요 유통업체들은 22일(현지시간) 남부연합기가 새겨진 제품을 퇴출한다고 밝혔다.

미국 유통업계 1위인 월마트의 브라이언 닉 대변인은 "남부연합기를 새긴 모든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온라인 매장에서도 퇴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케이마트를 운영하는 시어스 역시 매장에서 남부 연합기를 판매하지 않으며 외부 업체가 시어스의 온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남부연합기 관련 제품도 판매목록에서 삭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온라인 유통업체도 이러한 남부연합기 취급불가 방침에 동참할 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닷컴은 남부연합기를 판매하지 않지만 외부 업체의 판매 목록에는 검색이 된다. CNN방송에 따르면 아마존닷컴은 남부연합기 깃발 자체뿐만 아니라 디자인이 새겨진 주머니칼, 티셔츠, 담요, 샤워커튼을 판매하고 있다.

아마존닷컴의 경쟁사인 이베이의 경우 판매 목록에 검색 가능한 남부연합기 깃발과 관련 제품은 1000여개 넘는다. 이베이는 인종주의를 유발하는 상품의 유통을 금지한다는 방침을 두고 있다.

◇ 인종차별의 상징 혹은 남부역사 유산

유통업계의 남부 연합기 판매 중단 결정에 앞서 니키 헤일리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주의회 앞마당에 걸려 있는 남부 연합기 철거를 촉구했다. 남부연합기가 사우스 캐롤라이나 역사의 한 부분이지만 미래를 상징할 수 없다며 주의원들이 남부연합기를 내릴 것을 요청했다.

남부 연합기를 공식 주 깃발로 사용하며 주의회에 게양하는 지역은 미국 50개 주 가운데 사우스 캐롤라이나가 유일하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남부연합기가 상징하는 바는 남다르다.

1861년 처음 만들어진 남부연합기는 과거 노예제도를 찬성했던 13개를 별 모양으로 표시한다. 미국 대부분 지역에서 남부 연합기를 인종 차별의 상징라고 여긴다. 하지만 일부 백인 보수층은 미 남부 역사의 유산으로 받아들이며 1861~1865년 남북전쟁 당시 사망한 남부연합군 48만명의 희생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외에 미시시피 등 7개주도 남부연합기 일부를 포함하거나 작게 만들어 그린 주깃발의 디자인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남부연합기를 연상시키는 깃발을 사용하는 주는 앨러배마, 아칸소, 플로리다, 조지아, 미시시피, 테네시, 노스캐롤라이나 등이다. 일례로 미시시피주 깃발에는 남부연합기가 작게 좌측 상단에 들어가 있다. 미시시피 주하원의장은 주 깃발에서 이 상징을 제외시킬 것을 제안했다. 

◇ 공화당 대선 후보들 신중론...백인 보수층 눈치

지난주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찰스턴 소재 한 흑인 교회에서 총기를 난사한 백인 용의자가 한 손에 권총을, 다른 한 손에 남부연합 깃발을 들고 있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155년 전 만들어진 남부연합기가 미국 대선 주자들 사이 민감한 이슈로 재부각됐다. 총기 난사로 목사를 포함해 모두 9명의 흑인이 숨졌다. 

공화당 대선후보들은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의사당의 남부연합기 폐기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층인 SC의 백인 보수 유권자들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인종차별적 이미지를 보여주기 않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공화당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20일 남부연합 깃발 폐기에 관해 사우스 캐롤라이나가 "올바른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화당 대선후보인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주 상원의원 역시 "사우스 캐롤라이나가 주민들을 위해 올바른 선택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남부 연합기 폐기에 대한 찬성 혹은 반대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밝히지 않았다. 공화당 대선 후보의 물망에 오르내리는 스캇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는 남부 연합기와 관련한 질문에 아예 답변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찰스턴 교회의 사망자들에 대한 장례절차가 모두 마무리되기 전까지 관련 문제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남부 연합기 논란에 대해 "공화당 대선 후보들이 신중하게 계산된 답변을 내놓고 있다"며 "소수에 대해 어필하면서도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ecctness)의 대상이 되기를 꺼려하는 백인 보수층을 공략해야 하는 공화당 대선후보들의 난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남부 연합기 문제는 공화당 정치인들이 절대 이길 수 없는 논쟁거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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