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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프간에 목숨을 거나?
왜 아프간에 목숨을 거나?
  • 세르주 알리미 | 프랑스판 발행
  • 승인 2009.11.05 1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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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창] 프랑스판 발행인 칼럼

아프가니스탄 전투가 ‘필요한 전쟁’이라고 밝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임명한 이곳 주둔 미국 사령관 스탠리 매크리스털한테서 4만 명의 추가 파병 요구를 받았다. 전쟁은 8년째 지속되고 있다. <<원문 보기>>

▲ <아프가니스탄 소녀>, 2009-팜 글뤼
과거, 미국은 인도차이나에서 부정부패하고 비합법적인 정부들을 지지해 꼭두각시 노릇을 하게 했다. 그러나 이런 정책들은 다 실패했다. 영국과 소련도 아프가니스탄에서 온갖 수단을 동원했지만 이 나라를 장악하는 데 실패했다. 지금은 비록 미군의 손실이 상대적으로 적고(2001년부터 지금까지 830명이 목숨을 잃은 반면, 1968년 베트남전쟁 당시에는 매월 1200명이 목숨을 잃음), 반전운동이 시들해지긴 했지만, 서구 군대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이 전쟁에서 향후 챙길 수 있는 ‘승리의 이익’이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더욱이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산악지대에서 마약을 밀매하고,(1) 반이슬람 전쟁을 수행한다는 의심을 사고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현지를 방문한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부 장관은 방탄조끼를 착용하지 않고 군부대를 시찰하며 사람들로부터 “파병군의 마음을 방탄조끼 하나로 사려 했다”는 비난을 샀다.(2) 또 매크리스털은 “우리 임무는 탈레반을 최대한 사살하는 것이 아니라, 아프가니스탄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3) 냉소주의를 뒤로한 이들에게서 자리잡고 있는 공통적인 생각이 있다. 누가 저항세력이고 누가 민간인인지 식별이 불가능한 지역에서 (지역의) 사회발전과 전시작전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는 식의 뻔뻔한 사고다. 과거 베트남전 당시, 미국 기자 앤드루 콥킨드는 이런 종류의 “상반된 모순” 행위를 다음과 같은 촌철살인의 명구로 요약했다. “아침에는 사탕을, 오후에는 치명적인 네이팜탄을!”

미국은 과거에는 민족주의와 종교적 열정으로 무장한 아프가니스탄 전사들을 꺾는 대신 이들을 도왔으며, 이들이 소련과 결사항전을 펼치며 승리할 때는 이들의 호전성을 높이 샀다. 미국이 염원한 것은 이미 약화된 탈레반과 알카에다 전사들 간의 관계가 더 소원해지는 것이었다.(4) 2001년 9월 11일 테러 이후, 워싱턴이 중앙아시아에 군대와 소형 무인 정찰기를 투입한 것은 이 전사들의 참모를 소탕하기 위해서지, 아프가니스탄 어린이들을 교육하거나 혹은 인권을 옹호하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만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이 요구하고 있는 군사작전 확대를 원치 않는다면, 노벨평화상 수상자답게 민중의 행복은 군대의 폭격과 무력진압으로 민중을 굴복시켜서 실현되는 것이 아니며, 아프가니스탄에는 오사마 빈라덴의 추종자 중 생존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진실을 밝혀야 한다. 또한 과거 광신주의로 무장한 소수의 잔존 탈레반 세력과 협상을 한다고 해도, 그것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지는 못한다는 사실도 밝혀야 한다. 썩을 대로 썩고,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이 지역에 별반 관심을 보이지 않는 러시아, 중국, 인도, 파키스탄도 협상 합의를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다. 외국 땅에 파병돼 목숨을 걸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 자체가 이미 병사들에겐 기이한 모험인데, 과연 이들이 정말로 하미드 카르자이를 위해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문제 해결을 위해 목숨을 걸어야 온당할까? 매크리스털 사령관의 고해성사처럼 부정선거로 자리 보전에 성공한 ‘카불 시장’ 하미드가 일부 아프가니스탄 국민에게 탈레반 체제의 정당성을 자극하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까지 대통령에 당선되는 쾌거를 이룩한 마당에….

3만5천 명을 파병한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의 지도자들은 자국 병사들이 미군 곁에서 아프가니스탄 반군과 전투를 벌이고 있는데도, 이 모든 문제들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워싱턴은 그 어느 때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선택을 가로막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탈레반 전투에 “단 한 명의 병사도 추가 파병하지 않겠다”는 발표를 했다. 그러나 그는 “아프가니스탄에 프랑스 파병군을 계속 주둔시켜야 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승리를 위해서는 주둔이 계속돼야 한다”고 덧붙였다.(5)

그가 발표한 두 쪽 분량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서는 논평할 가치가 전혀 없었다. 그런 말에는 무대응이 가장 너그러운 대응 방식이기에….

글·세르주 알리미 Serge Halimi

번역·조은섭 chosub@ilemonde.com
파리7대학 불문학 박사로 알리앙스프랑세즈에서 강의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 <착각>(2004) 등이 있다. 


<각주>  

(1) 아프가니스탄은 세계 헤로인의 93%를 생산한다. Ahmed Rashiddml, ‘아프카니스탄의 막다른 골목’(The Afghanistan Impasse), <The New York Review of Books> 2009월 10월 8일 참고, www.monde-diplomatique.fr/cartes/afghanopium2009.

(2) TV채널 <Canal+>, 2009년 10월 18일.

(3) <피가로>, 파리, 2009년 9월 29일자.

(4) Syed Saleem Shahzad, ‘탈레반과 싸우는 알카에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07년 7월호 참고.

(5) <피가로>, 파리, 2009년 10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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