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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품 안에서 인도양을 꿈꾸는 여린 섬
프랑스 품 안에서 인도양을 꿈꾸는 여린 섬
  • 빌프리드 베르틸
  • 승인 2010.06.0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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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ssier]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라레위니옹’

‘영토의 연속성’의 시험 무대, 라레위니옹 섬

인구 81만7천 명, 인도양 남서 지역에 위치한 라레위니옹 섬. 이곳은 다양한 인구 구성, 식민주의에 반대하는 여러 투쟁에서 얻은 경험, 서로 화합하며 교섭해나가는 다양한 문화와 종교, 오래되었지만 탄탄한 사탕수수 산업 등으로 프랑스의 해외 영토령 가운데 가장 견고해보인다. 그러나 라레위니옹은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대내외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프랑스 해외영토(DOM)이자 유럽 최변방 지역인 라레위니옹섬은 인도양 남서쪽에 위치하는데 프랑스와 유럽의 부속령으로 여겨질 때가 많다. 라레위니옹과 주변의 관계는 대단히 제한적이다. 적극적인 협력정책이 이뤄지고 지속 가능한 개발 차원에서 라레위니옹의 지역적 통합이 필요한 상황인데도 말이다.

2008년 라레위니옹섬의 수입 가운데 인근 인도양 남서쪽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4.5%에 불과했으며, 이 국가들에 대한 수출 비중도 20.5%에 그쳤다. 자본거래도 줄었다. 2005년 라레위니옹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 중 80%는 본국 프랑스에서 왔다. 인적 교류 또한 제한적이다. 2006년 라레위니옹을 찾은 항공기 승객의 96%는 유럽인이었다.

라레위니옹이 이처럼 인도양 남서쪽 국가와 제대로 ‘지역적 공동체’를 이루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인도양 지역에서 라레위니옹이 갖는 위치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라레위니옹에서는 오히려 프랑스와 유럽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외교정책은 아직도 프랑스 소관이고 어업협정과 무역관계는 유럽위원회 소관이다. 더구나 3차 산업이 주를 이루는 경제구조는 라레위니옹을 더욱 고립시키고 있다. 소비와 수입 부문에서 프랑스가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구매력이 약한 지역 시장에서 라레위니옹의 생산비는 경쟁력이 거의 없다.

 

▲ <귀가>, 1848-아돌프 포트몽

상황 자체도 라레위니옹이 인도양 지역과 유대를 강화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라레위니옹과 아주 가까이 있는 인도양위원회 회원 국가는 공동조약을 맺고 있지만, 각자 처한 사정이 다르다. 코모로와 마다가스카르는 최저개발국이고, 세이셸은 중간소득 국가이며, 모리스섬은 신흥산업국이다. 개발에 대한 관심도 제각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통된 비전을 이끌어내기란 힘들며, 공동의 소망을 추구하기란 더욱 어렵다. 인도양위원회의 운영이 늘 어렵고 야심이 부족한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인도양 언저리서 프랑스에 기대어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조금이나마 지역 협력이 이뤄지고, 라레위니옹도 여기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유럽 차원에서는 로메협약과 코토누협정이 아프리카·카리브해·태평양 국가(1)와 유럽 주변 지역 사이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유럽 주변 지역은 유럽연합(EU) 국가의 ‘실질적인 국경’ 구실을 한다.(2) 세계적으로 프랑스-라레위니옹은 인도양위원회에 속하고, 동·서아프리카 공동시장(3)의 ‘옵서버’이며, 인도양 연안지역협력연합(4)의 대화 파트너다.

라레위니옹은 국가기관, 협회, 여러 기구 외에 외국과 협력을 늘려갔다. 프랑스령(프랑스 정부령인 코모레·마다가스카르·세이셸), 남아프리카공화국 지방(콰줄루나탈), 모잠비크 지방(카보델가도), 인도 지방(카르나타카), 중국 지방(톈진)과 협력이 그것이다.

지역공동체에 얼굴을 내밀다

다자간 관계 차원에서 라레위니옹 의원(국가의회와 지역의회의 대표들)은 지역기구 일에 참여하는 프랑스 대표단과 손잡고 있다. 그래서 국가 정상회담, 동·서아프리카 공동시장 대표 정상회담, 인도양 연안지역협력연합 각료회의에서 거의 언제나 라레위니옹 의원이 프랑스 대표단을 이끈다. 인도양 연안에서 더욱 강국으로 부상하려는 프랑스는 라레위니옹이라는 자격으로 회원국이 되고 싶어한다. 라레위니옹 의원이 프랑스 대표단에 포함되면 라레위니옹이 자발적으로 프랑스령 섬으로 남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

지역 협력 활동은 현지 지자체(지역·도·시)의 기금뿐만 아니라 프랑스와 유럽기금의 재정 지원 아래,(5) 양자 간이든 다자간이든 기본적으로 세 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바로 지속 가능한 개발, 지역경제 통합, 인적 개발이다. 이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환경 지역 프로그램, 장기적인 어로자원 관리 프로그램, 에이즈 혹은 신종 질병 퇴치 프로그램, 마다가스카르 교육 시스템에 대한 라레위니옹의 지원 프로그램이다. 마다가스카르 교육 시스템에 대한 라레위니옹의 지원 프로그램은 해마다 실시되는 3년 단위의 교사 양성 프로그램이다. 코모레(파르닥)의 농업개발 관련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라레위니옹은 동·서아프리카 공동시장 임원의 프랑스어 교육을 위해 이들과 직접 협력하고 있다.

프랑스 독점적 지위 차츰 쇠퇴

인도양 국가는 교류의 세계화, 금융의 글로벌화 및 세계 금융위기의 파급, 인구 증가, 기후변화 등 새로운 불안에 직면해 있다. 인도양 국가는 EU와의 경제 파트너십 협약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이 협약은 지금까지 누렸던 무역 이익을 없애기 때문이다. 라레위니옹도 차후 설탕 가격(설탕은 이 섬의 주요 생산품이다)이 내리고, 반입 상품에 대한 수입세(이 섬의 주요 재정원)가 줄어들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인도양 지역 강대국인 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인도네시아·호주는 라레위니옹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인도는 바다에 자국의 이름을 붙여 ‘인도양’이라는 명칭을 탄생시킨 거대 인구 국가이고, 남아프리카공회국은 막대한 광물자원을 가진 아프리카 최강국이며,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고의 이슬람 국가, 호주는 인도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싶어하는 국가다. 한편 미국(9·11 사태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내세우며 아프리카 진출을 늘렸다)과 중국(원료의 70%를 아프리카에서 수입한다)도 라레위니옹에서 점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반면 프랑스의 입지는 나날이 쇠퇴하고 있다.

라레위니옹은 인도양, 즉 영어권 세력 속에 있지만 프랑스어권이며 거대 인구 국가인 인도·중국과 긴밀한 관계에 있다. 따라서 라레위니옹은 프랑스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장점을 가진 곳이다. 라레위니옹은 인도양에서 고립되지 않으려면 인도양 지역 통합 기구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기구로는 남아프리카공회국 개발공동체(SADC), 동·서아프리카 공동시장, 인도양 연안지역협력연합(IOR-ARC), 인도양위원회가 있다. 그리고 라레위니옹이 인도양 국가에 투자한다면 프랑스 기업에 거대 수출시장이 열릴 수 있다. 라레위니옹도 EU와 손잡고 인도양 지역 국가의 공동 발전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이는 결국 라레위니옹의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프랑스에서 오는 것이든 EU에서 오는 것이든, 기금에 의존하는 시스템은 한계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어마어마한 실업률, 부족한 주택, 빈곤층 증가(라레위니옹 주민의 52%가 빈곤하게 살고 있다)로 몸살을 앓는 라레위니옹이야말로 새로운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새로운 프로젝트란 인도양 지역 국가와 경제적·인적 교류를 늘리는 일이다.

지역에서 자생력을 찾아라

물론 이는 인도양 국가의 지속적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다자간 차원에서도 인도양 지역의 성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인도양위원회 국가의 경제 지역은 지중해와 유럽 면적의 2배다. 이런 경제 지역은 인도양 지역의 해양 정책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해적과 불법 조업을 퇴치하는 데 도움을 주고, 회원국이 각자 어로자원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

아울러 창설된 지 25년이 된 인도양위원회도 진정한 지역 통합 기구로 거듭나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지역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 특히 성장 중인 작은 섬 국가들의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다자간 협약 부문에서는 라레위니옹이 코모레·마다가스카르·세이셸과 체결한 협약 외에 모리스섬과도 협약을 체결 중이다. 라레위니옹은 이미 모잠비크 지방과 연결됐기 때문에 스와힐리어권(탄자니아, 잔지바르, 마다가스카르의 서부와 북부, 코모레, 마요트) 내의 협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글•빌프리드 베르틸 Wilfrid Berthile
대학교수, 인도양위원회 전 사무총장. 저서로는 <라레위니옹, 프랑스의 해외 영토, 유럽의 최변방 지역> 등이 있다.

번역•이주영 ombre2@ilemonde.com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졸. 번역서로는 <반에아크의 자화상>(2010) 등이 있다.

<각주>
(1) 특혜무역 협정에 따라 유럽연합의 옛 식민지로 정해진 곳.
(2) 라레위니옹은 인도양에, 과들루프와 마르티니크는 카리브해에, 귀안은 남미에, 카나리·아소르스·마데르는 대서양에 포함됨.
(3) 동·서아프리카 공동시장에는 19개국 회원국이 있는데, 이 중 4개국은 라레위니옹의 이웃 국가다. 이 4개국은 인도양위원회의 회원국이다(코모레, 마다가스카르, 모리스, 세이셸).
(4) 호주, 이란, 싱가포르, 인도, 마다가스카르, 아랍에미리트, 기타 12개 이상의 크고 작은 섬들.
(5) 이 중 3500만 유로는 2007~2013년 국토협력 프로그램에 따른 지역개발을 돕기 위해 유럽기금에서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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