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호 구매하기
[장석용의 시네마 크리티크] 제임스 콕스 감독의 <빌리어네어 보이즈클럽>- 미국 상류계층 젊은이들의 금융사기 사건
[장석용의 시네마 크리티크] 제임스 콕스 감독의 <빌리어네어 보이즈클럽>- 미국 상류계층 젊은이들의 금융사기 사건
  • 장석용(영화평론가)
  • 승인 2019.01.07 10: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빌리어네어 보이즈클럽, Billionaire Boys Club, 2018, 106분>은 1980년대 캘리포니아를 배경으로 비버리힐즈 부유층 자녀들의 금융사기극과 살인을 다루고 있다. 1987년 작 동명의 TV 영화를 리메이크한 이 영화에는 드라마와 스릴러 장르가 혼재된다. 빌리어네어 보이즈 클럽은 조지프 헨리 헌트가 1983년에 캘리포니아에 설립한 상류사회 사교 클럽이다. BBC는 원래 시카고 있던 레스토랑 봄베이 바이시클 클럽의 머리 글자였다.

 

제임스 콕스와 시나리오 작가 캡틴 모즈너는 화제가 되었던 소재를 찾던 중, 1980년대 남부 캘리포니아 출신의 친목단체 빌리어네어 보이즈 클럽의 청소년들의 폰지 사기 및 살인 이야기를 영화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빌리어네어 보이즈클럽>은 예술을 위한 영화를 지양하고, 제목이 보여주듯이 학연을 앞세운 금수저들의 일탈을 보여준다. 투자자를 꿰어 투자받은 자금은 재투자 없이 회원들의 호화 생활에 사용되었고, 약속한 투자이익금은 사기임이 드러난다.

하버드 동문 딘(태런 에저튼)은 조(안셀 엘고트)에게 접근하여 ‘빌리어네어 보이즈클럽’을 결성한다. 비버리힐즈 재벌가 2세 동문들을 유혹시킨 두 청년은 자신들도 모른 채 서서히 금융사기 사건을 벌인다. 전도유망한 청년 조와 딘은 BBC라는 투자회사를 창립, 50%의 투자수익률을 제시하고 부의 상징인 비버리힐즈의 돈을 투자금으로 끌어 모은다. 사치와 호사의 비버리힐즈의 생활은 부러움의 대상이 되지만 일 년 만에 BBC가 페이퍼 컴퍼니란 사실이 밝혀진다.

 

꿈의 공장의 영화적 상상 같은 스토리는 실화라고 믿기 어렵지만 국내 금융사기 사건과 너무 닮아 코믹하게 다가온다. 꿈의 왜곡 또는 착시에 관한 현상은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는 법, 청년들의 꿈을 허황되게 부풀린 론 레빈(케빈 스페이시)은 모멸적 언사로 인한 흑인 공범의 충동적 총격으로 사망하게 되고, 영화의 후반부에 투자금 반환은 역부족이고, 조의 여자 친구 시드니(엠마 로버츠)와도 균열이 생긴다. 영화는 살인 혐의로 조가 구속되면서 종료된다.

 

뉴올리언스에서 촬영한 영화 <빌리어네어 보이즈클럽>은 화제성 짙은 연기자들의 연기에 대한 기대감, 상류계층의 내부를 깊숙이 들어다 보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말쑥하게 차려입고 의기양양하게 겁 없이 달려든 세상이 주는 엄중한 경고는 ‘속일만한 만만한 세상은 없다.’라는 것이다. 처음부터 불량하게 잘못 꿰어진 단추는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 이 작품은 ‘욕심이 잉태하여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에 이르니라.’라는 성경 구절에 대한 영화적 표현이다.

 

영화는 부의 축적과 신분상승이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되고, 동종 수법은 전 세계에서 진행 중임을 보여준다. 바른 믿음이 없다면 세상에 곱게 뿌리내리지 못함을 쉽게 풀이한 영화는 안셀 엘고트(2015.04.12 제24회 MTV영화제 최고의 키스상), 태런 에저튼(2015 제20회 엠파이어 어워드 최우수 남자 신인상), 엠마 로버츠(2007 쇼웨스트 어워드 내일의 스타상 여배우 부문)등 아이돌 스타들을 전면에 배치하고, 능글맞은 케빈 스페이시의 연기를 내세운다.

 

두드러진 청춘 세 사람, 안셀 엘고트는 <안녕, 헤이즐>, <베이비 드라이버> 등에서 준수한 연기를 선보였던 할리우드의 라이징 스타로써 훈남에다 번뜩이는 두뇌적 순발력으로 투자전략가 CEO ‘조’로서 비버리힐즈를 매료시키다가 부침하는 인물을 맡았다. 태런 에저튼은 <청춘의 증언>, <킹스맨> 시리즈, <레전드>, <독수리 에디>, <후드> 등 장르에 구애됨 없이 탁월한 연기력을 보이는 영국의 대표배우로서 입담과 화려한 인맥으로 클럽의 핵심으로서 투자 중개인 ‘딘’으로 출연한다. 엠마 로버츠는 <스크림 4G>와 같은 공포물에서 <리틀 이태리>와 같은 로맨스물 까지 자신의 매력을 발산해온 배우로서 재능 있는 현대미술가로 등장한다.

 

무난한 영화, <빌리어네어 보이즈클럽>에서 청춘스타들 자체를 스크린으로 보는 재미, 화려한 화술과 발 빠른 대처능력으로 투자자들을 모으고 유대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 어긋난 계획에 대처하는 그릇된 방법 등이 묘사된다. 보편적 진리를 일깨우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 이 영화는 TV 드라마 한 편을 보는 듯한 편한 느낌을 주며, 개봉 시기가 늦추어진 헐리우드의 상업영화를 대하는 외국의 평가와 우리의 평가가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해진다.

 

 

 

·장석용

영화・무용평론가, 시인, 중앙대・동국대 대학원에서 영화전공,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한국영상작가협회 회장,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역임, 르몽드 영화평론상・PAF 영화평론상・한국문화예술상 등 수상, 서경대 대학원 문화예술학과 출강, 이태리 황금금배상・다카영화제・네팔 인권영화제・부산국제영화제・대종상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 정기구독을 하시면 온라인에서 서비스하는 기사를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 합니다.
※ 후원 전 필독사항

비공개기사에 대해 후원(결제)하시더라도 기사 전체를 읽으실 수 없다는 점 양해 바랍니다.
구독 신청을 하시면 기사를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 5000원 이상 기사 후원 후 1:1 문의하기를 작성해주시면 1회에 한해 과월호를 발송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