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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세대가 함께 모여 지속가능사회를 요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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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9.02.19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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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 서울 금천구청 대강당서 '금천 지속가능아카데미' 열려 ... 금천구 주최, 지속가능바람 주관

인류세와 지속가능발전’을 주제로 한 지속가능 아카데미가 16~17일 양일간 서울 금천구청에서 열렸다. 고등학생과 대학생, 시민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지속가능한 사회에 관한 토론을 진행했다.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란, 인류가 지구 환경을 적극적으로 파괴한 지질시대를 이르는 조어로, 대략 2000년 이후부터를 뜻한다. 각계각층의 참석자들은 인류세 시대의 세계시민으로서 서로의 역할을 고민했다.

'금천 지속가능 아카데미'에 참여한 고등학생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금천구청
'금천 지속가능 아카데미'에 참여한 고등학생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금천구청

 

이 행사의 주요 참여자는 ‘대한민국 지속가능 청소년단(사르카, SARKA)’소속 청소년 기자단이었다. 

사르카는 ‘Sustainability Activities Rendered by Korean Adolescents’의 줄임말로, 대한민국을 지속가능한 사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청소년 리포터 단체다. 사르카에는 현재 120 여명의 전국 고등학교 학생이 참여하고 있으며, 구청 단위로는 지난해 말에 처음 조직된 ‘금천 사르카’ 학생 20여명도 이 행사에 참여했다. 이들은 주로 ‘지속가능’ 의제를 우리 사회에 알리기 위해 외신을 찾아 번역하는 활동을 벌인다. 번역 기사는 지속가능바람 대학생 기자단의 검수를 거쳐 ‘지속가능바람’ 블로그를 비롯 지속가능저널ㆍ 르몽드디폴로마티크ㆍ뉴스토마토 등의 언론에 게재된다. 독립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 바람은 지속가능바람협동조합 소속 기자단으로 양일 행사의 진행을 도왔다. 지속가능바람 기지단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바라는 대학생들이 모여 자신의 시각으로 직접 쓰고 싶은 기사를 작성한다. 국내 언론이 조명하지 않는 분야의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을 만나며 목소리를 전하는 등 지속가능성을 알리고 있다.

미래 지향적 발전을 위한 청소년들의 논쟁은 이른 아침부터 뜨거웠다. 고등학생과 대학생 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일반 시민들도 토론에 참여해 서로의 의견을 개진했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해 자신들의 역할을 고민했다. 행사에 참석한 대학생 이현이 씨는 지속가능성을 “젠더이분법이 철폐되고 모두가 개인으로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기 위한 노력”이라고 정의내리며 “각자가 있는 곳 주변에서 억압과 차별에 대항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다른 대학생 정선은 씨는 지속가능성을 “환경 외에도 인권,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널리 퍼져야 마땅한 가치”라고 말하며 “기득권뿐만 아니라 소외받는 이들 없이 모두가 함께 잘 살기 위해 서로 배려하는 사회를 바란다”고 말했다.

16일 오전에는 아카데미의 첫 행사로 수도권 20 여개 대학, 40 여명의 대학생이 한 자리에 모여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대학생 원탁토론회’에 참여했다. 이들은 2015년 9월 전 세계 유엔 회원국이 모여 합의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전제로 토론했다. 각 국가가 처한 경제적, 사회적 현실에서 상호 협력을 통해 발전하는 지속가능성의 의미를 가슴에 새겼다. 대학생의 시각에서 지속가능 의제를 토론하고 공론화하는 등 대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일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미래 세대로서 과거와 현재의 한국사회를 분석하는 시간도 이어졌다. 안치용 한국CSR연구소장이 퍼실레이터로 진행한 ‘희망 강권하는 사회’를 주제로 한 토론에서 대학생들은 밀레니얼 세대가 겪고 있는 불안과 좌절을 이야기하며 현재 어떤 현실에 처해있는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유미화 씨는 “대학생이 욕망의 세습을 겪고 있다”며 “부모 세대의 욕망을 자신의 것이라 착각하며, 스스로 욕망할 수 있는 자유를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김승아 씨는 “태어날 때부터 저성장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는 기성 세대와 달리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며 “기성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모두 서로 다른 인격체로서 수평적으로 소통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세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서로의 소통방식, 이슈를 접하는 통로, 성장한 맥락 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사르카 소속 고등학생들 역시 활발한 토론을 이어갔다. 학생들은 페미니즘 관련 기사번역 자료를 참고하여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페미니즘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르카 기자 안서현 양이 속한 조는 이집트의 미투 운동과 한국의 미투 운동을 비교했다. “옷차림 때문에 여성에게 성폭력이 일어난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양국에 여전히 모두 많다”며 “미투 운동이 여성인권 신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사회 고위직의 적극적인 성찰과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안 양은 ”토론을 해보니 미투 운동을 학생들이 생각보다 깊이 알고 있지 않다“면서 ”언론에서 사건에 대해서만 단편적으로 언급하지 말고, 미투 운동의 정의를 확실히 내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모두의 행복을 위해 학교에도 성평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사르카 학생은 “페미니즘과 관련한 해외의 사례 들어 토론했지만, 우리나라에도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이슬람 국가보다는 우리나라가 낫지 않느냐‘는 말을 듣곤 하는데, 어떤 나라든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강요하고 여성을 대상화하는 일이 흔한 듯하다”고 안타까워했다.

토론에 멘토로 참여한 지속가능바람 기자 정재인 씨는 “고등학생 멘티들과 지속가능성으로 열띤 토론을 나눌 수 있어서 인상적이었다”라며 “당연했던 부조리를 거부할 수 있는 능력이 학생들에게 있는 것 같아서 뿌듯했다”라고 말했다. “고등학생들이 사회문제를 분석하고 해법을 탐구하는 과정을 돕다 보니 저의 부족한 부분을 돌아보고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라고 덧붙였다.

학생들의 열띤 토론 이후에는 각 조의 발표가 이어져, 지속가능성에 관한 서로의 생각을 나누면서 동지애를 전했다. 안서현 양은 월경에 관한 편견을 지적했다. 그는 “여전히 학교에서는 월경을 숨겨야 하는 듯한 분위기가 많다”며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 학생에게 ‘생리하냐?’ 라고 비꼬는 등 여성 비하 발언을 계속해서 듣고 있다”라고 답답한 심정을 표했다. “개인을 옭아매는 대신, 사회의 인식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듯하다“라고 말했다.

대학생 기자 허서인 씨는 독일이 중성을 법적으로 인정한 사례를 들어 개인적인 우려를 표시했다. “중성이란 남성과 여성을 전제한 개념”이라며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젠더의 허구성을 철폐한다면 고작 몇 가지 성별로 개인이 지칭되지 않는 풍요로운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씨는 “아직은 이르지만, 언젠가 대한민국에서도 해당 법이 시행될 것을 기대한다”며 “여성혐오 범죄가 멈췄을 때 다시 논의해봤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금천 지속가능 아카데미'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금천구청
'금천 지속가능 아카데미'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금천구청

 

인류세와 지속가능발전의 이해

양일 간 지속된 지속가능 아카데미에는 지속가능성에 관한 다양한 강연이 열렸다. 인류세와 지속가능발전이 핵심적인 주제였다. 16일엔 한국 CSR연구소 이윤진 연구위원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양춘승 상임이사가 각각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의의와 내용’, ‘기후변화와 인류세’란 주제의 강연을 열었다.

이 연구위원은 지속가능 발전을 “미래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위태롭게 하지 않고 현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발전”이라는 고전적인 정의를 소개하며 기회의 평등을 위해 서로 나누는 사회의 모습을 세부적으로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빈곤증식과 기아해결, 성평등 달성 및 불평등 해소 등 지속가능목표를 하나씩 짚어가며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17가지 주요 목표와 169개 세부 목표가 거창해 보이더라도, 하나씩 배워가며 성찰하는 청년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양 이사는 기후변화의 가속화 등을 예시로 들며 인류세의 도래를 설명했다. 기온의 지속적 상승과 강수 패턴의 변화, 가뭄과 혹서의 증가, 등을 주된 근거로 꼽은 양 이사는 한국 또한 눈앞으로 다가온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기후변화가 예측할 수 없고, “불공정”하며 “비가역적”이기 때문에 더욱 위협적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인간에 의한 재앙이기 때문에 신속한 대처로 극복 또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17일엔 김주한 한신대 신학대학원장이 ‘지속가능성과 종교’를, 문은숙 국무총리실 시민사회비서관이 ‘인류세와 소비자’를, 안치용 한국 CSR 연구소장이 ‘지속가능사회와 페미니즘’을 주제로 강연했다. 김 원장은 “종교가 제 역할을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예수의 가르침이나 기독교의 노력에는 지속가능성이 개념이 기본적으로 포함돼 있다”며 “기독교 본연의 정신을 되살리는 일이 지속가능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속가능 아카데미는 이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선정해 ‘지속가능 대상’을 수여하며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노력한 이들을 격려했다. 대학생 지속가능 대상(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 수여)은 이시현(삼육대 4년), 오현석(한양대 2년) 씨가 수상했다. 사르카 우수 기사상은 이경서(이화외고 2년), 이정재(중앙고 2년), 이예린(서울여고 2년), 장혜경(안양외고 1년), 장은수(인천외고 2년), 진세민(명덕외고 2년), 최유진(인천외고 1년) 등의 청소년이 수상했다. 양일 행사를 주최한 금천구청의 유성훈 구청장은 시상식에 참여해 수상학생들을 축하해주는 한편 지속가능한 구로 나아가는 금천구청의 포부를 밝혔다.

'금천 지속가능 아카데미' 수상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금천구청
'금천 지속가능 아카데미' 수상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금천구청

 

지속가능대상을 받은 오현석 씨는 “막연하게 느꼈던 지속가능성이란 개념을 차츰 이해하며 사회를 넓게 바라볼 수 있었고, 글 안에 갇힌 지식이 아닌 삶에서 실천할 수 있는 깨달음을 얻어 감사하다”며 “좋은 인연을 만들고 다양한 경험을 함께 한 바람사람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같은 상을 받은 이시현 씨는 “사회의 많은 것을 바꾸진 못했지만 저 자신은 조금 달라졌다”며 “사회를 넓게 바라보는 시선과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는 방법을 배웠다”라고 말했다.

이번 지속가능아카데미는 금천구청이 주최하고 청년협동조합지속가능바람(지속가능바람 대학생 기자단)의 주관으로 진행되었다. 국회CSR정책연구포럼, 국회SRI정책연구포럼,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 (사)한국녹색도시협회, 지속가능저널, 르몽드디폴로마티크가 후원했다.

 

안세연 바람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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