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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채용비리' 의혹 한국당 전반으로 번져
KT '채용비리' 의혹 한국당 전반으로 번져
  • 정초원 기자
  • 승인 2019.03.1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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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정갑윤 아들도 연루 의혹"…검찰 수사 확대되나
KT 노조 " 관련자 추가 고발"...'정경유착' 논란 확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앞 공실 상가를 살피고 있다. 사진/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서울 마포구 홍대 앞 공실 상가를 살피고 있다. 사진/뉴스1

KT 특혜 채용 논란이 정치권과 KT의 '정경유착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자녀로부터 시작된 '채용 비리' 의혹에 김 의원 외에도 같은 당 황교안 대표와 정갑윤 의원의 아들 등이 연루됐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자유한국당 전반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19일 민주동지회와 KT노동인권센터는 20일 KT 채용 비리 관련자들을 검찰에 추가 고발한다. 노조는 이석채 전 회장이 KT에 몸담았던 2009년 이후의 채용과정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청하고, 부정청탁 연루자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기로 했다. 

정치권과 업계에서는 황 대표와 정 의원을 포함한 유력 인사의 자제 상당수가 KT에 특혜 채용됐을 가능성이 적지 않은 만큼, 검찰이 사건을 확대 수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KT새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김 의원 딸 채용비리 당시 6명의 특혜 채용 청탁이 있었다"며 "2009년 공채 당시 공채인원 300명 중 35명의 청탁이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폭로한 바 있다.

새노조는 황교안 대표가 법무장관이던 당시 그의 아들이 입사 1년만에 KT 법무실에서 근무했고, 정갑윤 의원의 아들 또한 지역 특채 입사였음에도 KT 대외협력실 국회 담당 직원으로 발령받았다고 지적했다. KT의 통상적인 인사 관행과 비교했을 때 이례적인 '특별 발령'이라는 게 새노조의 설명이다. 

채용 비리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지자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 의원의 가족기업이라고 생각했던 KT가 사실은 한국당의 일자리 텃밭"이라며 "의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당이 기생체로, KT는 비리의 숙주로 살아온 끔찍한 정경유착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나도 빠짐없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당 측은 "끊이지 않는 음해 생산"이라는 입장이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황 대표는 2011년 8월 공직에서 퇴임했으며, 아들이 KT에 입사한 것은 그 이후인 2012년 1월, 사내 법무팀으로 이동한 것은 2013년 1월이다"라며 "황 대표가 법무부장관으로 취임한 것은 2013년 3월로, 공직을 통한 어떠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도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반박했다. 정 의원 측도 "차남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KT에서 진행된 '5급 신입사원 공채'에 지원해 일련의 채용과정을 통해 입사했다"면서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간 김 의원 딸의 KT 채용 비리 의혹을 수사해왔던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일)도 수사망을 좁히는 중이다. 검찰은 김 의원 딸의 채용이 이뤄진 2012년 하반기 공채 당시 인사 총괄 임원을 맡았던 김모 전 전무를 구속한 데 이어, 서모 전 KT 사장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김 전 전무가 이석채 KT 전 회장의 임기 당시 수뇌부의 지시를 받아 김 의원 딸을 불공정한 절차로 합격시켰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김 전 전무는 검찰 조사를 통해 '윗선의 지시로 여러 지원자를 특혜 채용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검찰이 김 의원을 소환 조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다음달 4일로 예정된 국회 KT 청문회에서도 이번 채용 비리 의혹이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이번 청문회를 통해 지난해 발생한 KT 통신구 화재 사건을 다룰 예정이었다. 정치권에서는 KT에 각종 사고와 비리가 끊이지 않는 배경으로 기업의 잘못된 경영 구조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잖게 나온다. 청문회 당일에는 황창규 KT 회장을 상대로 의원들의 강도높은 추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KT 관계자는 최근 제기된 각종 논란과 관련해 "검찰 조사 중인 사안이라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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