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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시대 본격 개막
정의선 시대 본격 개막
  • 김진양 기자
  • 승인 2019.03.22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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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현대모비스 정기 주총 개최…엘리엇에 완승
정의선 대표이사 등극...'위기'속 새 도약 중책

현대자동차와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 간 표 대결이 현대차의 압도적 승리로 싱겁게 끝났다. 엘리엇은 주주총회 하루 전까지 지지를 호소했지만 다수의 의결권 자문사들이 사전에 현대차의 편을 들었던 만큼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동시에 현대차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 본격적인 정의선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현대차는 22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제51회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4월 현대차의 주주가 된 엘리엇이 처음으로 제안한 안건들이 다뤄진다는 점에서 이날의 주주총회는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엘리엇은 현대차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 

 

22일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열린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안건 표결에 대한 검표가 진행 중이다. 사진/김진양 기자
22일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열린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안건 표결에 대한 검표가 진행 중이다. 사진/김진양 기자

엘리엇, 이번엔 완패

엘리엇을 대리해 참석한 정두리 케이엘파트너스 변호사는 부의안건 심의에 앞서 "지난해 5월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개편안이 철회된 후 엘리엇은 주주로서 권리를 지키는 데 힘써왔다"고 주주제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오늘 자리는 (현대차와 엘리엇의) 대결 자리가 아닌 모든 주주들이 모여 경영 구조와 자본 관리를 논의하고 기준을 세우는 기회"라며 "한국 자본 시장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주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정 변호사는 또 "엘리엇은 주주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을 찾고자 노력해 왔다"며 "현대차의 주주이자 한국의 투자자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결과는 현대차의 압승이었다. 첫 번째 표 대결은 기말배당 승인 안건이었다. 현대차 이사회는 보통주 기준 현금배당을 주당 3000원으로 제시한 반면, 엘리엇은 2만1967원을 요구했다. 20여분의 표결과 검표 결과 현대차의 제시 안건이 찬성률 86%, 의결권을 가진 주식 수 대비 69.5%의 지지를 얻어 승인됐다. 엘리엇의 제안은 찬성률 13.6%, 의결권을 가진 주식 수 비중 11%에 그쳤다. 표결 전 한 주주는 "주주 입장에서 배당금은 많을수록 좋겠지만 엘리엇의 제안은 장기적으로 독이 든 성배 혹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행위일 수 있다"고 현대차 지지 배경을 설명했다. 

사외이사 선임의 건도 결과는 같았다. 현대차는 윤치원 UBS 자산관리부문 부회장, 유진 오 전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등 3명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회사 측은 후보자들이 이사회와 주주간 소통을 강화하고 회사 경영에도 가치있는 의견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엘리엇은 존 Y. 류 베이징사범대 교육기금이사회 구성원 및 투자위원회 의장 로버트 랜들 매큐언 발라드파워시스템 회장, 마거릿 빌슨 CAE 이사를 후보로 내세웠다. 

3명을 선임하는 사외이사 표결 결과, 현대차가 추천한 후보들이 최종 선임됐다. 찬성률은 각각 윤 부회장 90.6%, 오 전 파트너 82.5%, 이 교수 77.3% 였다. 엘리엇 측 후보이 찬성률은 류 의장(19.1%), 매큐언 회장(17.7%), 빌슨 이사(16.5%)로 나타났다. 표결 전 발언권을 얻은 한 주주는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회사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전문성을 살려 회사도 발전시켜주고 주주들에게도 좀 더 신경써달라"고 요청했다. 

사외이사 선임 결과에 따라 신규 감사위원에 추천된 엘리엇 측의 후보는 모두 자동 탈락했다. 신규 감사위원으로는 윤 부회장과 이 교수가 선임됐다. 

같은 시간 강남구 현대해상화재보험 대강당 열린 현대모비스의 제42회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배당금 확정, 정관변경, 사외·사내이사 선임 등 안건을 순차적으로 표결한 결과, 주당 배당금은 보통주 4000원·우선주 4050원으로, 외부감사법 개정과 전자증권법 시행에 따른 정관변경안도 원안대로 승인됐다. 

엘리엇이 제안한 배당안은 11%의 찬성으로 부결됐고, 이사 수를 9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제안 역시 21.1%의 찬성에 그쳤다. 사외이사에는 회사 측이 추천한 브라이언 존스 뱅크캡 파트너스 최고경영자(CEO)와 칼 토마스 노이만 에빌 로즈시티 모빌리티사업 총괄이 선임됐다. 엘리엇이 제안한 후보 2명은 찬성률은 20%정도에 불과했다. 

 

'정의선 시대' 본격 개막

이날 주총의 또 다른 관심사였던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원안대로 순조롭게 승인됐다. 정 수석부회장과 함께 이원희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재선임됐고,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이 신규 선임돼 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사내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는 주총 후 예정된 이사회에서 정 수석부회장을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정몽구 대표이사 회장, 정의선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이원희 대표이사 사장, 하언태 대표이사 부사장 등 4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또 이날 열리는 모비스 이사회에서도 대표이사로 선임, 정 회장, 박정국 사장 등과 3인 대표이사 체제를 이룬다. 

 

현대·기아차가 올라에 3억달러 투자를 결정했다. 지난달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오른쪽)과 바비쉬 아가르왈 올라 CEO가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한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현대·기아차가 올라에 3억달러 투자를 결정했다. 지난달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오른쪽)과 바비쉬 아가르왈 올라 CEO가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한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정 수석부회장은 1999년 자재본부 구매실장으로 현대차에 입사한 지 20년만에 핵심 계열사의 대표이사에 오르며 '정의선 시대'가 개막했음을 대외에 공표하게 된 것. 그는 지난해 9월 그룹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해 '원톱'의 지위를 다진 것에 이어 대표이사에 선임되며 '책임 경영'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 악화 등으로 위기에 몰린 그룹의 새 도약을 이끌어 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회사를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업체로의 전환에 특히 역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9일 '인도의 우버'라 불리는 올라에 현대차와 기아차가 역대 최대규모인 3억달러(약 3384억원)를 투자키로 한 것도 이 일환이다. 

동시에 정 수석부회장은 경직된 기업문화를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처럼 유연하게 바꾸는 방안도 유도하고 있다. 이달부터 근무복장을 완전 자율로 변경했으며 직급 체계 단순화 등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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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jy.kim0202@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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