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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용의 프롬나드]말복의 나미비아 사막엔
[안치용의 프롬나드]말복의 나미비아 사막엔
  • 안치용 한국CSR연구소장
  • 승인 2019.08.11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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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소리가 더위만큼이나 깊다. 매미들의 울음 깊이가 어제 낮엔 37도였다. 지금은 27도로 운다. 사막에도 매미가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매미 울음 없는 건조한 고온에서 삶은 습기 없는 완전체가 될까.

 

갓 태어나서, 혹은 아직 영아기에 인간의 몸은 절반이 물이다. 나이가 들면서 몸의 물 비중은 점점 떨어진다. 이제 나의 노모는 거진 늙은 나무의 껍질과 다름없는 피부를 하고 있다. 소녀 적 기억을 정확하게 되뇌는 마른 육신. 모래처럼 하루하루 부서져 내린다.

 

공원 벤치에서 여자가 누워서 잠을 잔다. 제 가방을 배고 옆으로 누워 우리에게 얼굴을 보여준다. 단풍나무 그늘이 햇볕을 가려준다. 늙지도 젊지도 않은 여자의 예기치 않은 노숙을 나의 개들은 한참을 응시한다. 여자는 우리가 공원을 나설 때까지 잠들어 있었다.

 

여자가 꾸는 꿈에서 사막의 모래는 매미처럼 아우성 댔다. 슬픔보다는 권태가 어울릴 나이에 도달한 듯한 그의 벤치에 서서히 뙤약볕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권태로운 그리움인 양 나의 개가 나 몰래 싸놓은 작은 똥덩어리가 그림자 없이 말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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