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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국의 문화톡톡] 1446 - 4.0 그리고 유전자
[최양국의 문화톡톡] 1446 - 4.0 그리고 유전자
  • 최양국(문화평론가)
  • 승인 2019.10.07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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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말 / 뿌리 모습 / 데우스 / 같은 얼굴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 영화 <말모이> <나랏말싸미>.

말에는 말의 뜻을 구별하여 주는 소리의 가장 작은 단위인 음운이 있다.

우리말의 음은 자음과 모음에, 운은 모음에 영향을 받는 소리의 장단과 억양에 있다.

 

<뿌리 깊은 나무>중 이도(세종대왕;송중기 분)의 대사에 "칼이 아니라 말로 글로 벨 것이다. ~ 말이 칼보다 더 무섭다는 것을 내, 보여 줄 것이다.“라는 부분이 있다.

‘칼’과 ‘말’은 초성인 자음(ㅋ,ㅁ)에 의해 구별되며, 소리의 장단에 의해 말(言)과 말(馬)은 뜻이 달라진다.

 

이러한 음운(자음과 모음)으로 어우러진 음절(글자)은 첫소리(초성)・가운뎃소리(중성)・끝소리(종성)로 이루어진다.

훈민정음 해례본(우리말의 자음과 모음을 만든 원리와 용법을 상세하게 설명한 글)에 따르면 “초성,중성,종성의 음운으로 이루어진 글자는 동과 정이 서로 뿌리가 되고 음과 양이 엇바뀌어 변하며 뜻을 이루니,초성에는 발동의 뜻이 있어 하늘(天)이 하는 일이요,종성에는 그치고 정해지는 뜻이 있어 땅(地)이 하는 일이다.중성은 초성의 생겨남을 받아,종성의 이룸을 이루어 주니 사람(人)이 하는 일이다.”라고 한다.

이는 초성이란 씨앗으로 종성의 열매를 맺는,중간 연결자의 역할을 중성이 한다는 의미이다.

 

*훈민정음 해례본(1446년),국보 제70호,간송미술문화재단
*훈민정음 해례본(1446년),국보 제70호,간송미술문화재단

우리말의 창제 원리는 음운을 구성하는 자음과 모음이 모두 상형(象形)의 원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중 초성과 종성에 응축된 음이 터지면서, 뜻과 감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공간을 차지하는 곳이 중성이다.

이러한 중성을 이루는 모음의 상형 원리는 삼재(三才)인 하늘・땅・사람을 본떠 ‘• ㅡ ㅣ’를 만들고,이들간 합용(合用)의 원리에 의해 모음이 확장(ㅗ ㅛ ㅖ등) 된다.

하늘(天)을 나타내는 ‘ • ’(아래아)는 만신이나 무속(巫俗)신앙 또는 점성술등 자연의 움직임을 통한 예측가능성, 땅(地)을 본뜬 ‘ㅡ'는 세계의 모든 길은 로망의 도시인 로마로 통한다와 같은 연결성, 그리고 사람(人)을 표상화한 'ㅣ’는 만물의 영장으로서 인간의 지능성을 상징한다.

이는 1446년에 반포된 우리말과 호모데우스(HomoDeus)를 지향하는 4.0(4차산업혁명)의 특성인 예측가능성,연결성 및 지능성이 상호 정(+)의 상관관계를 가지며 교차로에서 만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차로 / 우리들은 / 역마살에 / 몸을 싣고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상상력 사전>중 ‘숫자의 상징체계’에서 4는 인간을 나타내며,시련과 선택의 갈림길을 뜻하는 교차점으로서,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 현자가 될 수도 있고 동물의 단계로 되돌아 갈 수도 있다고 한다.

4.0은 지나가는 여행자들을 자신의 쇠로 만든 침대에 결박하고 길이에 맞을 때까지 사지를 늘리거나 자른,그리스 신화의 인물 프로크루스테스(‘잡아 늘이는 자’) 침대의 재탄생일 수 도 있다.

 

<말모이>의 김판수(유해진 분)는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 크다”라는 말을 한다.

우리들은 기계가 아니고 진화 생태계속에 내 던져진 개체가 아니므로,본래적 존재를 향한 방향성과 지향성을 가져야 한다.

스몸비(Smombie)와 같은 개별자로서만 존재하는 이동성의 유령(Phantom Of Mobile)이 아닌, 4.0의 아이돌 I・C・B・M・A들이 펼치는 "Phantom Of The opera"의 주인공들 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1446-4.0이 알려주는 특성을 향한 다음과 같은 3력(力)을 지향하는 유전자(DNA)로의 진화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지어가야 한다.

 

첫째, 예측가능성을 위한 조감력

그들은 매일 같이 쏟아지는 제타바이트(ZetaByte;10의 21승)에 해당하는 수많은 정보의 편린 들을 확인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그 어떤 의미를 정확하고 세밀하게 알아 내려고 노력 하고 있다.

이제는 사람들이 선택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사람들의 선택이 사람들에 대해 토설해 주며 단순히 그 결과만을 받아들이고 있는 건 아닌지?

 

‘모든 신들의 집’을 의미하는 판테온(Pantheon)의 신전 천장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들은 들숨이며,신전내에 비치는 오묘한 아름다움은 그 햇살들로 인한 날숨이다.

 

*판테온(Pantheon) 신전, 로마, Google

우리들은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을 쳐다보며 사진만 찍는 구경꾼이 되지 않아야 한다.

천외유천(天外有天;하늘 위에 또 하늘이 있다)이라는 중국 속담처럼,보다 큰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빛을 관찰하고 스펙트럼을 분석하여 가지 않은 길을 안내하는 나침반이자 스스로를 일깨우는 소리꾼이어야 한다.

소리판에서 소리꾼은 호흡을 길게 마셔서 호흡을 뱉는 짧은 순간에 소리가 맞물려 나오게 한다.

세상 만물의 업도 들숨으로 조각하고 날숨으로 베풀어야 한다.

 

둘째, 연결성을 위한 원형력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When Harry Met Sally>중 샐리(멕 라이언 분)옆 테이블의 할머니가 웨이터에게 하는 대사인 “저 사람(여자)이 먹는 걸로 주세요”처럼 사람들은 빠르게 사라져 가는 마지막 평균을 좇아 ‘평균으로의 회귀’를 통한 ‘시간 버리기’ 춤을 추고 있는 건 아닌지?

 

세상의 모든 색은 그 원형을 이루는 삼원색인 빨강・파랑・노랑에서 나온다.

이들간 보색효과를 통해 세상 모든 색을 만들며 정-반-합을 통한 차별성을 이룬다.

‘시간 버리기’에 불과한 우리들의 위장성 따라하기 삶에서 벗어나야 한다.

스스로가 무한의 일부임을 내세움으로써 무한과의 합치나 통일을 이루며 씨줄로는 다양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고 날줄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우리들만의 색으로 진화할 수 있어야 한다.

숫자중 소수(素數;Prime Number)의 사칙연산으로 이루어진 수직선의 무수히 많은 점들처럼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와 함께 앞으로의 우리를 품고 있어야 한다.

예측가능한 수동적 선택에 의해 절대적 자아를 상실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셋째, 지능성을 위한 생명력

푸르른 토요일 아침 하늘 낮은 찻집에서,어느 날 카톡으로 받은 어떤 SF영화의 사이보그 대사를 읽는다.

사이보그 1:엄마한테 사랑 받기 위해 사람이 되고 싶어.

사이보그 2:엄마를 사람이 아닌 것으로 바꾸어 주는 건 어떻겠니?

사람들은 요하문명이 존재하지 않고 마늘과 쑥을 먹지 않더라도,이제 단군은 신화가 아닌 역사라고 인정해도 되는 건 아닌지?

 

씨를 뿌린 후 열매를 수확하고 우리들의 색깔로 채색하여 가는 삶은,더불어 살아가는 윤리와 도덕적 가치관 하에 이기적 유전자와 함께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어떤 것이 되어야 한다.

움직이는 하나의 힘은 다른 힘의 저항에 부딪치면,그 힘이 무엇이든 소용돌이의 장(場)이 되면서 균형을 취한다.

두개의 힘은 균형을 이루며 이어서 흐르고 또 변할 때 항상 진화할 수 있다.

우리들은 Know-How와 Think-How가 공진하며 나선형 구조로 나아갈 수 있는 저녁이 되면 촛불을 켜고 쉴 수 있다.

 

광장 밖 / 생황의 소리 / 벼리로서 / 누빈다

다른 가치와 사상을 가진 사람들이 같이 의견을 나눈다.

가족과 친구들은 더 이상 서로 말을 섞지 않고,세대는 분열하며 소셜 미디어의 댓글은 다른 ‘의견 죽이기’에 입맛이 맞춰진 필터 버블(Filter Bubble;자신만의 이념・문화적 거품에 갇히게 되는 것)현상은 즉석식품(Junk Food에 한함) 수준이 아닌지?

표현하지 않는 마음들까지 합하면 확실히 즉석식품(Junk Food)이다.

 

<나랏말싸미>에서 소헌왕후(고 전미선 분)는 세종(송강호 분)과 신미(박해일 분)의 관계가 어려움을 겪을 당시 “백성들이 당신을 기다리지 못한다”라고 말한다.

'밀실 대(對) 광장'의 대결은 그나마 귀여울 수도 있는 지나간 표준(Old Normal)으로 밀리고, '광장 대(對) 광장'의 대결이 새로운 표준(New Normal)을 차지하며 영화 <남한산성>으로의 귀로를 재촉하는 듯 하다.

우리들은 1446-4.0 특성과의 데이트를 통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지속가능한 동반 성장을 이루는 유전자(DNA)로의 진화를 위한 플랫폼을 지어야 한다.

과학기술에 의한 진보가 이루어지는 <새로운 아틀란티스>에서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유토피아>를 목표로 한다면,공간적이며 시간적으로 존재하지 않더라도 초승달 모양의 거대한 섬에서 좋은 세상에 대한 상징을 그려갈 수 있다.

수저,태극기,조국등에 대한 긍정적 중의어를 일상화 할 수 있다면,<광장>의 이명훈이 찾지 못한 <당신들의 천국>에서 ‘우리들의 천국’에 대한 희망의 문신을 새겨갈 수 있다.

 

우리들 전통 관악기중 유일한 화음(和音)악기인 생황의 연주를 벼리(씨줄과 날줄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그물의 위쪽 코를 꿰어 놓은 줄) 삼아 듣고 싶다.

자유를 위한 ‘리베르 탱고’,

사랑을 좇는 ‘수룡음(水龍吟)’,

그리고 운명(Amor Fati)을 그린 ‘서동요’.

올 가을 쉼이 있는 어느 저녁에 자유,사랑 그리고 운명에 대해 여러 번 느끼고 싶다.

 

글: 최양국

격파트너스 대표 겸 경제산업기업 연구 협동조합 이사장. 전통과 예술 바탕하에 점-선-면과 과거-현재-미래의 조합을 통한 가치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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