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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용의 프롬나드] 늙어가는 개, 늙어가는 주인
[안치용의 프롬나드] 늙어가는 개, 늙어가는 주인
  • 안치용/한국CSR연구소장
  • 승인 2020.02.26 2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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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콜의 어릴 때 사진. 범 무서운 줄 모르는 정말 하룻강아지 시절이다. 장소는 그의 모친이 출산하러 온 의정부이지 싶다. 아래 얼굴만 보이는 성견이 그의 모친 파이 여사이다. 새끼 개를 붙잡은 손의 주인은 미상.

 

누군가 "스콜"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북유럽 신화 속에서 하늘에 산다고 여겨지는 늑대. 언제나 태양 뒤를 굉장한 기세로 쫓아가는 늑대이며 언젠가는 태양을 삼켜버릴 것이라 여겨졌다"skoll에서 따온 이름이냐고?

 

그렇다고 그럴 것 그랬다. 털 모양이 소나기 내리기 전 열대의 하늘을 닮아서 squall로 지었는데, skoll이 훨씬 우아한 듯싶다. quall에는 "못마땅함 악을 쓰며 울다"는 뜻도 있다. 한데 나의 개는 악을 쓰며 울지 않는다. 매우 점잖은 개이다. 짖을 때는 귀가시 반갑다고 멍멍멍 할 때뿐이다.

 

스콜의 지금 사진에서 어릴 적 모습을 상상하기는 힘들다. 몸이 커진 것 말고도 코가 무척 길어졌다. 콧대가 높은 개라고나 할까. 개는 주인을 닮는다고 한다. 반대도 마찬가지일까. 닮는 것에 용모까지 포함될까.

 

공원에서 드물게 마주치는 옆집 아가씨가 "아저씨가 개를 닮았어요."(아니 반대로 얘기했나?) 라고 말했을 때 그게 칭찬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힘들었다. 내가 좋을 일인지 스콜이 좋을 일인지, 아니면 내가 기분 나쁠 일인지 스콜이 기분 나쁠 일인지. 아무큰 개만도 못한 인간이 즐비한 세상에서 그나마 개만 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내 콧대는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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