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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권의 문화톡톡]개신교 지도자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서 배워야할 것들
[성일권의 문화톡톡]개신교 지도자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서 배워야할 것들
  • 성일권(문화평론가)
  • 승인 2020.03.09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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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지도자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서 배워야할 것들

 

코로나 바이러스 19의 주된 전염원은 신천지라는 기이한 종교단체라는 사실에 많은 개신교도들이 사이비 종교의 파행적 결과라고 지적하지만, 실은 파행의 정점에 개신교가 있다고 봐야 한다. 중세시대 훨씬 이전의 고대 원시사회에서나 있을법한 팬티목사삥목사들이 나타나 펜티를 벗으라느니, “십일조를 안 하면 지옥에 간다느니 하는 막말을 하고, 기성세대의 교인들이 그런 목사를 따르며 몰려다니는 상황에서 젊은이들이 이런 교회와 목사를 따르는 데 당혹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알바나 비정규직의 고달픈 삶에 영적 안식처를 갈구한 젊은이들에게 신천지라는 달콤한 말을 앞세한 기이한 종교가 파고든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를 일이다. 바이러스 확진자의 대부분이 신천지 교인이라는 사실에서 상당수 개신교 지도자들은 자신들이 오래전부터 이단사탄으로 규정한 세력에 대한 하느님의 당연한 응징으로 몰아붙이며, 마음속으로 회심의 쾌재를 짓는 표정들이 역력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바이러스 감염의 최정점기에서 더 이상의 감염을 막기위해 우리 모두가 공동체 차원에서 벌이는 사회적 거리 두기운동을 비웃으며 대규모 예배를 가질 수 있단 말인가? 이는 한국 개신교 목사들이 예수를 앞세워 돈벌이에 나선다는 항간의 지적처럼 하루에 수천, 수억이 걷히는 헌금에 눈이 멀었기 때문일까? 20~30대 젊은이들이 정통을 자칭하는 개신교가 이단시하는 신천지에서 은밀한영적 평화를 갈구했다는 사실은 종교단체, 특히 개신교에게 적지 않은 질문을 안겨준다. 동네곳곳에 예수님의 인류에 대한 사랑을 표시한 십자가들이 교회지붕에 즐비하게 세워졌는데도, 왜 그토록 많은 젊은이들은 영적 안식을 저런 허튼 곳에서 구하다가 몹쓸 바이러스에 걸렸을까? 이단종교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대로, 신천지 교주의 매끄러운 세치 혀와 혹세무민하는 교리만이 젊은이들을 꾀어낸 미끼가 아니었을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신천지의 눈부신발전은 수만 명의 교세를 자랑하며 광화문 거리에서 자주 태극기 시위를 벌여온 개신교 지도자들에게 그 원인이 있다고 봐야한다. 예수님의 가르침과는 달리, 헐벗고 소외받은 계층을 향한 낮은 자세를 갖기보다는, 보수정치권과 결탁하여 태극기를 흔들면서 종북’, ‘빨갱이타도를 소리 높여 외치는 이들에겐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젊은이들의 불안감을 보듬을 여유가 없었고, 그런 틈을 신천지는 파고 든 셈이다.

 

 

코로나 19은 치사율이 3%에 불과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들에겐 치명적이다. 바이러스 방역과 감염자 치료에 여념이 없는 민관 총력전을 비웃기라도 하듯, 목사라는 이들이 교인들을 모아 예배를 강행하고, 은폐된 공간에서 노인들에게 선동과 거짓으로 자신들만의 천년왕국을 주문(呪文)하며, 공동체정신을 뒤흔들고 있다. 바이러스 확진자가 매일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혼돈의 시기에 종교집단이 태극기와 성조기, 이스라엘기를 흔들며. “좌파 정권 타도대통령 하야를 외쳐대고, 여기에 호시탐탐 정세를 뒤엎으려는 정치세력이 동조하며, 언론이 이를 확대 재생산하는 처사는 아무래도 정상적인 사회라고 할 수 없다. 역사 이래로 전염병에 종교세력이 똬리를 틀 때 엄청난 비극의 피를 뿌렸다. 1340년경의 유럽 인구는 약 7,500만 명이었는데 지중해에서 스칸디나비아까지 유행병이 발생했다. 그로 인해 4년도 채 되지 않아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죽음을 맞는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다. 인구가 감소하자 노동력이 부족해졌고 결국 영주들은 농노들의 지위를 향상시켜 주거나, 농노와 거래를 해야만 했다. 이로써 중세 유럽의 기본을 이루던 장원 제도와 봉건 제도가 몰락했다. 14세기 ~ 16세기에 이뤄진 르네상스 운동의 경제적 근거로 작용했다는 의견이 있다. 페스트가 유럽을 초토화한 데는 기독교의 무지몽매함과 광기가 한 몫했다.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진단과 처방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의 성직자는 이를 신의 형벌로 간주하고 기도가 부족하다며 대중을 교회로 내몰아 페스트가 더 빨리 번지게 했다. 채찍질 고행단(Confraternities of Flagellant)은 신의 벌로 해석하고 채찍질로 자신의 몸을 때리는 고행으로 죄를 씻으라고 강요했다. 이들은 마을을 순례하며 페스트를 전염시켰다. 나중에는 점점 과격해져 인종대학살을 선동하고 유대인을 발견할 때마다 죽였다.(존 켈리, <흑사병시대의 재구성>) 페스트로 상실한 정당성을 회복하기 위하여 성직자들은 무고한 여인들을 마녀로 몰아 수십만 명을 불에 태워 죽였다. 17세기부터 유럽은 과학혁명과 계몽사상의 영향으로 사람들이 교회 밖에 공론장을 구성하고 여기서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토론을 하면서 진리를 모색했고 이를 바탕으로 시민사회를 구성하였고 주술의 정원에서 벗어나 합리성의 햇빛 아래 근대로 이행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민주화 정권 이후 공론장이 겨우 형성되다가 최근에 디지털 사회를 맞아 SNS에서 가짜뉴스가 횡행하고 있다. 진보와 보수의 대립이 격화하면서 다시 공론장이 붕괴되고,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하는 보수 개신교 지도자들이 보수의 큰 축으로서 교인들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더 이상, 신천지 교인들을 이단의 재단에 희생양으로 삼기보단, 이들을 포용치 못한 자신들의 옹졸함을 먼저 반성해야 할 듯 싶다.

 

·성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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