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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또 택배기사 돌연사... “CJ대한통운, 책임 갖고 대책 나서라”
올해 또 택배기사 돌연사... “CJ대한통운, 책임 갖고 대책 나서라”
  • 조나리 기자
  • 승인 2020.05.07 15:5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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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택배노동조합이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노동환경 개선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국택배노동조합이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노동환경 개선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40대 택배기사가 돌연 사망한 사건과 관련, CJ대한통운에 책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택배기사 과로사 논란이 매년 끊이지 않고 있음에도 국내 최대 물류기업인 CJ대한통운이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6일 전국택배노동조합에 따르면 CJ대한통운 광주 장수터미널 소속 택배기사 정 모(42)씨가 지난 4일 돌연사했다. 정씨는 이날 새벽 6시 잠을 자던 중 “악” 소리를 외친 후 의식불명에 빠졌고, 한 시간 뒤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택배노조는 정씨가 최근 3개월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며, 정씨의 사망을 과로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씨의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통해 가려질 예정이다.

노조는 사망한 정씨에 대해 “평상시 하루 평균 400건을 배송했는데 코로나19로 물량이 늘어나면서 하루 600개 가량의 물량을 처리했다”면서 “매달 1만개 이상의 물량을 소화해야 하는 탓에 과도한 노동에 몰릴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럼면서 “물량증가에 대해 CJ대한통운은 지금껏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번 일에 책임을 가지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정씨는 최근 세달 동안 오전 6시30분~7시 광주 광산구 터미널로 출근해 5시간 분류작업을 했다. 이후 정오 무렵부터 배송작업을 시작, 늦으면 오후 9시까지 업무를 했다. 하루 14시간 이상의 노동에 시달린 것.

택배노조는 “정씨는 가족을 위해 하나라도 더 배달하고 잠을 줄여 한푼이라도 더 벌려고 노력했을 것”이라며 “택배회사 간의 저단가 경쟁의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들이 짊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시스템은 일한 만큼 벌 수 있는 합리적인 시스템이 아니라 장시간 노동을 방치 하는 살인적인 시스템”이라며 “CJ대한통운은 대리점 사장들 뒤로 숨지 말고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 이제라도 노조가 요구하는 협상에 임하라”고 말했다.

택배기사들은 업무위탁계약을 맺은 개별 대리점과 다시 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 신분이다. 이에 근로기준법상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건당 수수료 체제로 인해 장시간 노동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택배기사의 과로사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월, 2018년 8월, 2017년 10월, 2016년 6월에도 평소 별다른 지병이 없었던 택배기사들이 돌연사했다. 이들 모두 CJ대한통운 택배기사였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은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택배기사님들의 안전을 위해 지속적인 작업환경 개선과 개인 건강 관리시스템도 재점검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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