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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국의 문화톡톡] 빅(Big) - 마법 그리고 사이렌
[최양국의 문화톡톡] 빅(Big) - 마법 그리고 사이렌
  • 최양국 (문화평론가)
  • 승인 2020.07.06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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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의 여름은 토막 난 공간으로 인해 외롭다. 한 점으로 수축되어 가는 공간과 끊임없이 확대되어 가는 시간은 멀어지며, 잃어 가고 있는 ‘반쪽이(A Half)’를 찾는다. 공간 ‘반쪽이’와 시간 ‘반쪽이’는 각각 중력과 척력(斥力,Repulsive Force)의 홑 방향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중력에 의한 축소 지향성 공간과 척력에 의한 확대 지향성 시간의 줄다리기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줄다리기의 중앙에 한 사람이 그림을 들고 서 있다. 몽환적인 푸른 바탕에 타히티 원주민들의 자연 속 모습을 빌려 삶과 죽음,그리고 절망 속 희망에 대한 서사를 화폭 가득 펼치고 있는 폴 고갱(Eugène Henri Paul Gauguin)이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남긴다. 빅(Big)의 History를 쫓아 가는 시간 여행이 우리들 “향연(Symposium)”의 장이 되어 다가온다.

 

*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누구인가? 어디로 갈것인가?(Paul Gauguin,1897년)
*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누구인가? 어디로 갈것인가?(Paul Gauguin,1897년)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 우리는 / 그 한 점인 / 빅뱅과 / 함께 와서 )

과학적 근거에 의한다면 우리들 존재의 근원인 우주는 빅뱅으로 인한 것이다. 빅뱅에 대해 Wikipedia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대폭발(大爆發,Big Bang) 이론은 천문학 또는 물리학에서, 우주의 처음을 설명하는 우주론 모형으로, 매우 높은 에너지를 가진 작은 물질과 공간이 약 137억 년 전의 거대한 폭발을 통해 우주가 되었다고 보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폭발에 앞서, 오늘날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과 에너지는 작은 점에 갇혀 있었다. 우주 시간 0초의 폭발 순간에 그 작은 점으로부터 물질과 에너지가 폭발하여 서로에게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이 물질과 에너지가 은하계와 은하계 내부의 천체들을 형성하게 되었다. 이 이론은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에드윈 허블의 관측을 근거로 하고 있다. 또한 그는 은하의 이동 속도가 지구와의 거리에 비례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는 은하가 지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수록 빠르게 멀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빅뱅이론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이 하나 둘씩 밝혀지면서, 우주가 영구불변 하므로 우주 탄생의 순간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정상우주론(正常宇宙論,Steady-state Cosmology)은 그 논쟁의 중심에서 멀어져 간다. 따라서 현재 거의 유일한 과학적 우주 탄생론은 빅뱅 이론이다. 빅뱅 이론은 우리 우주가 약 140억년 전에 하나의 점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우주와 세상의 물질,시간과 공간은 모두 하나였다는 것이다. 우리는 뱅(Bang)의 빅(Big)으로 인해 이 세상에 오게 된 것이다.

지금 우주의 모든 은하는 서로 멀어져 가고 있다. 따라서 우리와도 계속해서 이별 중이다. 공간적으로 멀어진다는 것은 빅뱅 시점을 기준으로 팽창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주가 팽창하면서 은하들이 멀어지는 것을, 꽃이 피는 모습을 배속으로 거꾸로 감듯이 역의 방향으로 되감아 보면, 빅뱅의 그 시간과 공간적 특성을 나타내는 특이점(Singularity)을 찾아낼 수 있다. 세상과 자연,그리고 우리 모두는 그 한 점의 특이점을 공통으로 안고 이 세상에 온 것이다. '빅뱅(Big Bang)'은 빅(Big)의 첫 번째 History 이다.

 

우리는 누구인가? ( 마법에 / 걸려있는 / 초충도(草蟲圖)속 / 나비인가 )

우리는 빅뱅으로 시작한 세상에서 독립변수인 하나의 점으로서 존재하여야 하며, 이러한 점들의 궤적을 연결하여 공간에서의 선과 면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시간 여행자로서 숙명을 안고 있다. 그러나 초충도(草蟲圖)속 나비인 듯 찾아온 현대의 기술은 양귀비꽃이 되어, 우리를 중독 시키며 종속변수화를 위한 마법을 부리고 있다.

빅뱅으로 인해 세상에 오게 된 우리는, 빅의 두 번째 History로서 첫 번째 마법인 ‘빅 브라더(Big Brother)’를 맞는다. 조지 오웰(George Orwell, Eric Arthur Blair)의 소설 《1984년》( Nineteen Eighty-Four;1949년)은 ‘Big Brother's Watching You’와 tvN의 《Watcher》는 ‘감시자는 누가 감시할 것인가’를 화두로 권력자의 무분별한 일탈로 인한 인간 존재에 대한 무한한 위험성을 제기한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는 전체가 텔레스크린(Telescreen)이라는 감시 시스템이 완벽하게 가동되고 있는 거대한 ‘팹옵티콘(Panopticon)’이라고 한다. 소설 《1984년》에서 주인공 윈스턴은 언어,역사 및 사상등에 대해 국가의 지도와 통제를 받는 것을 거부한다. 이러한 거부에 대한 혹독한 처벌의 일환인 101호실 ‘쥐 고문’ 끝에 토설했던 그의 말들이 새삼스럽다. “줄리아에게 하세요! 줄리아에게! 내게는 하지 말아요! 줄리아에게! 그녀에게 무슨 짓을 해도 상관 없어요. 그녀의 얼굴을 찢어도,그 살갗을 벗겨 뼈가 드러나게 해도 괜찮아요. 난 안돼요! 줄리아에게 해요! 난 안된다구요!“ 빅 브라더는 우리들 외면 행태에 대한 감시와 통제 기제로 작동하며, 통치자인 빅 브라더만을 사랑하는 역설적이게도 순수한 영혼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 COVID-19로 인해 국가의 통제 권력이 강해지며 거대 정부가 화두로 되어가는 현 상황은 우리들에게 나비 인가? 아니면 꽃 인가?

빅의 세 번째 History로서 두 번째 마법인 ‘빅 데이터(Big Data)’를 만난다. 빅 데이터의 기본단위인 데이터는 우리들 삶의 생태계에서 통용되는 유의미한 숫자・문자・기호 및 광의의 상징등을 나타낸다. 기존 빅 데이터에 관한 사전적 정의는 단순히 데이터의 양이 많은 것을 의미 한다. 그러나 최근 빅 데이터의 정의는 범주 및 성격의 확장을 통해, 기존 대용량의 정형화된 데이터를 뜻하는 것뿐만 아니라 비정형화된 일상의 정보들까지 포함하는 거대한 데이터의 집합을 대표한다. 비정형화된 데이터는 가공되지 않고 표준화되지 않은 일상 언어나 대화와 같은 정보를 뜻한다. 특정 집단이나 개인의 가치 창출 및 그의 활용을 위한 모든 대상들은 넓은 의미의 빅 데이터 집합으로서 포함되어 우리들과 정(+)의 상관성을 그만큼 크게 하는 것이다.

 

* 《1984년》( Nineteen Eighty-Four;George Orwell,1949년), Google
* 《1984년》( Nineteen Eighty-Four;George Orwell,1949년), Google

빅 브라더는 지나가는 여행자들을 자신의 쇠로 만든 침대에 결박하고 길이에 맞을 때까지 사지를 늘리거나 자른, 그리스 신화의 인물 프로크루스테스(그리스어: Προκρούστης,잡아 늘이는 자) 침대의 재탄생일 수 있다. 데이터는 축적된 정보량에 대한 분석을 통해 우리들 외면의 행태 보다는 내면의 의식이나 인지력을 해석할 수 있도록 한다. 침대의 재탄생에 의한 강제성을 수반하지 않더라도, 사전에 우리들 생각과 사상을 읽어 내고 분석하며 이를 자본과 권력의 축적을 위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데이터는 우리들 생각과 행동에 대한 외부 체계와의 연계 활동을 정량적 지표화 하여 나타낼 수 있다. 그리하여 분석 대상에 대한 물리적 크기(Volume)・다양성(Variety)・적시성(Velocity)을 독립변수로 하여, 빅 브라더의 태생적 한계인 내면의 의식이나 인지력을 종속변수화 할 수 있는 강한 보완재적 역할을 한다. 변화를 주도하는 패러다임으로서의 ‘빅 데이터(Big Data)’와 만남이 필연이라 하더라도, 우리들 '스몰 데이터(Small Data)'로부터 추출되는 통찰력과 상상력의 지표화는, 우연의 소산으로만 남겨 놓는 지혜가 절실하게 필요하지 않을까?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 ( 빅 체인 / 마법에 걸린 / 3-빅(Big)간의 / 교집합? )

빅(Big)은 끊임없이 진화하며 네 번째 History를 만들어 가려 한다. 누적된 그들만의 History를 층층이 쌓아가며 세 번째 마법의 주문을 외운다. 홀연히 세이렌(그리스어 Σειρήνες Seirēn,영어 The Sirens: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름다운 인간 여성의 얼굴에 독수리의 몸을 가진 전설의 동물)으로 변하여 노래를 부른다. 세이렌의 노래는 저항할 수 없을 정도로 매혹적이어서 수많은 남성들이 목숨을 바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세이렌은 두 차례에 걸쳐 목적을 달성하는 데 실패하고 자살한다. 자신의 몸을 돛대에 결박한 오디세우스(Odusseús)와 세이렌 보다 더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맞대응 한 오르페우스(Orpheus)가 그들이다.

 

* 세이렌의 신화, Google
* 세이렌의 신화, Google

스몸비(Smombie;SmartPhone+Zombie)인 개별자로서의 존재를 부각하며, 몽환적 저의식(低意識)의 상태에서 데이터를 보내주는 이동성의 유령(Phantom Of Mobile)들은 블록(Block)을 사슬처럼 연결(Chain)한다. 자신의 세계에서만 통용되는 비트코인(BitCoin)을 채굴하고 있는 것이다. 혁신적인 첨단 기술들의 꽃밭에 묻힌 우리들은 자연을 종속변수로 삼아, 신에 대한 본격적 도전에 나서며 ‘평균으로의 회귀’를 통한 시간 죽이기에 매몰 되며 중독되어 가고 있다. ‘시간 죽이기’에 불과한 흉내 내기의 삶이, 우리의 본래적 삶속에서 카멜레온의 색깔내기와 자연의 덧칠하기에 현혹되어, 스스로를 안주시키며 ‘시간 죽이기’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 마법은 '빅 체인(Big Chain)'으로 다가와 네 번째 History를 만들려 하고 있다.

자연의 습격으로 축소 지향성을 나타내는 공간은, 단절되고 쪼개짐으로 인해 빅뱅 당시의 한 점으로 점차 회귀하고 있다. 그나마 확대 지향성을 나타내는 시간은 우리들의 유령 놀이로 인해 죽어 간다. 그렇다면 우리는 시간과 공간을 모두 잃어 버린 하나의 물질로만 남겨지게 될까? 브라더나 데이터도 집합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 공집합(空集合)이 되지 않을까 저어한다.

사이렌이 울린다. 세이렌 로고의 커피를 마신다. 시간과 공간을 위한 ‘더 나은 반쪽이(A Better Half)’를 찾아 지속적으로 진화해야 하는 시간 여행자는, 사슬(Chain)로 돛대에 몸을 결박한 오디세우스가 아닌, 더 아름다운 노래를 세상과 함께 부르는 오르페우스가 되어 사슬의 가치화를 추구 하여야 한다. 《시경(詩經)》에 “도끼 자루를 만들기 위해 무턱대고 나무를 계속 베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니, 그 방법은 멀지 않은 들고 있는 그 도끼 자루에 있느니라(詩云 伐柯伐柯 其則不遠)”라는 구절이 있다. 이를 시가(詩歌)로 만들어 유상곡수연(流觴曲水宴;수로를 굴곡지게 만들어, 그 안에 물을 흘려보내고 물 위에 술잔을 띄워, 그 술잔이 자기 앞에 올 때 시를 한 수 읊는 놀이)에서 ‘최고의 반쪽이(The Best Half)’인 당신과 함께 노래 하고 싶다.

 

: 최양국

격파트너스 대표 겸 경제산업기업 연구 협동조합 이사장

전통과 예술 바탕하에 점--면과 과거-현재-미래의 조합을 통한 가치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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