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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연주의 문화톡톡] KBS2 주말드라마 <부모님전상서>부터 <한번 다녀왔습니다>까지
[송연주의 문화톡톡] KBS2 주말드라마 <부모님전상서>부터 <한번 다녀왔습니다>까지
  • 송연주(문화평론가)
  • 승인 2020.09.23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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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주말드라마는 매 주말 저녁 7시 55분부터 9시 20분에 방송된다. 2010년 MBC가 주말 드라마 방송 시간대를 8시 40분으로 옮겨가면서, 이후 경쟁 드라마가 없는 시간대로 평균 30% 안팎의 좋은 시청률이 보장되어 왔다. 화제성을 갖추거나 ‘쎈’ 이야기가 펼쳐질 때는 40% 이상의 높은 시청률을 얻을 수 있지만, 낮은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해 조기 종영의 아픔을 겪은 작품들도 있었다. 장편 드라마로, 보통 50회(40분 연속물의 경우 100회) 방영 기간이 6개월 정도 소요되면서 시청자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되기에 최근 연말 연기상 시상식에서 출연진 대부분이 수상하고, ‘주말 드라마의 아버지는 대상 수상’이라는 예측을 할 정도였다. 실제로 2017년 KBS 연기대상은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아버지 역을 맡은 김영철 배우와 <황금빛 내 인생>에서 아버지 역을 맡은 천호진 배우가 공동으로 연기대상을 받았다.

출처 - KBS 홈페이지
출처 - KBS 홈페이지

KBS2 주말드라마는 현재를 살아가는 가족의 모습을 담아왔다.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시간대에, 세대 간의 갈등과 화해를 주로 다루며, 우리 시대에 어머니와 아버지는 어떤 존재인지, 또 부모에게 자녀란 어떤 의미인지를 되짚어 왔다. 동시에 ‘쎈’ 설정, 즉 출생의 비밀, 빈부격차와 그로 인한 혼사 장애, 겹사돈, 불륜, 기억상실, 불치병, 치매, 사기 등이 자주 등장하며 드라마의 극성을 높였고, 이것으로 시청률을 신경 쓴 ‘막장’ 요소라는 비판도 받았다. 17년 가까이 같은 시간대에 꾸준하게 방송된 KBS2 주말드라마는 2000년대 이후 한국 가족이 어떤 모습인지를, 또 공영방송이 어떤 가족의 형태를 지향해 왔는지를 볼 수 있다.

KBS2 주말드라마가 본격적으로 가족을 다룬 것은 2004년 방송된 <부모님전상서>(김수현 극본, 정을영 연출)부터로 생각된다. 자폐아를 키우며 홀로 힘겹게 살아가는 딸 안성실(김희애 분)과 그 딸을 바라보는 부모의 아픔을 그리면서 시청자의 공감을 샀다. 2006년 <소문난 칠공주>(문영남 극본, 배경수 연출)에서는 말썽꾸러기 네 딸과 이들을 걱정하며 나무라는 아버지(박인환 분)의 케미를 보여주면서 화제성 있는 가족 드라마로서의 입지를 다진다. 2008년 <엄마가 뿔났다>(김수현 극본, 정을영 연출)에서 가족들을 돌보느라 힘겨운 엄마(김혜자 분)가 ‘독립’을 외치면서 공감과 지지를 얻었다. 2009년 <솔약국집 아들들>(조정선 극본, 이재상 연출)은 ‘대한민국 남성 평균 이하의 매력을 가진 4형제’와 그를 답답해하는 부모의 모습을 그려 주목받았다. 바로 이어 방송된 2009년 <수상한 삼형제>(문영남 극본, 진형욱 연출)와 2011년 <오작교 형제들>(이정선 극본, 기민수 연출)도 장성한 아들들의 부족함을 애타게 바라보는 부모의 모습을 그렸다. 위 드라마들은 모두 전통적인 가족 형태 안에서 부모가 자식을 걱정하고 갈등한다. 특징적인 것은 부모가 딸들에 대해 걱정하는 이유는 대부분 결혼과 연애의 상대 남자에 대한 자질과 관련한 문제인 반면, 아들들에 대한 걱정거리는 아들 자체의 결함에 있었다.

2012년은 주말 가족 드라마 두 편이 인기를 얻었다. 먼저 방송된 <넝쿨째 굴러온 당신>(박지은 극본, 김형석 연출)은 며느리 차윤희(김남주 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시집살이하기 싫어 '능력 있는 고아'를 이상형으로 꿈꿔오고 결혼에 성공했지만, 고아였던 남편 방귀남(유준상 분)이 가족을 찾아 어린 시절 살던 동네로 이사와 친부모의 집에 세를 들어 살면서, 가족임을 알아가는 과정, 시댁이 넝쿨째 생겨버리면서 그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들이 재미를 주었다. 그리고 차윤희가 뜻밖에 생겨버린 시댁에 현명하게 대처하고 속 시원하게 갈등을 해결하는 모습에서 젊은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출처 - KBS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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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어서 방송된 문제작 <내 딸 서영이>(소현경 극본, 유현기 연출)는 무능하고 착하기만 한 아버지를 부정하는 딸 이서영(이보영 분)과 그런 딸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아버지(천호진 분)의 모습이 아픔과 충격을 주었다. 기존 가족 드라마에서 벌어지던 재벌과의 혼사 장애 소재를 <내 딸 서영이>는 가난한 아버지를 사망했다고 거짓말하고 재벌가에 시집가는 냉정한 딸과 그 딸에게 자신의 무능을 죄스럽게 생각하고 미안해하는 아버지의 모습으로 변주해 보여주면서, 단순한 계급갈등의 혼사 장애가 아니라 계급 문제 앞에서 가족과 부모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질문을 던졌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과 <내 딸 서영이>는 가족, 특히 부모를 부정하는 정서와 부유한 가족을 선택하고 싶은 심리가 공통으로 깔려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윤희는 애초에 시부모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고아 남편과 결혼을 했고, 고아 남편이 시댁을 찾게 된다면 내심 부자이기를 바란다. <내 딸 서영이> 역시 가난한 아버지를 부정하고, 부유한 시댁에서 고아인 척 살아간다. 서영의 아버지는 IMF 외환위기 이후 재기하지 못한 가장의 모습이었고, 서영이는 가장의 부재 속에서 힘겹게 살아야 했던 딸이었다. 2012년은 경기침체와 양극화, 개인주의, 가족해체가 두드러지던 시기였다. 82년생들이 서른을 맞이하면서 힘들게 살아가던 때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어떤 상황이든지 부모는 잘 모시고 공경해야 한다는 전통적인 의식을 부정하는 젊은 세대들의 현실을 반영했다고 생각된다. 두 드라마 모두 가족 드라마답게 화합하고 아름답게 끝을 맺는데,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가족 회귀의 인간적 이상은 추구한 결론이다.

출처 - KBS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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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13년 <최고다 이순신>(정유경 극본, 윤성식 연출)에서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을 키워준 가난한 엄마와 자신을 낳고 버린 부유한 친모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을 보여주었고, 이어서 풍자적으로 ‘돈이면 다 된다’는 막장 가족을 보여준 <왕가네 식구들>(문영남 극본, 진형욱 연출)까지 딸과 엄마, 딸과 부모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가족 드라마는 이어졌다. 2014년 <가족끼리 왜 이래>(강은경 극본, 전창근 연출)에서 아버지를 외면하는 3남매에 ‘불효청구 소송’을 하는 아버지(유동근 분)와 이기적인 큰딸(김현주 분)이 갈등하면서, 가족이 갈등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화해의 방법을 떠올린다.

2015년 <부탁해요, 엄마>(윤경아 극본, 이건준 연출)에서 가난하지만, 맏아들에게 모든 것을 희생하며 억척스럽게 살아온 엄마 산옥(고두심 분)과 엄마처럼 살기 싫은 딸(유진 분)의 갈등과 화해를 보여줬다. 아들과 딸에 대한 차별은 고전적인 소재이지만 여전히 현실적이었고, 어머니의 희생을 오롯이 받은 아들(오민석 분)은 어머니를 부양해야 한다는 부담으로 어긋난 선택을 계속하고, 아들의 실패로 인한 여파는 딸에게까지 희생을 반복적으로 요구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아픈 산옥이 임신한 딸에게 폐가 될까 봐 전전긍긍하고, 엄마가 되어가며 엄마를 이해하는 딸은 그렇게 화해로 다가간다.

2016년 <아이가 다섯>(정현정 극본, 김정규 연출)은 본격적으로 싱글맘, 싱글대디의 사랑과 재혼을 그렸다. 남편의 외도로 아이 셋의 양육권을 가지고 이혼하게 된 싱글맘(소유진 분)과, 아내와 사별하고 두 아이를 데리고 처가에서 사는 싱글대디(안재욱 분)의 결합이다. 이 둘의 재혼은 기존 막장드라마들이 해온 것 같은 혼사 장애 이야기가 발동되기보다는, 현실적으로 다섯 아이를 어떻게 한 가족으로 이룰 것인지, 동시에 싱글로 살면서 함께 했던 가족들을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 그리고 싱글맘이자 워킹맘인 주인공이 어떻게 일을 놓지 않고 새 가정을 꾸릴 수 있는지, 조력자로서 싱글대디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현실적이고, 진솔하게 보여주어 공감을 샀다.

<아이가 다섯> 이후, 2016년 남성들이 주축이 된 드라마가 다시 등장한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100년 역사의 월계수 양복점 사장(신구 분), 재벌가의 사위가 된 아들(이동건 분), 양복점 재단사(차인표 분), 양복점 세입자(최원영 분)가 중심인물로, 양복점 사장이 비운 자리를 세 남자가 채우면서, 돈보다 사랑을, 현실적인 안정보다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꿈을 택하는 인물들을 보여주며 재기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출처 - KBS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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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은 ‘아버지’를 다른 관점에서 그린 두 작품이 등장했다. 먼저 <아버지가 이상해>(이정선 극본, 이재상 연출)는 분식점을 성실하게 운영하고, 가족에게도 최선을 다하는 아버지(김영철 분)와 금실 좋은 엄마(김해숙 분)에게는 절대 밝힐 수 없는 비밀이 있다. 과거 억울하게 죄인으로 몰려 신분세탁을 한 것. 아버지의 사연에 대한 미스터리를 풀며 아버지를 이해하는 자녀들과 아버지의 변호를 맡아주는 큰딸의 화해가 훈훈하게 그려졌다. 결혼인턴제를 하는 큰딸 부부, 큰사위 부모의 졸혼 문제가 함께 화제가 되었다.

이어서 방영된 <황금빛 내 인생>(소현경 극본, 김형석 연출)은 어머니의 거짓말 때문에 재벌가가 친부모인 줄 알고 인생이 바뀐 서지안(신혜선 분)이, 뒤늦게 자신과 동생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가 힘겹게 상황을 바로잡아가는 이야기다. 진실을 알게 된 서지안은 아버지(천호진 분)가 자신을 재벌가의 딸로 보냈다는 것에 분노한다. 딸에게 ‘거부당한 아버지’라는 점에서 <내 딸 서영이>를 연상시킨다. 차이라면, 서영이와 서지안의 의도에 달려있다. 서영이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아버지를 부정했지만, 서지안은 어머니의 거짓말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빠져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빨리 상황을 돌이킬 수 있었지만, 하루아침에 재벌가의 딸이 되어 인생 역전을 맛본 뒤의 선택은 어렵고 수치스러웠다. 자식에게 흙수저를 물려준 미안함에 이제라도 금수저 물고 우리처럼 살지 않기를 바라며 딸을 떠나보낸 어머니(김혜옥 분)의 욕망도 강렬했던 작품이다.

출처 - KBS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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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같이 살래요>(박필주 극본, 윤창범 연출)는 부모 세대의 빈부 격차 로맨스를 그렸다. 동네에서 작은 수제화 가게를 운영하는 아버지 효섭(유동근 분)이 빌딩주인이자 기업가인 여자친구(장미희 분)를 만나 연애를 한다. 양측 자식들은 서로의 경제적 차이에 갈등하지만, 결국은 화합하고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요즘 재산을 가진 부모와 그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자녀들이 많아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어 방송된 <하나뿐인 내편>(김사경 극본, 홍석구 연출)은 28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출소한 아버지(최수종 분)가 정체를 숨긴 채 딸 도란(유이 분)의 주변에서 딸을 지켜주는 이야기다. 두 사람이 친 부녀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전과자 아버지를 두게 된 도란의 삶은 더 힘들어지지만, 착한 도란은 아버지를 끝까지 지키면서 시청자의 응원을 받았다.

2019년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조정선 극본, 김종창 연출) 설렁탕집을 하는 엄마(김해숙 분)가 워킹맘인 큰딸의 살림과 육아를 돕고, 조카딸을 친딸로 키운 모정을 보여준다. 엄마를 삶의 조력자로 인식하는 딸들의 모습이 진지하게 담겨있다. 이어서 방영된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배유미 극본, 한준서 연출)은 과거의 학교 폭력과 자살 시도, 불륜, 이혼, 결혼에 얽힌 세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가는데, 인물 각자가 복잡한 사건들을 가지고 있다. 이는 저조한 시청률로 이어졌다. 이 드라마의 기획 의도는 가족 드라마의 새로운 시도를 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가족 안에서 걸어 나오는 드라마’를 표방한다.

하루에 단 1분이라도 내 인생에게 행복을 줘보자.

- KBS 홈페이지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기획 의도 일부.

해당 시간대의 주 시청자들은 가족을 통합하는 이야기에 익숙하다. 이 드라마는 개인의 성장과 현재의 미니멀한 가족 스타일을 반영하려 시도했다. 좋은 시도였지만 사건과 가족 이야기, 로맨스, 혼사 장애가 함께 전개되면서 어려워졌다. 본 정리에 언급하지 못한 시청률이 저조했던 드라마들이 대부분 가족의 관계에 집중한 이야기가 아니라, 개인의 성장과 목표에 집중한 새로운 이야기들이었다. 새로운 시도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결국은 기존에 지지받았던 이야기를 계속하게 된다.

출처 - KBS 홈페이지
출처 - KBS 홈페이지

지난주 종영한 <한 번 다녀왔습니다>(양희승 안아름 극본, 이재상 연출)는 이혼한 4남매와 그들을 지켜보는 부모(차화연, 천호진 분)의 이야기다. 대단한 시청률을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정리한 가족 드라마와 다른 면이 있으면서도 시청자들의 호감을 얻었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

통계청에 의하면 지난해 우리나라 결혼은 32만쌍, 이혼은 13만 5000건으로

세 쌍이 결혼하면 한 쌍이 이혼하는 시대가 도래 했다고 한다.

서로 다른 세상에서 살아온 남녀가 결혼을 통해 가정을 꾸려 나간다는 것은

어쩌면 기적 같은 일인지도 모른다.

특히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감보다 개인의 자아실현이 중요한 요즘 젊은이들에게

결혼은 지켜내기 어려운 난제가 이혼은 불가항력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전시대를 살아온 부모는 그런 자식들의 삶이 이해불가하다. 홧병이 난다.

그들 시대에 결혼은 인고와 책임감으로 지켜내는 신성불가침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부모는 가족이 우선이고, 자식은 개인이 우선이다.

부모는 대의명분이 중요하고, 자식은 자신의 행복이 중요하다.

부모는 자식의 이혼이 깨진 됫박 같아 가슴이 무너지고,

자식은 이혼이 뭐 대수냐 불행하게 사느니 이혼이 낫다며 쿨하게 일관한다.

“이혼도 유행이 된 시대” 라는 신문기사의 헤드라인이 단초가 된 이 드라마는

부모와 자식 간 이혼에 대한 간극과, 이혼이라는 위기를 헤쳐 나가는 젊은 세대를 통해

모두가 각자의 행복 찾기를 완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 KBS 홈페이지 <한 번 다녀왔습니다> 기획 의도 전문.

이 드라마의 매력은 담백함에 있다. 이혼을 소재로 부모와 자식의 가치관 차이를 보여주고 있는데, 가치관 차이가 격한 갈등으로 표출되지 않는다. 서로 간의 인생에 대해서 차이를 말하기는 하지만 두고두고 물고 물어 싸우지 않는다. 부모가 이혼한 자식의 처지에 ‘홧병’이 나지만 과도한 행동은 하지 않는다. 사돈 간에 앙숙처럼 지내거나, 설득해보는 것이 전부다. 자식 또한 부모가 처한 문제 상황을 걱정하고 도와주지만 직접 개입해서 상황을 더 키우지는 않는다. 이혼한 인물들이 새 사랑을 만든다는 큰 틀의 지향은 있지만 독소 가득한 대단한 사건은 없다. 시장 상인들의 에피소드와 아버지의 동생 찾기까지 더해져 여러 인물의 소소한 에피소드가 극을 지지하고 있고, 그것들이 빠르게 일단락되면서 다음으로 넘어간다. 이는 주요 인물들이 다수이고, 이들이 각자 스토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시청자들이 각각의 인물에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어떤 이는 이를 두고 양희승 작가가 전작으로 시트콤을 쓴 이유일 것으로 추측한다.

이혼을 ‘한 번 다녀왔다’라고 쿨하게 표현하는 것도 극의 무게감을 덜어준다. 네 자녀 모두가 이혼 중이라면 부모의 마음은 비극적일 텐데, 이 드라마의 부모는 현실 수용이 빠른 편이다. 이혼은 했으니 이제 어떻게 살아갈지를 궁리하고 자식들을 도와주려 한다. 두 번 다녀와도 혼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다. ‘다녀온다’는 말도 결혼이라는 것이 결국 원래 속한 가족에서 이탈한다는 것, 이혼은 원래의 가족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처럼 이혼 자체를 단지 위기의 상황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혼한 자녀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와 대가족의 형태를 이루면서 살지만, 자녀들 서로 간의 태도도 현실 남매에 가깝다. 부모와 자식의 가치관 차이를 보여주면서, 도울 것은 돕고 빠져줄 것은 빠져주는 현실적인 가족을 그렸다.

지금까지 살펴본 KBS2 주말드라마는 가족의 변화를 그리면서도 기존의 가족 대통합의 가치관은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가 서로를 어떻게 보는지 관점의 변화를 주고 있고, 원죄를 가진 부모나 자식의 갈등과 반성, 화해를 다루고 있다. 가족 해체와 개인의 성장을 추구하는 드라마도 있었으나 많은 시청자의 선택을 받지는 못했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개인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가족애를 그린 모습이 아닐까. 대리만족을 주는 것이 드라마라면, 현재 미니멀한 가족 관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가족 드라마에서 무엇을 대리만족하고 싶을지 생각하게 한다.

 

기획의도 및 사진출처 - KBS 홈페이지

글 - 송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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