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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 민중들 “일자리를 달라”
튀니지 민중들 “일자리를 달라”
  • 세르주 콰드뤼파니
  • 승인 2011.07.11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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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3일, 튀니지 가프사. 한눈에 보기에도 남자는 무척이나 흥분한 상태다. 그는 경찰서 앞을 지나치던 중 돌발행동을 했다. 치안군의 새 군용지프 거울을 박살냈다는 얘기가 나중에 들려왔다. 그는 지금 큰길을 건너 뛰어가고 있다. 도로 한가운데 멈춰선 그를 네 사람이 달려들어 붙잡았고, 두 사람이 또다시 달려들어 길바닥에 엎어뜨린 채 구타한다. 남자를 길가로 질질 끌고 간 그들은 건물 안쪽으로 사라진다. 가프사인권연맹 소속 파티 티타이는 폭력을 중단시키기 위해 우리가 타고 있던 택시에서 급히 내려 남자가 끌려간 건물로 따라 들어간다.

며칠 뒤 탈라. 튀니지 서부 중심에 위치한 탈라는 정치권에서 소외된 지역으로, 2010년 말 봉기가 시작된 곳이다. 총에 맞아 숨진 6명의 희생자 중 한 사람의 아버지가 명단을 한 장 보여준다. 민중들이 경찰서를 점거하면서 빼앗은 명단이다. 희생자 가족과 변호사들의 말에 따르면, 희생자들을 숨지게 한 이들의 이름과 그 책임자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고 한다. 희생자들의 죽음에 대한 항의시위, 튀니스에서 벌인 시위행진, 법원 앞에서 벌인 보름간의 천막농성, 정부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희생자 사망 경위 조사를 위한 어떤 작업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퇴진한 정권 치하에서와 다를 바 없는 관행, 동일한 인물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체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비단 공권력 강압뿐만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므딜라 근처 보르유라크데르의 주민들은 이를 확실히 겪었다. 2002년부터 진행된 가프사 인광석 채굴지역 한가운데 살고 있는 지역 주민들은 튀니지를 대표하는 대기업의 채굴에 따른 환경피해의 책임을 묻기 위해 투쟁을 벌이고 있다. 폭약 사용과 지하수층 펌프질이라는 새로운 채굴 방식은 지역 전체에 영향을 끼쳤다. 가프사 이슬람지구 어린이들의 물놀이 공간인 웅장한 로마식 수영장의 물이 한순간에 말라버렸고, 보르유라크데르 주변에는 거대한 진흙 구덩이가 생겨났으며, 집집마다 벽에 금이 갔다. 물이 말라 농사도 지을 수 없게 되었다. 폭발로 날아온 파편에 맞아 어린이가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진흙탕 물웅덩이에서 두 어린이가 익사하기도 했다. 위원회가 피해 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위원회가 조사 결과에 따라 보상액을 결정하고 실제 보상이 이루어지는 사이, 보상액에서 0 하나가 사라져버렸다.

▲ <인산염을 실은 화차, 튀니지>, 2007-시이 와흐
부바커의 여덟 아이들은 모두 벤알리 정권 시절 태어났다. “이 아이들이 벤알리를 몰아냈다”고 어머니는 말한다. 2002년부터 아이들은 교도소를 들락거렸고, 이들의 형량을 다 합치면 몇십 년에 이른다. 이들은 매번 시위를 조직할 때마다 공권력에 사전 통보를 했고, 피해를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는데도 말이다. 시위 요구안은 인광석 채굴 기업 때문에 농사가 불가능해졌으니 기업에 일자리를 만들어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타 지역의 사례들과 마찬가지로, 벤알리 정권의 인물들은 그대로 자리를 꿰차고 있었고, 일자리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2008년 인근도시 레데예프에서는 일단의 실업자 젊은이들이 인광석 기업의 동력원인 발전기를 점거하며 채용 결과에 항의했다. 경찰력이 동원되었고 시위대 한 명이 감전사했는데, 진압 도중에 경찰이 고의로 전력선을 건드린 결과가 아닌지 의심되고 있다. 튀니지 국내의 유일한 노조인 튀니지노동총연맹 지도부의 지지를 얻지 못한 시위도 몇 달에 걸쳐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 노조원들이 수감되고, 고문당하고, 무거운 형량을 받으리라는 사실은 분명하다.(1) “보르유라크데르는 가자지구나 다름없다”는 말도 있다. 경찰이 시위현장을 포위하고 있고, 군대가 집집마다 수색을 한다. 부바커 형제들은 산으로 피신한 상태이다. 이들 중 셋이 교도소에 끌려가면, 어머니는 각기 다른 곳에 수감된 아들들을 면회하기 위해 이웃에게 돈을 빌리러 다녀야 할 것이다.

지난봄, 보르유라크데르 주민들은 인광석 분야 세계 8위인 기업의 채굴 활동을 몇 주에 걸쳐 봉쇄했다. 기업으로부터 일자리를 약속받은 6월이 돼서야 그들은 봉쇄를 멈췄다. 하지만 약속이 이행될 것인가? 합의가 이루어진 날 저녁, 기업의 한 고위 간부가 단언하길, “만약 이들이 우리 기업에 취업을 못한다면 그것은 그들 능력이 부족해서이며, 벤알리의 정당인 입헌민주연합(RCD) 당원 출신들이 혼란을 일으키려 하는데, 시위자들이 이들의 선동에 넘어갔다”고 했다.

중상류층 상당수가 이런 선동에 동조했다. 이들 중상류층은 벤알리 정권에서 안정적인 직장과 수입을 누렸으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약과 벤알리의 지나친 경제 간섭에 반발한 사람들이다. 많은 고용주들은 현재 직원 4500명 규모의 안전화 생산업체인 JAL의 사장과 같은 꼴을 당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JAL의 사장은 파업에 맞서 사업장 폐쇄로 대응하면서 자신이 이겼다고 생각했으나, 노조원 중 하나가 몽둥이와 칼을 들고 위협해 3월 24일 6시간 동안 감금당했다. 관료층에서도 직원들이 최고위직 관료의 사임을 요구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고, 지난 6월 13일 세관 공무원 파업도 그랬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계 지도층은 조심스러운 모습을 한 채, 선거 실시를 기다리고 있다. 튀니스 지역을 제외하면, 경찰도 거리시위 진압 때 가능하면 경찰서 주변을 벗어나지 않으려 한다. 시위 진압의 주 역할은 군대가 맡고 있으며, 군은 시위에 맞서 국가 통합을 외치고 있다.

보르유라크데르 거리 담벼락에 아랍어로 적힌 그래피티들은 하나같이 외친다. “취업은 우리에게 0순위이다”, “인광석 기업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청년들”, “우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라는 말로.

글·세르주 콰드뤼파니 Serge Quadruppani
최신작으로 <공포의 정치학>(쇠유·파리·2011)이 있다.

번역·김윤형 hibou98@naver.com
파리3대학 통번역대학원 졸.

<각주>
(1) 카린 강텐·오메야 세디크, ‘튀니지 광산지역 주민들의 항거’,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08년 7월.


누가 민주주의를 두려워하나

9월 말에는 국회의원 선거, 12월 말에는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될 이집트 국민은 앞으로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중대 선거를 몇 달 앞둔 현재, 이같은 의문이 정치인·논평가·학자들을 괴롭히고 있다. 아무도 선뜻 해답을 내놓지 못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궁금증은 더욱 크기만 하다. 비교적 공정하게 치러졌다고 평가받는 2005년 총선에서는 400만~500만 명에 달하는 시민이 투표소를 찾았다. 지난 3월에는 1800만 명이 헌법 개정안 찬반 투표에 참여했다. 그리고 올가을에는 2500만~3000만 명이 선거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들은 오랫동안 정치공작의 희생물이 되어왔던 자신의 투표권을 이번만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기세다.

과거 프랑스 유산계급은 오로지 재산 소유자에게만 국정 운영에 참여할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며 납세자 제한선거를 주장했다. 그런데 오늘날 이집트 부유층 사이에서도 보통선거의 등장과 함께 민중에 대한 두려움이 팽배하고 있는 듯 보인다. 지칠 줄 모르는 인권운동가이자 히샴 무바라크 법률센터 소장인 아메드 세이프 알이슬람은 일부 측근들의 태도에 경악했다. “타하이 엘 제발리 헌법재판소 부소장은 고학력자에게 더 많은 투표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알이슬람 소장은 “대체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정계 핵심 인사들은 모두 헌법 제2조를 그대로 두는 것을 묵인하고 있다(이슬람을 국교로 하며, 공식 언어는 아랍어로 규정한다, 이슬람법의 원리를 입법의 원천으로 삼는다). 이제 남은 길은 정치투쟁뿐이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흔히 군부의 위상에 대해 이야기할 때 ‘터키식 모델’을 자주 원용한다. 하지만 정작 이 모델이 터키에서도 폐기하고 싶어하는 모델이라는 점은 늘 간과한다.

이슬람주의나 통제불능의 사회투쟁운동이 ‘거대한 파도’가 되어 밀려올까봐 두려워한 나머지, 우리는 군부를 질서와 안정을 보장해주는 든든한 바람막이로 인식한다. 하지만 이런 근시안적 시각은 결국 독재정권을 옹호하는 결과만 가져올 뿐이다. 독재정권이 이슬람주의에 대항할 가장 안전한 방패막이인 동시에, 시장 자유화를 이끌 첨병이라는 핑계를 대면서.

이집트의 정치 지형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유일하게 조직다운 조직을 갖춘 권력집단 ‘무슬림형제단’은 이제 음지에서 나와 역사상 처음으로 ‘자유정의당’이라는 이름의 정당을 창당했다. 현재 이들은 민주주의 신념을 거듭 피력하는 한편, 선거구의 절반 이상에는 절대 출마하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하지만 양성화가 항상 이익만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당 지도층 인사 중 하나인 무함마드 엘발타구이 박사는 언론이 지나치게 그들의 실수만을 꼬집는 경향이 있다고 비난했다. 그도 그럴 것이, 무슬림형제단이 저지른 실수는 너무나 많다.(1) 한 예로 5월 27일 타흐리르 광장에서 처음 대규모 시위가 열렸을 때 그들은 시위에 동참하지 않은 채, 자신들의 웹사이트에 텅 빈 광장 사진을 게시했다. 하지만 실제 시위에는 수만 명이 참여했다. 결국 다음날 무슬림형제단은 오보 사태를 사죄하고, 담당 편집장을 해고해야 했다. 한편 그들은 대선에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조직의 결정을 무시하고 대선에 출마한 역사적 지도자이자 의사인 압델 모넴 아불 포투를 맹비난했다. 포투 박사는 자신이 당선되면 무슬림에게 기독교로 개종할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공약했다. 만약 잘못 알고 있는 게 아니라면, 무슬림 지도자가 그런 공약을 내건 것은 사상 처음이다. 대다수의 젊은 당원들은 포투의 개혁 성향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사실 무슬림형제단이 무슬림 표를 독식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사상 처음 정치판에 뛰어든 살라피스트는 물론, 아부 엘라 마디 당총재 등 지도부가 대거 무슬림형제단 출신으로 구성된 알와사트 같은 정당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알와사트당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좀더 보수적이며, 지도부에 콥트 기독교도도 받아들이고 있다.

이집트에는 새로운 후원자를 필요로 하는 여러 지역인사들과 무바라크 정권에서 활동하던 많은 합법 정당(와프드당, 좌파 성향의 타가무당, 나세르당은 모두 내부분열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구 정권과의 협력관계로 이미지가 상당히 실추된 상태다)들로 구성된 민주국민당(PND) 잔당 세력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수십 개에 달하는 신생 정당들이 현재 법적인 지위를 인정받았거나, 그것을 인정받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좌파 진영은 5개 정당이 연합해 사회주의 세력 전선을 출범시켰다. 여기에는 공산당과 사회당이 연합하고 있는데, 아마드 샤아바네가 이끄는 후자는 좀더 구체적인 사회복지 공약을 내세우는 당으로, 노동자와 지식인을 지지 기반으로 두고 있다.

6월 17일 무함마드 아불게이트라는 이름의 한 청년이 블로그에 ‘빈곤층이 먼저라고, 이 개자식들아!’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2) 이 글에서 청년은 혁명이 약자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꼬집으며, 부유층에게 유리한 현 정부 정책을 개혁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앞으로의 미래는 사회복지에 달려 있다는 점을 모든 정파, 그중에서도 특히 좌파에게 환기시켰다. 사실 1793년 파리 시가지로 뛰쳐나온 상퀼로트(Sans-Culottes·프랑스혁명 당시 파리 하층민 공화당원)들이 그토록 갈구하던 것도 다름 아닌 빵과 자유였다.

글·알랭 그레슈 Alain Gresh 

번역·허보미 jinougy@naver.com

<각주>
(1) <알마스리 알윰>, 카이로, 2011년 6월 2일.
(2) http://gedarea.blogspot.com(아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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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주 콰드뤼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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